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 좋은 일(job)이 생길거야

"시간 낭비하는 곳 아닌 인생 발전하는 곳, 군대"

이원준

입력 2021. 08. 02   16:40
업데이트 2021. 08. 0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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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Job)이 생길 거야
육군 인사사령부 구영휘 전역장병지원처장

 
창업 DNA 일깨우는 다양한 프로그램 추진
창업경진대회, 매회 400팀 이상 참가…열기 뜨거워
지자체 협업·멘토링…전역 후 지원 활발
기업· 등 참여하는 연계 플랫폼 계획

 


육군은 현역 장병들의 잠자고 있는 창업 DNA를 깨워 ‘창업의 씨’를 뿌릴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전역할 땐 ‘창업의 싹’이 돋아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2019년 시작해 올해 6회째를 맞은 육군창업경진대회가 대표적 사례다. 창업경진대회를 거친 육군 구성원 6명이 창업을 했고, 6명이 연관 직군 취업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용사뿐만 아니라 군무원, 부사관, 장교 등 다양한 구성원이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창업경진대회로 창업 붐을 성공적으로 조성하고, 장병들의 생산적 군 복무를 견인하고 있다는 게 육군의 평가다. 육군 구성원에 대한 창업지원에 앞장서는 육군인사사령부 구영휘(2급 군무원) 전역장병지원처장을 만났다.

“군대는 ‘시간을 허비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바꾸고자 합니다. 대신 군 복무를 통해 얼마든지 인생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분위기 확산이 가장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영휘 전역장병지원처장은 군대가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공간으로 변해야 한다는 점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군 복무는 시간 때우기가 아닌, 미래 희망을 품는 기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육군은 장병들이 군 복무 중 창업 DNA를 일깨울 수 있도록 △육군창업경진대회 △창업동아리 멘토링 △찾아가는 창업캠프 △우수 창업동아리 경연대회 등의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서울창업허브와 협업해 군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대전시 산하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어 전역자의 창업을 지원 하고 있다.

왜 하필 창업일까? 구 처장은 창업이 취업과는 완전히 다른 분야라고 설명했다. “취업만을 바라보는 사람과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이 다릅니다. 창업을 한다는 것은 내가 경영자가 되는 것입니다. 작게는 직업·직장에서부터 크게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집니다. 기업가 정신을 일깨워주는 것은 굉장히 큰 역할입니다. 실제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육군 구성원이 창업에 많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육군을 대표하는 창업 프로그램은 2019년부터 매년 두 차례 열리고 있는 창업경진대회다. 1~5회 대회 동안 총 2811팀, 8234명의 육군 구성원이 도전장을 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지난해부터 대회가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매회 400팀 이상이 참가하며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모든 부대가 참여하는 창업경진대회를 만들어 창업 붐을 일으키려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행사로 진행하다 보니 아쉬움은 있지만, 오히려 다른 부대원끼리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아이템을 발전시키며 시너지를 내기도 합니다. 입상자 중에는 온라인에서 회의만 하다가 시상식에서 처음 만나는 팀도 많죠.”

실제로 창업경진대회 참가팀 중에는 타 부대 혼합팀이 늘어나고 있다. 5회 대회에선 415팀 가운데 67팀(16.3%)이 온라인으로 회의하며 참가한 혼합팀이다. 참가자 신분도 용사 위주에서 군무원, 부사관, 장교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구 처장은 병영에 창업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일화도 소개했다. “식당에 갔더니 옆자리 부부가 식사하며 군대 간 아들 이야기를 하더군요. 군대에서 창업동아리를 하면서 창업경진대회에 나간다고요. 제가 옆자리에서 껴들어 대회 소개를 해줬더니, 부부도 좋아하면서 아들에게 참가하라고 응원해주더군요. 이처럼 창업경진대회가 부모님에게까지 널리 알려져 뿌듯합니다.”

육군은 복무를 마친 전역장병에게도 창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창업경진대회 입상자를 비롯한 창업 희망자에게 전국 18개 창업사관학교의 창업 프리스쿨 참가를 지원하고, 사단법인 스파크와 연계해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 창업경진대회 본선 수상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서류심사를 면제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최대 1억 원의 정부 지원금과 다양한 창업인프라를 제공해 입교 경쟁이 치열하다. 아울러 육군은 올해 4월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과 협약을 맺어 전역장병 7명이 창업 공간 혜택과 교육을 받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전역장병에게는 ‘끝까지 책임지는 육군’ 관점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창업경진대회 참가자 대다수가 대학 재학생이라 곧바로 창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적습니다. 그래서 전역 후에도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 협업해 멘토링을 연결해주고, 경제적 지원도 해줍니다. 한마디로 창업할 때까지 육군이 끝까지 돌보는 것이죠. 이렇게 혜택을 받은 전역장병이 육군의 일원으로 군 생활을 한 것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육군은 창업 지원이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올해 중 취·창업 담당 군무원 81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더불어 병영에 자유로운 창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휘관·주임원사의 협조를 꾸준히 구하고 있다. 육군대학과 부사관학교에는 취·창업 교육도 개설했다.

마지막 질문으로 육군창업경진대회의 미래 모습을 묻자 구 처장은 이렇게 답했다. “육군, 군인만의 대회가 아니라 지자체, 기업, 국방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가 통합해 젊은이들의 아이디어를 개발·활용하고, 대회를 거쳐 바로 창업까지 연계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습니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창업 결과로 이어지도록 말이죠. 육군은 이 과정에서 창업 여건을 마련해주며 구성원의 창업 DNA를 일깨워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너도 도전해봐, 할 수 있어!’라는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글·사진=이원준 기자


이원준 기자 < wonjun4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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