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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71주년 특집] 우리나라 첫 개발 ‘대한식 소총’

임채무

입력 2021. 06. 24   16:38
업데이트 2021. 06. 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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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국방 정신의 원류 무기개발 역사 첫걸음
지난 4월 9일 자주국방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KF-21 보라매 시제1호기가 대중 앞에 당당히 공개되면서다. 보라매뿐만이 아니라 K시리즈 소총과 K2 전차, K9 자주포 등은 모두 우리 군이 자주국방을 꿈꾸며 만든 소중한 결실들이다.

자주국방의 시도는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 포탄이 빗발치던 전쟁 중에도 있었다. 외산 무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던 당시 상황은 국산 무기 개발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며 절박함을 더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군은 불굴의 의지로 ‘대한식 소총’을 탄생시켰다.

대한식 소총은 전 세계를 통틀어 우리나라에만 있는 무기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개발한 소총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 소총은 미국의 M1917 엔필드 소총과 일제 99식 소총의 장점을 섞어 독자적인 방식으로 제작됐다. 한 발 사격 후 다시 장전하는 볼트액션식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M1 개런드용 8발 클립을 사용한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총구·가늠쇠·총목은 일본 99식 소총을, 로워리시버 파트 및 코킹핸들은 엔필드 M1917과 M1 개런드를, 개머리판 및 급탄구조는 M1 개런드의 디자인을 참조했다.

소총의 약실부 측면을 보면 호수와 제작연도, 총번을 확인할 수 있다. 정확히 몇 정이 제작됐는지는 확인되진 않지만 전쟁기념관에 보관 중인 7번째 개량형인 대한식 소총 7호의 총번이 95번인 것으로 볼 때 적지 않은 수량이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소총에 선명한 태극문양이 새겨져 있다는 점이다. 6·25가 한창이던 시기에 국산 소총을 개발하려는 시도를 통해 자주국방의 염원을 담아 태극문양을 새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한식 소총은 휴전 후 미국으로부터 양도받은 대량의 M1 개런드 소총이 국군의 제식 소총으로 채택됨에 따라 시제품 단계에서 생산이 중단됐다.

하지만 1952년 10월 11일 열린 시범 사격회에서 M1 개런드 소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99식 소총보다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투에 사용해도 양호한 수준의 성능이 보장됐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전쟁의 환란 중에도 독자적인 무기개발이 가능한 기술을 가진 나라였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료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주국방 정신의 원류가 되는 무기라고 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다.

현재 대한식 소총은 우리나라가 최초로 개발한 소총으로서 자체 무기 생산을 통해 자주국방을 도모하고자 한 국가 정신의 증거이자 총기 개발 역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임채무 기자

사진=대한식 소총의 모습. 출처=e뮤지엄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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