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명탄

[박영욱 조명탄] 새로운 세대, 민간의 혁신적 경쟁력이 필요하다

입력 2021. 06. 24   16:32
업데이트 2021. 06. 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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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영 욱 사단법인 한국국방기술학회 학회장
박 영 욱 사단법인 한국국방기술학회 학회장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관용적 표현에 위안을 얻고는 했는데, 요즘은 나이가 사회적 활동의 절대 기준이 되고 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정치권발 세대교체가 최대 이슈고 접종 시기를 알리는 뉴스로 내가 어느 연령대에 속하는지 매 순간 절감하게 된다. 연령대에 따라 백신 접종 시기와 종류, 기회가 달라지면서 동년배들에게 어느 때보다도 강한 연대감을 느끼게 된다.


언론에 보도되는 세대별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MZ세대와 기성세대는 대화와 소통, 상호이해를 포기한 듯하다. 물론 늘 세대 간 격차와 갈등은 존재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사회는 사회적 가치와 기억을 달리하는 세대 간의 보편적 차이에 더해 광속으로 변하는 IT 신기술 문명의 경험에 따른 ‘정보 격차’의 특수성이 더해져 세대 간 인식과 갈등의 진폭이 커지고 있다.

19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독자라면 우주소년 아톰 만화의 텐마 박사나 영화 007의 Q박사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이들처럼 통상 군사과학자 이미지는 폐쇄된 보안구역에서 평생 국방기술 개발에 전념해온 나이 지긋한 남성이었다.

그런데 이런 전통적 이미지에 금이 가고 있다.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기술군이 점차 무인화·자율화뿐만이 아니라 ICT 융합형 신기술로 채워지면서 주요 선진국 중심으로 혁신적 민수 산학연이 군사 영역에 등장하고 있다. 젊은 시절의 일론 머스크처럼 ICT 언어에 익숙한 신세대 첨단 기술자 비중이 높아지고 그 추세는 가팔라지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군사안보기술의 중심이 젊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리적 나이가 낮아진다는 것뿐만 아니라 전통과 다른 혁신 신기술과 방법론을 구사할 수 있는 신기술집단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대략 2015년 이후 민수 첨단 신기술과 혁신적 플레이어들을 군사 분야로 흡수하기 위해 대대적 제도 개선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중국과 러시아 등 적대국들에 대한 과학기술적 우위를 군사적 우위로 유지한다는 3차 상쇄전략과 국가안보전략의 일관성 있는 이행 로드맵이 있음은 당연하다. 기술이 달라지고 위협의 성격이 변화하면서 이제 전통적인 군사기술개발과 획득제도, 기존의 플레이어로는 군사적 우위를 절대 달성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획득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정상적 프로세스와 제도를 파괴하는 혁신으로 최대한 민간의 혁신 경쟁력을 내재화하는 전략이다.

장기 사업의 기술진부화와 방만한 전력건설 시스템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 플랫폼과 파괴적 제도를 체계화하고 있다. 경직된 국방기획계획예산체계를 넘어서서 신속 전력화를 위해 기타계약제도(Other Transaction Authority)라는 일종의 신속획득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민간 기술클러스터에 국방혁신단(DIU)을 설치하고, AI 등 ICT 민간 혁신벤처와 스타트업들이 개방적 환경에서 공정한 기회와 경쟁으로 군사 분야에 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혁신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전투원이 요구하는 기술적 결과의 신속 전력화를 위해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산학연 민관군 협업의 아크넷 컨소시엄과 함께 혁신생태계 플랫폼인 디펜스 웍스(DefenseWERX) 포털을 운영하고 있다. 공군의 AFWERX, 특수전사령부를 위한 SOFWERX, 육군의 ERDCWERX가 신기술 기반의 공개 챌린지를 진행 중이고 수많은 벤처와 스타트업들이 여기에 참여 중이다. 이제 우리 군은 신세대와 민간의 광범위한 혁신 DNA를 동력으로 삼아야 국가안보의 엄중한 임무를 달성할 수 있는 전환기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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