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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보병학교 전문유격과정 현장취재] 특수 작전 수행 ‘레인저’ 목표 극한 도전

김상윤 기사입력 2021. 06. 20   16:03 최종수정 2021. 06. 20   16:15

30㎏ 완전군장 하천 헤엄쳐 침투
공포탄 등 물속서 수시 상황 부여
3주차에 12명 탈락…합격률 41%
2016년 첫 배출 여군 현재 10명

 

지난 18일 육군보병학교 전반기 전문유격과정에 참가한 교육생들이 동복유격훈련장 일대에서 30㎏의 완전군장 상태로 수심 2m 이상의 하천을 극복한 뒤 산악지대로 침투하는 수상 은밀 침투 훈련을 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명예로운 ‘RANGER’ 휘장을 가슴에 달기 위한 정예 전투원들의 도전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육군보병학교는 지난달 31일부터 동복유격훈련장 일대에서 5주의 ‘전반기 전문유격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유사시 산악지대와 하천 등 거친 환경에서 은밀 침투, 기습공격, 정찰 등 특수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최강의 유격전문가 ‘레인저’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지난해까지 1203명이 레인저에 도전해 493명(합격률 41%)만 수료했다. 각 부대를 대표하는 특급전사 도전자 중에서도 탈락자가 속출할 정도로 어렵고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하다.

전문유격과정 3주차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8일에는 적진에서의 유격전 상황을 가정한 수상 은밀 침투 훈련이 진행됐다. 30㎏의 완전군장 상태로 수심 2m 이상의 하천을 극복한 뒤 산악지대로 침투하는 강도 높은 훈련이다.

이날 훈련에 임한 교육생은 46명. 지난 3주간의 평가에서 벌써 12명이 탈락했다. 피로와 긴장감이 묻어나는 교육생들의 표정이 그동안의 훈련 강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탕!’ 적의 기습 상황을 모사하는 총성이 울리며 훈련이 시작됐다. 4개 팀으로 나뉜 교육생들은 훈련장 곳곳에 산개해 가상의 적과 교전을 벌이며 퇴로를 찾았다. “하천 침투 개시!” 통제탑에서 교관의 지시가 떨어졌다. 교육생들이 실전처럼 주변을 경계하며 서서히 하천에 접근했다. 팀장 교육생의 지휘에 따라 전방 경계를 맡은 교육생 2명이 먼저 입수했다. 이후 본대, 후방경계조 순으로 전술적인 하천 침투가 이어졌다.

교육생들은 군장을 벗어 하천에 살짝 띄우고, 그 위에 개인화기를 올린 채 다리 힘만으로 약 100m를 헤엄쳐 건넜다. 전투복과 전투화를 착용한 채 수영하는 것은 맨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 30㎏의 군장은 물에 젖으면 훨씬 더 무거워진다. 게다가 하천 곳곳에서 고무보트를 탄 교관과 조교들이 쉴 틈 없이 다양한 상황을 부여하며 교육생들을 괴롭힌다. 특히 적의 사격 상황을 묘사하는 공포탄 소리가 울리면 바로 물속으로 잠수해 수 초 동안 버틴 뒤 다시 전진해야 한다. 교육생들의 이마에 쉴 새 없이 흐르는 것이 땀인지 물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하천 극복을 마친 이후에도 훈련은 쉼표 없이 계속됐다. 즉시 경계태세를 갖춘 가운데 인원 및 장비의 이상 유무를 점검한 교육생들이 수신호를 주고받더니 이번엔 산악 지대로 진입했다. 숨소리도 내지 않고 우거진 수풀을 헤치며 조심스럽게 나아가는 교육생들의 모습은 실전 상황 그 자체였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음 주부터 훈련 강도를 몇 배 더 높입니다.” 김상용(상사) 교관이 말했다. 앞으로 4~5주차에는 한층 고난도인 종합과정이 진행된다.

가상의 적 지역에 육상·수상으로 은밀히 침투해 지휘소 습격, 첩보 획득, 화력 유도, 우발 상황 조치 등 다양한 과제를 수행한 뒤 무수면 상태로 적의 추격을 차단하며 계획된 지점까지 탈출·복귀해야 한다. 어깨를 짓누르는 완전군장을 메고 탈출 지점인 지리산 노고단까지 무박 3일 동안 80여㎞를 기동하는 훈련도 펼쳐진다. 종합훈련은 진정한 레인저를 가려내기 위한 최종 관문이다. 그동안 숙달한 유격전투기술을 총동원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5주를 거의 다 버텼다 해도 마지막 평가에서 탈락한다면 즉시 심의를 거쳐 퇴소 조치된다. 모든 과정을 무사히 마친 교육생에게는 ‘레인저’라는 명예로운 호칭과 함께 각종 심의·선발에서 우대 자격이 주어진다.

교육생 중에는 가녀린 체구의 여군도 3명 있어 눈길을 끌었다. 여군도 레인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극한의 과정에 과감히 도전한 구슬기 중사, 지희나·윤권휘 하사였다. 2016년 최초의 여군 레인저가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전문유격과정을 수료한 여군은 단 10명뿐이다.

유격장을 상징하는 구호인 ‘악!’을 얼마나 질러댔는지, 구 중사는 목이 완전히 쉬어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두 하사는 훈련 중 물에 젖은 몸을 덜덜 떨었다. 그래도 세 사람 모두 눈빛만은 살아있었다. 건장한 남성 군인들도 중도 탈락하는 훈련과 평가를 당당히 이겨내고 있다는 자부심이 넘쳐흘렀다. 2000년생으로 교육생 가운데 최연소인 윤 하사는 “지금까지 받아온 모든 훈련 중에서 수상 은밀 침투 훈련만큼 힘든 훈련은 없었다”며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도전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반드시 레인저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40대의 나이로 20대 못잖은 열정과 투지를 보여주는 도전자도 있었다. 교육생 중 최고령인 1978년생 임영완 상사다. 임 상사는 “육군 특급전사 중에서도 1%라 불리는 레인저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올해라 생각해 고민 끝에 도전하게 됐다”며 “나이 탓인지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팀원들의 도움과 끈끈한 팀워크로 모든 난관을 이겨내고 수료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상윤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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