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밀리터리 미니월드Ⅱ

두 개의 안테나·4색 위장 무늬… 디테일이 살아있다

입력 2021. 06. 22   16:21
업데이트 2021. 06. 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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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T-80U 전차

35분의1 스케일, 박종훈 작가 作
‘트럼페터’서 출시한 키트 활용
안테나 소화기 물통 등 추가
연막탄 배선 에나멜선으로 작업

박종훈 작가님이 제작한 35분의 1 스케일 T-80U 전차 모형. ‘트럼페터’라는 회사에서 출시한 키트를 활용했다. 러시아 전차 특유의 외형이 인상적이며, 위로 뻗은 2개의 안테나는 이 전차가 지휘차량임을 보여준다.  필자 제공
박종훈 작가님이 제작한 35분의 1 스케일 T-80U 전차 모형. ‘트럼페터’라는 회사에서 출시한 키트를 활용했다. 러시아 전차 특유의 외형이 인상적이며, 위로 뻗은 2개의 안테나는 이 전차가 지휘차량임을 보여준다. 필자 제공
오늘은 1996년 불곰 사업에 따라 30여 대가 도입돼 적성화장비 연구용으로 쓰이다 최근 우리 기갑부대에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제 전차 T-80U를 소개합니다.

T-80U 전차는 옛소련 시절 개발된 T-80을 업그레이드한 전차입니다. T-80U는 엔진의 형태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1993년 러시아 쿠데타 진압 때 등장한 디젤엔진형 T-80UD와 국내에 들어와 있는 가스터빈엔진을 장착한 T-80U입니다.

T-80U 전차는 기존의 T-80B보다 더 단단하고 커진 포탑, 성능이 향상된 사격통제장치와 야간투시경, 강력한 콘탁트-5 반응장갑을 장착합니다. 당시 서구권에서는 러시아 신형 전차의 방어력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고 하죠. 우리 국군은 T-80U 전차의 반응장갑과 복합장갑을 연구해 적성 무기체계에 대한 이해도와 데이터를 축적했고, 이후 강력한 반응장갑을 만드는 밑거름으로 활용했습니다.
포탑 부분이 아주 납작하다. 체급이 작으면서도 위협적인 러시아 전차의 특징이다.
포탑 부분이 아주 납작하다. 체급이 작으면서도 위협적인 러시아 전차의 특징이다.

T-80U 전차는 가스터빈 1250마력 GTD-1250 엔진을 장착해 순간 가속력이 매우 빠르고 뛰어난 기동성을 자랑합니다. 화력도 상당합니다. 2A26(D-81T)125㎜ 주포는 대전차고폭탄과 날개안정분리식 철갑탄 외에도 레이저 추적식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어 장거리 전투능력도 뛰어난 편입니다. 이외에도 방사능 차폐 라이너가 적용돼 NBC(Nuclear, Biological and Chemical weapons) 상황에서도 신속히 기동해 재정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K2 전차의 방사능 차폐 기능 블록에도 영향을 줬다고 알려졌죠.

러시아 전차는 체급이 작으면서도 위협적인 특징을 보입니다. T-80U 전차도 이런 특징을 물려받아 작고 납작하면서도 전투에 필요한 기능이 효율적으로 배치됐습니다. 비슷한 체급인 K1전차가 53톤인 데 비해 T-80U는 그보다 7톤이 가벼운 46톤입니다. 작은 전차는 야지에서 매복하면 상대적으로 포착하기 힘들죠. 대신 내부가 비좁아서 승무원들이 여유롭지 못한 단점도 있습니다.
연막탄 발사기 배선을 직접 에나멜선으로 작업해 추가한 모습.
연막탄 발사기 배선을 직접 에나멜선으로 작업해 추가한 모습.

사진 속 T-80U 전차 모형은 프리랜서 기자이자 모델러인 박종훈 작가님이 ‘트럼페터’라는 회사에서 출시한 35분의 1 스케일 키트를 기반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박 작가님은 K1A1 및 K2 전차 승무원으로 군 복무를 하셨기에 전차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은 작가이십니다.

2012~2014년 ‘KRPG모델’이라는 곳에서도 같은 T-80U 전차 모형 키트를 발매했는데, 트럼페터의 키트와 일부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실제 T-80U 전차 사진들을 살펴보면 엔진실과 그 주변에서 모양이 서로 다른 전차들이 확인됩니다. 두 회사가 키트 제작을 위해 취재한 차량이 달랐던 것으로 예상할 수 있네요.

제작 과정에서 지휘 차량의 특징인 두 개의 안테나를 장착했고, 소화기·물통 등을 추가해 실제 전차와 같은 느낌을 살렸습니다. 연막탄 발사기 배선은 직접 에나멜선으로 작업해 추가했습니다. 고무패드형 궤도 역시 가장 실제와 비슷한 모양의 궤도를 가공해 추가로 장착했습니다.

포탑 뒤쪽에 물통과 소화기를 달고 있는 모습을 재현했다.
포탑 뒤쪽에 물통과 소화기를 달고 있는 모습을 재현했다.

모형의 도색은 국군 장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필드 그린, 필드 드랍, 샌드, 블랙 4색 위장 무늬를 적용했습니다. 이 4색은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색감이 달라집니다. 주변 환경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죠. 그만큼 재현하기 힘든 편입니다. 참고로 국군 장비의 4색은 1970년대까지 특정 위장 무늬를 규격화하지 않았던 미군이 처음 통합한 팔레트에서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전 세계의 전장에서 활용되는 수많은 도색 중에서 12가지 색을 선별해 전장에 따라 덧칠해 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색을 매번 다르게 칠하는 일이 번거롭고, 또 예상외로 여러 색을 쓸 일이 없었다고 하네요. 이후 한국군 위장 무늬는 산림 지형에 특화된 4색으로 정착됐고, 미군은 ‘샌드’를 제외한 나토 3색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강신금 한국모형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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