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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통신시장 핵심 ‘키워드’…선점해야 승자 된다

입력 2021. 06. 20   14:46
업데이트 2021. 06. 2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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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코캐스트 융합서비스 시대
 
통신 시 ‘간섭’ 없는 근거리 무선 통신
사용자 중심 IoT 시대 절대적 강점 지녀
향후 세계시장서 수백 조 성장 잠재력
 
전투원 중심 시스템 개발된다면
모든 정보 융합·전장 파악 가능해져
상상 이상의 전투력 발휘 현실로

미래는 모든 사물이 연결된 세상으로 발전해 갈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세계 각국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분명히 미래에는 IT산업과 컴퓨터, 인터넷의 발전으로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수 세기 동안 우리 삶의 모습과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온 패러다임을 살펴보면 18세기 말의 산업혁명과 인터넷을 정점으로 대표되는 IT산업을 들 수 있다. IT산업의 뒤를 이어 등장한 방송, 통신, 컴퓨터, 인터넷이 융합된 세상은 IoT(Internet of Things·사물인터넷)라는 변화의 세상을 가져오고 있으며 시장 주도권의 변화에 따라 권력이동(Power Shift) 과정도 일어나게 됐다. 특히 전자기술의 발전으로 방송과 통신서비스가 나타나자 지금까지 분리되어 있던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거리가 좁혀지게 되었고 소비자들도 보다 다양한 제품을 선택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규격화된 제품들을 다양하게 선택함으로써 나름대로의 개성을 살릴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제품 간의 호환성 문제가 표준화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생산업체들은 표준화된 규격을 지키지 않으면 상품 판매가 어려워지게 되므로 표준화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표준화를 통해 수요자들은 자유롭게 제조업체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수요자들이 좀 더 자유롭게 서로 다른 생산업체들의 제품을 비교하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형 매장을 제공하는 유통업체에 시장의 힘이 넘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출현은 유통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고르기 위해 굳이 유통업체의 대형 매장을 찾을 필요 없이 인터넷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 검색 사업자들은 정보 검색을 통한 온라인 결제 방식으로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갖기 시작하였다. 즉 컴퓨터의 발달로 제품 생산 때마다 서로 다른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다양한 사용자의 요구를 추가 비용 없이 상품 생산에 반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자 생산자가 생산한 제품을 소비자들이 선택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소비자가 생산자의 상품을 사용하는 주도권을 갖는 사용자로 변하게 되어 사용자 중심의 시장 개념이 대세를 이루게 될 것이며 시장의 주도권은 이제 마지막 종착지인 사용자에게 넘어오고 있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사용자 중심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피코캐스트(PicoCast) 기술이다.

피코캐스트는 Pico(10의 -12제곱)-cell Broadcast를 줄인 용어다. 피코캐스트는 반경 수십 미터 범위의 사용자를 중심으로 피코-셀(Pico-Cell) 공간에서 정보기기 간의 1:1 통신인 유니캐스트(Unicast), 그룹 통신인 멀티캐스트(Multicast), 방송통신인 브로드캐스트(Broadcast), 보안통신기능을 동시에 지원하며 고품질·저지연·저전력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향후 사용자 중심의 IoT 융합 서비스를 지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근거리 무선통신 방식을 말한다.

왜 피코캐스트가 주목받게 됐을까? 그 이유는 이렇다. 사람들이 장소와 관계없이 다양한 서비스를 받기 원하면서 무선 주파수 소요는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주파수 자원은 한정돼 더 이상 새로운 주파수 발굴이 어렵고 신호처리 신기술도 채널 증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용자 요구에 대응할 효과적인 방법은 기지국 반경을 줄여서 채널 용량을 높이는 것이다. 스마트폰 서비스가 LTE에서 5G로 변경되는 과정이 대표적인데 고품질 통신을 위해서는 기지국의 반경을 줄여 기존 기지국 수의 몇 배에 달하는 기지국을 설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지국 반경이 10분의 1로 줄어들면 수용할 수 있는 채널 용량은 100배가 증가하고 필요한 송신 출력은 1000분의 1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반경 3㎞의 마이크로-셀(Micro-cell)이 반경 30m의 피코-셀(Pico-cell)로 줄어들면 전송용량은 1만 배로 증가하고 전송출력은 100만분의 1로 줄어들게 된다. 즉 제한된 주파수 자원과 용량(Capacity) 요구 증가, 배터리 소모를 고려하면 필연적으로 미래 IoT 시대의 서비스는 사용자 중심의 작은 개인 공간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피코캐스트 기술이 주목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피코캐스트 기술의 진짜 장점은 다른 곳에 있다. 그것은 통신하는 동안 간섭이 없다는 것이다. 통신할 때 간섭이 생기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간섭은 통신의 적이다.

간섭이 통신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내부를 한번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기지국과의 통신을 위한 LTE나 5G 안테나, 근거리 통신을 위한 와이파이, NFC, 블루투스 안테나, 위치정보를 수신하는 GPS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안테나에서 전파가 송수신될 때 간섭이 없어야 정확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개발자는 스마트폰의 지극히 좁은 공간에서 수천만 번의 워게임을 통해 최대한 간섭을 줄이는 방향으로 디자인한다.

피코캐스트는 간섭을 없애기 위해 컨테이너 개념의 독특한 통신 방식을 사용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송수신할 때 모든 사람이 모든 정보를 컨테이너에 넣어 동시에 송신과 수신을 같이 한다는 개념이다. 즉 송수신할 때 개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송신하고 수신함으로서 간섭을 배제하는 기술이다. 피코캐스트는 지난 2010년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G20 정상회담 당시 기술의 탁월함을 보여준 바 있다. 140×70m 넓이의 미디어센터에 와이파이 40개를 설치해 1300명 기자가 전혀 간섭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사용자 중심의 개인 공간 서비스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일일이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TV 채널 선택하듯 편리하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즉 표준화된 사용자 중심의 단말기가 있다면 사용자 주변 반경 10m까지 접근한 서비스 제공자들은 표준화된 사용자 단말기의 규격에 맞추어 정보를 제공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마치 TV 채널처럼 원하는 서비스를 채널을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앞으로 IoT 시장은 수백 조에 달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다. 그 대부분의 시장은 사용자 중심의 단말기 시장이 될 것이며, 누가 이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세계의 경제지도가 바뀌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전 세계 휴대전화기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피코캐스트 기술을 이용한 사용자 중심의 융합 단말기를 만든다면 IoT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 군도 앞으로 전투원 중심의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개발된다면 모든 정보를 쉽게 융합하여 전장 상황을 보면서 전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상상 이상의 전투력 발휘가 가능한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필자 김관호(육사35기)는 육군대령으로 전역했다. 육군 전술 C4I평가팀장,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C4I팀장을 역임했다. 현재 육군협회 사이버센터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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