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육군수기사, K600 장애물개척전차 첫 훈련 투입

이원준

입력 2021. 08. 20   16:25
업데이트 2021. 08. 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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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갈아엎으며 기동로 확보…지뢰 터져도 끄떡없다

K1A1 전차 플랫폼에 쟁기·굴삭팔 등 장착 업그레이드
지난해 말 수기사 공병대대 최초 배치…교육·시험 마쳐
방호력 우수…자기장 발사 자기감응지뢰 무능화도 가능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지난 19일 경기도 포천시 원평훈련장에서 진행된 전술훈련에서 지뢰제거작전 중 적 시야를 교란하기 위해 연막탄을 터뜨리고 있다. 장애물개척전차 뒤로 K1A2 전차들이 보인다. 사진=조종원 기자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지난 19일 경기도 포천시 원평훈련장에서 진행된 전술훈련에서 지뢰제거작전 중 적 시야를 교란하기 위해 연막탄을 터뜨리고 있다. 장애물개척전차 뒤로 K1A2 전차들이 보인다. 사진=조종원 기자
“덜거덕 덜거덕. 우웅~ 덜거덕.”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앞으로 기동하기 시작하자 땅이 순식간에 갈아엎어졌다. 흙바닥 속에 숨어 있던 자갈들이 거대한 ‘지뢰제거쟁기’에 의해 우수수 모습을 드러냈다. 만약 이곳이 지뢰지대였다면 성한 지뢰는 남아있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장애물개척전차는 무거운 흙과 자갈을 옆으로 밀어내면서 거침없이 전진했다. 전차가 지나간 곳에는 약 4.8m 폭의 통로가 만들어졌다. 곁에서 경계하고 있던 K1A2 전차들은 장애물개척전차가 확보한 통로를 따라 안전하게 기동할 수 있었다.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예하 기드온대대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 포천시 원평훈련장에서 전차부대 임무·특성에 맞는 전투행동과 기동장비의 전술적 운용능력 숙달을 위한 대대전술훈련을 전개했다. 이번 훈련은 K1A2 전차를 포함한 궤도장비 30여 대와 병력 170여 명, 공병·방공·포병 등 지원배속부대가 참가하는 제병협동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육군이 전력화하고 있는 장애물개척전차가 처음으로 제병협동 작전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전면의 지뢰제거쟁기로 땅을 갈아엎으며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지뢰제거쟁기 상단에 돌출된 장비가 자기감응지뢰 무능화 장비다. 사진=조종원 기자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전면의 지뢰제거쟁기로 땅을 갈아엎으며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지뢰제거쟁기 상단에 돌출된 장비가 자기감응지뢰 무능화 장비다. 사진=조종원 기자

장애물개척전차는 K1A1 전차 플랫폼에 지뢰제거쟁기, 굴삭팔 등을 장착해 지뢰·낙석·복합장애물 등 다양한 장애물 개척이 가능한 기동지원 무기체계다. 지난해 12월 수기사 공병대대에 최초로 배치돼 운용자 교육과 야전운용시험을 마친 뒤 이번 훈련에 처음 투입됐다.

지난 19일 찾은 훈련 현장에서 장애물개척전차의 위력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전면 차체 앞에 부착된 지뢰제거쟁기는 폭이 5.8m(확장 날개를 접었을 때는 4.8m)에 달한다. 장애물개척전차의 주 임무는 기동부대에 큰 위협이 되는 지뢰지대와 대전차구를 빠르게 개척하는 것이다.

장애물개척전차가 지뢰제거쟁기를 내린 채 전진하자 지면의 흙과 자갈이 순식간에 파헤쳐졌다. 지뢰제거쟁기는 흙과 지뢰를 퍼내 양쪽으로 밀어버리는 역할을 한다. 방호력이 우수한 덕분에 지뢰가 폭발하더라도 쟁기나 차체 모두 끄떡없다. 지뢰제거쟁기 상단의 ‘자기감응지뢰 무능화 장비’는 자기장을 발사해 전차 앞쪽에 매설된 자기감응지뢰를 무력화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활용해 장애물개척전차는 실전 상황에서 전차대대가 공세적이고 속도감 있게 목표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해 12월 초도 배치 이후 제병협동훈련에 처음으로 참가한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야지를 기동하고 있다. 사진=조종원 기자
지난해 12월 초도 배치 이후 제병협동훈련에 처음으로 참가한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야지를 기동하고 있다. 사진=조종원 기자

장애물개척전차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차체 상단 우측에 달린 ‘굴삭팔’은 낙석·방벽 등의 장애물을 파쇄하는 장비다. 굴삭팔은 기동로를 개설하거나 전투진지를 구축하는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전차 후미에 장착된 ‘통로표지장비’는 지면에 자동으로 철제봉을 심어 뒤따라오는 아군에게 안전한 통로임을 표시해 준다. 장애물개척전차는 기본적인 방호 능력도 갖췄다. 차체에는 12.7㎜ K6 중기관총을 부착했으며, 통로개척 중 적군 공격을 피할 수 있도록 자체 연막차장도 가능하다.

이날 훈련에서 장애물개척전차는 전차 소대 선두에서 가상의 지뢰지대를 빠른 속도로 개척하며 공병의 대표적 기동지원 무기체계로서 역할을 다했다.

제병협동작전부대 일원으로 훈련에 참가한 강진영(대위) 공병중대장은 “육군 최초로 전력화된 장애물개척전차 운용부대라는 사명감으로 훈련에 임했다”며 “훈련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차세대 공병장비인 장애물개척전차의 전술적 운용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글=이원준/사진=조종원 기자

K600 장애물개척전차는…
선형폭약 취약점 보완
지뢰지대 극복 시간 단축

K600 장애물개척전차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로템 주관으로 국내 연구개발이 진행됐고, 지난해 7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육군공병학교에서 시범운영을 거쳐 같은 해 12월 29일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공병대대에 처음 전력화됐다.

장애물개척전차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지뢰지대 극복에 활용하던 장갑전투도저와 지뢰지대 개척 선형폭약(MICLIC·미클릭) 조합의 취약점이던 생존성·신속성을 방호력·기동력으로 개선한 것이다. 장애물개척전차를 활용하면 기존보다 장애물 지대 극복 소요 시간은 3배 이상 줄고, 공병부대의 생존성은 1.5배 가까이 향상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동력과 방호력이 검증된 K1A1 전차 플랫폼을 활용한 점과 국내 개발로 부품 조달이 쉽고, 정비 소요가 적은 것도 강점이다. 장애물개척전차는 오는 2023년까지 기계화부대에 단계적으로 전력화될 예정이다. 육군은 향후 비무장지대(DMZ)에 매설된 지뢰 제거에 장애물개척전차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획득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원준 기자



이원준 기자 < wonjun4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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