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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수 종교와 삶] 펄떡이는 군생활

입력 2021. 06. 22   16:41
업데이트 2021. 06. 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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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희 수 육군7포병여단·목사·대위
박 희 수 육군7포병여단·목사·대위

스티븐 C. 런딘의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이라는 작품 속 주인공 제인은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이라는 곳에서 사람들이 행복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유독성 폐기물’이라고 불릴 정도로 암울한 분위기를 가진 부서를 바꾸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인이 일하는 금융회사 관리부서의 직원들은 늘 불친절하고 느리고 부정적이며 열정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변화가 절실했던 그녀는 우연히 가게 된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에서 정말 행복하고 즐겁게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상인들은 큼직한 생선을 휙휙 던지면서도 서로 웃고 박수를 보내고 춤을 추며 좋아했습니다.

단순히 생선을 파는 것이 아니라 축제를 하는 듯 생동감이 넘치는 분위기가 제인에게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곳에 가득한 에너지의 비밀을 알고 싶어진 제인은 한 상인과 대화를 하게 됩니다. 제인이 자기 부서에 대한 고민을 말하자 그 상인은 원래 자신이 엉망인 인생을 살았는데 이 직장에 들어와 삶의 기쁨을 알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어시장의 기업 철학을 소개합니다.

“어떤 일을 할지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떻게 일할지는 항상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이 이러한 에너지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왕 선택한 일이니 더 즐겁고 생산적으로 해보자고 구성원들이 마음을 고쳐먹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업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것을 ‘그들의 날을 만들어 주기’라고 부르면서 시장에 오는 날이 고객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들의 판매 전략은 경험 마케팅, 관계 마케팅이라는 신조어를 낳았고, 그 결과 그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시장이 됐습니다.

군종장교로서 군문에 들어와 장병들을 만날 때마다 저를 이렇게 소개하곤 합니다. “여러분의 군생활 가운데 자양강장제 한 병이 되고 싶은 박카스 같은 남자, 박희수입니다!” 다소 유치한 자기소개지만 정말 이러한 소망을 가지고 그들 앞에 서고, 옆에서 걸으며, 뒤에서 지켜보고자 합니다. 때로는 지치고 녹록지 않은 군생활을 감당하고 있는 이들에게 활력을 전해주는 그런 자양강장제 같은 전우이고 싶다는 이 다짐은 무엇보다도 저에게 군생활을 감당할 수 있는 새 힘과 용기를 줍니다.

여러분도 자신이 속한 그곳을 한번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처럼 바꿔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조금 더 활력 있게 군생활을 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여러분의 군생활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로 한번 다짐해 보세요. 어마어마한 일을 새롭게 하라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지금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변화를 한번 시작해보세요. 내가 하는 일을 즐겁게 하고, 사무실에 찾아오는 이들을 조금 더 친절하게 맞아주고, 지쳐 보이는 전우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작지만 위대한 일입니다.

내가 있기에 내가 속한 곳이 웃음과 기쁨이 넘치고, 따뜻한 배려와 존중이 있으며, 펄떡이는 에너지가 가득한 곳으로 변화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요? 그 멋진 일을 위한 작은 변화를 오늘 한번 시작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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