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128㎝의 사랑’ 소아암 환자 돕기 모발 기부

최한영

입력 2021. 08. 24   17:15
업데이트 2021. 08. 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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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육군중위·정지율 하사, 이자은 중사·이은혜 하사
수년간 길러 온 긴 머리카락 ‘싹둑’

육군25보병사단 군사경찰대대 이자은(오른쪽) 중사와 이은혜 하사가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해 기증한 머리카락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대 제공
육군25보병사단 군사경찰대대 이자은(오른쪽) 중사와 이은혜 하사가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해 기증한 머리카락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대 제공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해 모발을 기부한 육군20기갑여단 화생방중대 정지율 하사.부대 제공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해 모발을 기부한 육군20기갑여단 화생방중대 정지율 하사.부대 제공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해 모발을 기부한 국군수도병원 이정연 중위.  

 부대 제공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해 모발을 기부한 국군수도병원 이정연 중위. 부대 제공
소아암 환자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수년 동안 기른 머리카락을 기부한 군 간부들의 선행이 감동을 주고 있다. 아름다운 나눔의 주인공은 육군25보병사단 군사경찰대대 이자은 중사·이은혜 하사, 육군20기갑여단 화생방중대 정지율 하사, 국군수도병원 이정연 육군중위다.

이 중사와 이 하사는 지난 13일 각각 40·30㎝ 길이의 머리카락을 ‘어머나(어린 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본부’에 기증했다. 어머나 운동본부는 소아암 환자용 특수가발을 제작·기증하는 단체다.

이 하사는 중학생 시절부터 병원·요양원 등에서 첼로 연주 봉사 활동을 했다. 병원에서 만난 어린 환자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던 그는 동기에게 어머나 운동본부의 존재와 하는 일을 듣고 머리카락을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이 하사는 함께 근무하는 이 중사에게도 머리카락 기증을 권했다. 이 중사는 “네 살 딸을 둔 엄마로서, 딸이 자라며 나눔의 가치를 알았으면 하는 생각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머리카락을 기증하기 위해서는 길이가 25㎝ 이상이고, 파마·염색도 하면 안 된다. 두 사람은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지난 4년간 정성껏 머리카락을 관리했다. 이 하사는 “소아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며 “앞으로도 머리카락 기증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 하사도 같은 날 33㎝ 길이의 머리카락을 어머나 운동본부에 보냈다. 정 하사는 지난 2019년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 소아암 환자들이 쓰는 가발 제작용 머리카락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 임관을 앞두고 있던 그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군인으로서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자는 취지로 지난 2년간 머리카락을 길렀다.

정 하사는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에 장기 기증자로도 등록했다. 신장에 이상이 생겨 혈액투석을 받으며 10년간 병상에 있던 아버지가 얼마 전 뇌사자의 장기 기증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아버지께서 건강을 회복하게끔 도와주신 기증자께 보답하는 길은, 내가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드리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군인으로서 앞으로도 국민께 헌신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이 중위 역시 최근 2년 넘게 소중히 기른 모발 25㎝를 어린 암 환자들을 위해 내놓았다. 그는 선행은 실천한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위에도 행복을 전파할 수 있는 소중한 일이라는 신념으로 모발 기부를 준비해 왔다.

특히 이 중위는 자신의 생일을 기념하고, 자신으로 인해 주변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머나 운동본부를 찾았다고 한다.

그는 “군에 입대해서 기쁜 일, 힘든 일을 모두 겪었다”면서 “이 모든 일을 함께 겪고 이겨낸 머리카락이 어린이들에게 작은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맹수열·최한영 기자


최한영 기자 < visionchy@dema.mil.kr >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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