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하계군사훈련 현장을 가다] 육군학생군사학교

이원준

입력 2021. 07. 16   17:11
업데이트 2021. 07. 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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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에 젖은 전투복, 흙먼지 날리며… 우리는 달린다, 육군 정예장교 ‘꿈’을 향해

하계군사훈련 현장을 가다 ④ 육군학생군사학교
 
전국 109개 학군단
61기 후보생 3000여 명 참여
 
각개전투·독도법·분대전투 등 실시
버핏테스트·뜀걸음 등 체력 배양도
“동기들과 긍정 에너지 나누며 최선”
 
학군단장·교관 집체교육 준비 만전
야외훈련장 대상 시설물 안전점검
곳곳에 그늘막·샤워터널 등 설치

 

훈련을 마친 학군사관 후보생들이 찬물이 뿜어져 나오는 샤워터널을 지나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훈련을 마친 학군사관 후보생들이 찬물이 뿜어져 나오는 샤워터널을 지나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세대 3학년 허재호 후보생이 각개전투 훈련장에서 장애물 극복훈련을 하고 있다.
연세대 3학년 허재호 후보생이 각개전투 훈련장에서 장애물 극복훈련을 하고 있다.
하계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학군사관 후보생들이 교관에 지시에 따라 사격 준비를 하고 있다.
하계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학군사관 후보생들이 교관에 지시에 따라 사격 준비를 하고 있다.
학군사관 후보생들이 각개전투 훈련을 앞두고 포복 동작을 숙달하고 있다.
학군사관 후보생들이 각개전투 훈련을 앞두고 포복 동작을 숙달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 육군학생군사학교에 입영해 하계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61기 학군사관 후보생들이 지난 15일 각개전투 훈련 중 목표물을 향해 돌격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 육군학생군사학교에 입영해 하계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61기 학군사관 후보생들이 지난 15일 각개전투 훈련 중 목표물을 향해 돌격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 육군학생군사학교(학군교)에는 ‘어버이 고개’로 불리는 가파른 길이 있다. 육군 학군사관(ROTC) 후보생들은 하계군사훈련 기간 야외훈련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매일 이곳을 오르내린다. 무더운 여름날 군장을 메고 고개를 오를 때면 저절로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숨은 헐떡거린다. 그럼에도 후보생들은 고개 중턱에 있는 ‘내가 메고 있는 군장의 무게는 어버이의 어깨보다 가볍다’란 문구를 보며 힘을 낸다. 지금 잠깐의 힘듦보다 부모님의 지난 고생이 더 무겁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이번 하계군사훈련에는 육군 정예장교를 꿈꾸는 전국 109개 학군단, 3000여 명의 ROTC 후보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훈련은 무더위·장마가 기승을 부리는 7월 한 달 내내 진행된다.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아들·딸, 그리고 미래 육군의 주역이 되겠다는 의지로 실전적 훈련에 매진하는 ROTC 후보생 하계군사훈련 현장을 소개한다.

글=이원준/사진=조종원 기자


“약진!” “우와와아아아~!”

불볕더위가 전국을 강타한 지난 15일 오후. 학군교 각개전투 훈련장에는 제10훈육대대 ROTC 후보생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포탄과 장애물을 극복한 후보생들은 적군을 향해 빠른 속도로 돌격했다.

이윽고 적을 제거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각개전투 훈련이 끝나자 후보생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들의 전투복은 흙과 땀으로 범벅돼 있었다.

학군교 각개전투 훈련장은 시작 지점에서 끝부분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다. 이날 괴산의 최고 기온은 섭씨 34도. 천천히 걷기만 해도 등에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 속에서 ROTC 후보생들은 적 포탄 낙하·이동기술·적 조우 시 행동·적 장애물 봉착 시 행동·목표상 전투행동 등 상황에 따른 훈련에 박차를 가했다. 압권은 장애물 극복 훈련이었다.

후보생들은 햇빛을 얼굴로 맞으며 후방포복으로 철조망 아래를 통과했다. 숨을 헐떡이는 소리가 곳곳에서 났다.

철조망 극복에 성공한 후보생들은 낮은 포복으로 이동, 목표물을 매서운 눈으로 조준했다. 땀에 젖은 전투복은 흙바닥을 포복한 탓에 진흙과 이물질이 잔뜩 묻었다. 후보생들은 훈련이 끝난 뒤엔 옆에 동료 전투복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줬다.

이번 하계군사훈련은 지난 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ROTC 61기 후보생 3000여 명은 이 기간 학군교에 입영해 각개전투, 개인·공용화기 사격, 독도법, 수류탄, 분대전투 등 강도 높은 훈련을 숨돌릴 틈 없이 전개한다. 대학교 3학년. 대다수가 22살인 이들은 남다른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후보생들은 훈련을 통해 정예 전투지휘자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서울대 학군단 김동혁 후보생은 “찜통 더위와 고강도 훈련이 몸을 힘들게 하지만 ROTC라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동기들과 긍정의 에너지를 나누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세대 학군단 정아람 후보생은 “정예 ROTC 장교로 환골탈태하기 위해 꼭 필요한 담금질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이곳에서 흘린 땀방울은 나중에 수확할 열매의 씨앗인 만큼 끝까지 이겨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훈련을 마친 후보생들은 생활관으로 복귀하며 샤워터널을 지난다. 차가운 물을 내뿜는 터널을 통과할 때면 하루의 노고가 싹 씻긴다. 후보생들은 터널을 지나며 ‘진짜 시원하다!’ ‘아 좋다!’ 탄성을 쏟아냈다. 일과 마지막은 체력단련 시간. 후보생들은 스트레칭, 버핏테스트, 영내 뜀걸음 등을 하며 체력을 배양한다.

ROTC 후보생들의 하계군사훈련은 불볕더위와 장마, 그리고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쳐 어려운 환경에서 열리고 있다.

학군교는 이 같은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사전 학군단장·교관 집체교육을 두 차례 실시하며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422만㎡(약 128만 평)에 달하는 야외훈련장을 대상으로 시설물 안전점검·제초 작업도 마쳤다. 훈련 기간에는 훈련장 곳곳에 급수·냉방 시설, 그늘막 텐트, 응급처치 장비, 샤워 터널 등을 설치했다.

후보생들은 입소 3주 전부터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건강 이상 유무를 일일 단위로 관리했다. 입소 단계에서는 2차례에 걸쳐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았다. 불편해도 훈련장에선 항상 마스크를 착용한다. 덕분에 이번 하계군사훈련 입소자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학군교는 급식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체력 소모가 많은 교육환경을 고려해 맛있는 식사가 공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군교는 기본 3찬에서 자율운영부식비 등을 활용해 반찬을 추가 배식하고 있다.

또 채식을 하는 후보생 2명에게는 육류 반찬 대신 별도로 ‘비건’ 요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날의 추가 반찬은 차돌박이 감자짜글이, 비건 메뉴는 콩나물국이었다. 정재학(소장) 육군학생군사학교장을 비롯한 지휘관이 매일 취사장의 안전·위생 점검을 하며 신경 쓴 결과다.

학군교는 “현장에서 무더위를 극복하면서 가장 성과 있는 교육훈련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온도지수를 고려해 훈련·휴식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학교와 학군단 통합 결산을 통해 당일 제시된 교육현장 애로사항을 실시간 조치하고, 다음 교육에 반영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원준 기자 < wonjun4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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