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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병영의 달인] 2020 최정예전투원 최고령 육군1사단 장정문 상사

이원준 기사입력 2021. 06. 10   16:27 최종수정 2021. 06. 10   16:38

그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신(新)병영의 달인 <3> 2020 최정예전투원 최고령 육군1사단 장정문 상사
 
최고 전사 목표로 5년간 새벽·저녁 시간 체력단련
육군 통틀어 100명도 안 되는 최정예전투원 달성
매일 20~30㎞ 가뿐히 달리고 레그턱 300회 거뜬


육군1사단 포병여단 사자대대에서 행정보급관 임무를 수행 중인 장정문 상사가 K55A1 자주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 상사는 지난해 육군 300워리어 분야 중 하나인 ‘최정예전투원’으로 선발된 전사다. 그가 착용한 황금색 베레모와 가슴 휘장은 고구려 ‘개마무사’를 형상화한 것으로, 육군의 최강·최고 실력자인 300워리어에게 주어진다.

‘신(新)병영의 달인’ 세 번째 주인공은 육군1사단 포병여단 사자대대 장정문(35) 상사다. 장 상사는 지난해 육군을 대표하는 ‘최정예전투원’으로 선발된 3인 중 최고령자다. 30대에게 ‘최고령’이란 수식어는 다소 어색한 것이 사실. 하지만 최정예전투원이 기초체력, 전투사격, 전투기술, 화기·장비 운용, 행군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발되는 인원임을 알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신체적 능력이 절정에 달한 20대 초·중반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만큼 30대 중반의 나이는 상당한 핸디캡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모든 조건을 초월해 최고의 기량을 인정받은 진정한 ‘전사’만이 최정예전투원을 상징하는 황금 배지를 가슴에 달 수 있다. 나이는 30대 중반이지만, 열정과 투지만큼은 20대 장병 못지않은 장 상사를 국방일보가 지난 8일과 9일 이틀 동안 밀착 취재했다.

글=이원준/사진=한재호 기자


장정문 상사가 부대 연병장에서 50㎏에 달하는 훈련용 더미를 둘러메고 전장식 순환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계단 오르기·팔굽혀펴기로 하루 시작

5년 전보다 체력·근력 더 좋아져

장정문 상사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열정남’이다. 그는 계단 오르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철봉 매달려 웅크리기(레그턱) 등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육군 전체를 통틀어 100명도 되지 않는 최정예전투원에 걸맞은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종일 운동하다 보면 20~30㎞ 거리를 가뿐히 달린다. 10번도 하기 어려운 레그턱은 하루 300회씩 거뜬하게 한다.

“매일 새벽과 저녁 체력단련을 하고 있습니다. 체력이 안 되면 최정예전투원 배지를 스스로 뗄 것입니다.” 장 상사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최정예전투원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던 2016년보다 30대 중반인 지금이 더 체력·근력이 좋다고 한다. 육군 최고의 전사가 되겠다는 목표로 지난 5년간 밤낮으로 노력한 결과다. 장 상사는 “저에게 최정예전투원은 에베레스트처럼 느껴졌다.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도 많았다”며 “하지만 항상 옆에서 같이 응원해준 전우들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았고, 그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도 전우와 함께 밤낮으로 운동하며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백재덕상’ 받고 ‘대체불가 부사관’ 선발

병과 업무로도 다수 수상

끊임없이 노력하며 자기계발

장 상사의 수상 이력은 최정예전투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육군본부가 올해 신설한 전쟁영웅 ‘백재덕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사단 ‘대체불가 부사관’에 선발됐다. 병과 업무에도 충실해 포병병과 교리발전상, 야전관리자우수상 등을 수상했고, 2018년도에는 1군단 주관 최정예 300전투원 포술 분야에서 입상했다. 체력단련 하듯이 매사에 열정적으로 노력한 성과다. 장 상사는 “군 생활을 하면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이렇게 수상하는 데에 최정예전투원이 나침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요즘 그는 영어공부(토익)에도 매진하고 있다. 체력적으로는 자신 있지만, 앞으로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데 밑바탕이 될 지식을 키우기 위해서란다. 학창시절 정말 싫어했던 공부지만, 지금은 하루에 꾸준히 1시간씩 영어교재를 학습하고 있다.

장 상사의 이러한 열정은 부대에서 모범이 되고 있다. 박경득(중령) 사자대대장은 “장 상사는 부대 임무와 가정생활, 자기계발 등 모든 분야를 균형 있고 완벽하게 해내는 간부로, 많은 후배가 그를 본받아 성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자수 주임원사는 “최정예전투원인 그의 존재만으로도 부대 장병들에게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K55A1 자주포 정비에 나선 포대원들을 격려하는 장정문 상사.


