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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리면…새로운 내가 떠오른다

조수연

입력 2021. 10. 12   16:34
업데이트 2021. 10. 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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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유정 개인전 ‘밤-긋기’
익숙한 사물의 다양한 모습 탐구


엄유정의 ‘밤 얼굴’. 
사진 제공=학고재
엄유정의 ‘밤 얼굴’. 사진 제공=학고재

밤 속의 대상을 조용히 관찰해 그려낸 흑백의 작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지만 눈길을 끄는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학고재 디자인 프로젝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엄유정 개인전 ‘밤-긋기’.

미술계가 주목하는 청년작가 엄유정은 회화, 출판 등 여러 영역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다양한 작업을 선보여왔다.

일상의 풍경을 낯선 관점에서 바라보고 회화로 옮겨내는데, 특유의 여유로운 붓질과 은유적인 화면 구성이 돋보인다.

이번에는 밤을 바라보고, 밤 속의 대상을 조용히 관찰한다. 어둡고 캄캄하기만 한 밤이 아닌 익숙한 밤 속 대상을 탐구했다.

밤의 어둠이 찾아오면 익숙한 사물도 낯설게 보인다. 초록으로만 보이던 숲, 그저 나무라고만 여기던 식물의 다채로운 색상과 여러 가지 모습을 발견한다.

그 시야는 작가가 대상을 그리는 과정의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예를 들면 절화(切花)를 한 움큼 작업대 위에 올려두고 이리저리 굴려보며 관찰하는 일이다.

다른 방향과 각도에서, 또 다른 태도로 바라보면 무언가 새로운 모양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엄유정은 이번 전시를 통해 ‘밤’을 주제로 제작한 14점의 신작 회화를 선보인다.

흑백에 가까운 저채도의 선으로 그린 인물과 풍경들을 만나볼 수 있다. 호기심과 사색을 동시에 품은 인물들의 표정이 밤의 정서를 투영한다.

그의 작품을 바라보면 사회적 가면을 쓴 내가 아닌 나만 알고 있는 나, 편안한 마음으로 어둠이 내려앉은 밤거리를 걷는 자연스러운 나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매주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조수연 기자


조수연 기자 < jawsoo@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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