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명

오늘의 전체기사

2021.09.22 (수)

HOME > 오피니언 > 조명탄

[김도윤 조명탄] 실 하나 잡고 버티자, 버티기만 해보자

기사입력 2021. 06. 16   15:40 최종수정 2021. 06. 16   15:43

4년간 땀 흘리며 준비하는 올림픽
차곡차곡 쌓은 노력이 결실 맺어…
군 생활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김도윤 작가


노력에 대한 평가를 단 한 번에 받는 분야가 있을까? 수능과 각종 경연 대회 등이 있지만, 지구촌 각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4년 동안 땀방울을 흘리며 준비해 단 한 번의 경기에 메달의 색깔이 바뀌는 올림픽이라면 누구나 그렇다고 인정할 것이다.

나는 운 좋게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33명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그중에서 특히 이 사람의 노력이라면 하늘도 인정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 사람이 한 명 있었다. 바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도 60㎏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민호 선수다. 최 선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후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또다시 다음 올림픽을 목표로 4년을 인내해야 하는 시간, 그는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

“제가 의지할 수 있는 곳은 어머니밖에 없었는데, 어머니 말은 ‘무조건 참고 열심히 해야 된다’였거든요. 저는 그게 전부인 줄 알고 다른 선수들이 질린다고 할 만큼 운동을 많이 했어요. 그렇게 해야 금메달을 따는 줄 알고 저를 많이 괴롭혔죠. 억지로라도 휴식을 취해야 운동을 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쉬면 안 된다. 잠깐이라도 팔굽혀펴기를 해야 된다. 화장실 갈 때도 토끼뜀을 하면서 가야 한다. 볼일 보기 전에도 하체 운동을 100개 해야 한다. 밥을 먹을 때도 악력기는 꼭 손에서 놓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보다 30분 일찍 나가고, 30분 늦게 나와야 한다.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서 팔굽혀펴기를 100개라도 하고 자야 한다.’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처럼 이게 아니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악착같이 한 거죠. 지금 생각해 보면 반쯤 미쳐 있었고 엄청나게 힘들었지만 1등은 계속 하더라고요.”

“제가 진짜 독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목표를 못 이뤄내면 자신을 달달 볶아요. 몸이 부서질 거 같은데, 제 마음이 쉬지를 못하게 하는 거예요. 밤 11시30분에 1시간 정도 야간 운동을 하는데, 저를 따라 한다고 자정인 12시에 나오는 선수들이 있어요. 숙소로 들어가다가 그 선수가 체육관으로 가는 모습을 보면 울면서 또다시 나가서 운동을 했어요. 몸이 안 움직일 정도로 운동을 많이 했을 때도 ‘너 그냥 갈 거야?’ 하면서 저를 계속 힘들게 해서 안 독해질 수 없었어요. 너무 힘이 드니까 엄마한테 전화해서 울면서 버텼어요. 나중에는 너무 힘들어서 ‘실 하나 잡고 버티자. 버티기만 해보자’ 싶었어요. 그냥 버티자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최 선수의 노력은 컨디션 관리 측면에서 봤을 때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쌓은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최 선수는 근력 강화를 위해 바벨을 무릎까지 들어 올리는 데드리프트에서 230㎏을 기록했다. 90㎏급인 유도 선수가 데드리프트 250㎏을 할 때, 60㎏급 최민호 선수는 자기 몸무게의 3.8배나 되는 230㎏을 든 것이다. 이것은 비슷한 체급의 역도 선수가 드는 무게와 맞먹는다.

이렇게 쌓인 노력은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만들었고, 그 힘과 기술을 바탕으로 베이징 올림픽에서 결승까지 단 7분40초 만에 5연속 한판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 괴력은 그의 말도 안 되는 노력에서 나왔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 모두가 치열하게 노력하지만, 4년의 시간 동안 흘리는 땀방울의 색이 똑같을 순 없을 것이다. 더 많이 흘린 선수의 땀은 금빛이 도는 게 아닐까? 모두가 1년 6개월이라는 군생활을 똑같이 한다. 하지만 모두가 똑같은 땀방울을 흘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당신의 땀은 어떤 색깔인가?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