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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진 독자마당] 콜롬비아 참전용사님께

기사입력 2021. 10. 27   16:19 최종수정 2021. 10. 27   16:42

강성진 월드투게더 후원자

모두들 안녕하십니까?

너무나 많은 시간이 흘렀군요. 코로나19 상황이 아니라면 지금 여러분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면서 손 한번 꼭 잡아드리고 싶은 마음 간절한데 그럴 수 없으니 정말 유감이네요. 이렇게 편지로나마 인사드리게 돼 무척 영광스럽습니다.

저는 한국인 강성진입니다. 6·25전쟁이 발발하던 해인 1950년에 태어났지요. 당시 여러분을 비롯한 유엔군이 우리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걸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한국’이란 나라, 내 조국도, 오늘의 저 자신도 이 자유의 땅에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6·25전쟁 기간 중 유엔군 참전 16개국의 연인원 195만 명에 이르는 젊은이들이 알려지지도 않은 저 먼 아시아 대륙의 한반도 전장에 나서 주었습니다.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시작된 이 전쟁에서 남한(한국)이 공산화 통일의 운명을 극적으로 면할 수 있었던 것은 절체절명의 순간 한걸음에 달려와 싸워준 여러분 덕분입니다. 여러분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뻔한 대한민국을 살려냈습니다. 참으로 기적 같은 ‘천우신조의 구원’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이들 파병국 가운데 에티오피아·콜롬비아 두 나라가 아프리카·남미 대륙에서 유일하게 참전을 결단한 것은 세계 여섯 대륙을 대표하는 자유국가의 진정한 연대와 협력의 상징으로서 그 의미와 역사적 책임감에 대해 각별한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제가 지금 가장 보고픈 사람은 생존해 계신 168분 바로 여러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여러분 각자는 대부분 스무살 전후의 꽃다운 나이에 국가의 부름을 받아 낯선 이국땅을 밟았습니다. 무거운 군장을 짊어지고 전투 지역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면서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삶에 대한 애착심이 왜 없었겠습니까마는 인류의 지상 가치인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다는 막중한 사명감이 주어졌기에 생사를 초월할 수 있었으리라 가늠할 뿐입니다.

존경하는 참전용사 여러분!

당신들은 대한민국을 구한 6·25전쟁의 영웅입니다. 한국과 콜롬비아는 이미 ‘형제의 나라’입니다. 우리와의 깊은 인연이 오래 이어지도록 더 큰 미래를 위해 협력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늦었지만 저는 우리나라를 구한 생명의 은인들께 작은 정성을 모아 후원금을 준비했습니다. 이 성금은 27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제 가족의 피해 보상금을 키워 마련한 돈입니다. 소중한 가치의 선물로 쓰이길 고대했던 만큼, 고마움의 징표로 전해 드립니다. 제 삶의 작은 보람으로 간직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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