운동할 땐 상남자 , 업무할 땐 어머니 

포대원 50여 명의 고충 듣고 상담


포대원 돌보는 어머니 같은 행정보급관

장 상사는 임관 이래 지난 12년간 같은 자리에서 사자대대 일원으로 복무해왔다. 부대에서 포반장, 전포사격통제관, 교육지원담당관 등을 거쳤고, 지금은 포대 행정보급관으로 임무 수행 중이다. 운동할 때는 ‘상남자’이지만, 일과시간에는 포대원 50여 명을 돌보는 자상한 ‘어머니’로 변한다. 포대원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상담하는 일이 그의 역할이다.

“예초기(풀을 베는 데 쓰는 기계) 가져와라, 풀 말고 머리 깎자~!” 밀착취재 도중 두발 상태가 불량한 용사를 발견한 장 상사가 이렇게 외쳤다. 말 한마디에 다른 장병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화기애애했다. 그가 포대원들과 평소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대훈 병장은 “행정관님께서 항상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시는 덕분에 포대가 늘 좋은 분위기를 유지한다”며 “포대 전투력을 위해 열심히 솔선수범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장 상사의 최근 관심은 부대 식당 업무이다. 행정보급관으로서 식당 내 마스크 착용·손 씻기 여부와 정량 배식 감독에 애쓰고 있다. 격리 장병 도시락을 매일 확인하는 역할도 한다. 그는 “대대장님과 주임원사님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배식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장 상사는 동료들에 대한 감사함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최정예전투원 준비를 하는 동안 주어진 업무를 하지 못해 동료들이 제 일까지 맡아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점이 항상 미안하고 또 고맙게 생각한다”며 “힘들 때면 옆에서 힘내라고 응원해준 전우들이 있었기에 최정예전투원을 달성하고 또 여러 대회에서 수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정문 상사가 태권도 승단 심사를 앞두고 장병의 품새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다. 그는 대대에서 태권도 지도자·심사관 역할을 맡고 있다.


무릎 부상으로 선수 생활 포기 

부대원 지도하며 새로운 꿈 꾼 다


태권도는 나의 꿈


장 상사에게 ‘태권도’는 그의 시작이자 끝이다. 학창시절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고, 입대 후에도 태권도 심사관으로 활동하며 부대원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태권도 6단, 합기도 5단의 무술 고수다.

장 상사는 “선수 시절 각종 대회에서 우승했고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꿈을 포기해야 했다”며 “꿈이 사라져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육군 부사관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장 상사의 목표 중 하나는 끊임없이 수련해 태권도 9단까지 승단하는 것이다. 이미 군 복무 중 태권도 심판자격증, 사범지도자 자격증 등도 땄다. 그는 “코치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태권도의 길을 걷고 있다”며 “육군 부사관은 나의 인생에서 미래이자 길라잡이 같은 직업이 됐다”고 감사해 했다.


장정문 상사 부부가 딸 하라 양의 손을 잡고 산책하고 있다.


시간 쪼개 딸과 놀아주는 성실한 아빠 

"아내와 딸은 희망이자 삶의 원동력"


최정예전투원은 아내 내조 덕분


장 상사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아내 임주진(39) 씨와 딸 하라(6) 양이다. 임무에 매진하는 동시에 최정예전투원을 준비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아내의 든든한 내조가 있었다. 장 상사는 “가족은 저의 희망이자 삶의 원동력”이라며 “최정예전투원을 준비하며 집에 자주 못 들어가고, 딸과도 많이 못 놀아준 점이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아내는 5년 전 최정예전투원에 도전하려는 남편의 뜻에 반대했다고 한다. 힘든 일이라 몸을 다칠까, 아빠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해질까 걱정해서다. 임씨는 “본인이 허투루 시간을 쓰지 않았고, 행정보급관 일이 바쁜데도 시간 쪼개 새벽 운동하는 모습에 결국 허락했다”며 “남편이 시간이 없는데도 1시간 동안이라도 굵고 짧게 아이와 놀아준다”고 말했다. 덕분에 하라 양은 ‘아빠 껌딱지’가 됐다. 장 상사가 따온 트로피, 상장을 보면서 자기도 대회에 나가겠다고 조른다고 한다.

끝으로 장 상사는 묵묵히 자신을 응원해준 아내를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 “정말 유능하고 아름다운 당신, 처음 만났을 때 얼굴만 보느라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눈이 부셨어. 당신과 만나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잘할게.”


이원준 기자 < wonjun4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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