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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강하게 만드는 ‘소통의 힘’

입력 2021. 06. 09   16:42
업데이트 2021. 06. 0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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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라면 정조처럼』을 읽고



조래윤 상병

육군 52사단

정보통신대대

김준혁 지음/더봄 펴냄
김준혁 지음/더봄 펴냄

다원화된 시대의 리더는 소통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소통을 못 하는 리더에겐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 작가는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을 정조의 일화를 통해 보여준다. 예로 행차가 있다. 행차는 백성들이 볼 수도 없고 세금만 내는 번거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정조는 모두가 행차를 볼 수 있도록 했고 상언, 격쟁을 통해 현장에서 직접 백성들의 고민을 들었다. 백성은 왕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기게 된 것이다. 정조가 집무실에서만 있었다면 현장에서 백성의 소리를 들을 수 없어 고민을 해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는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소통은 사람에게 관심을 두고 사랑해야 할 수 있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소통하기 어렵다. 소통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시대적 기반을 만든 이가 정조다. 왕이지만 여성, 고아 등 당대 사회적 약자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왕이라서, 돌보아야 할 이들이라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을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 리더들은 자신을 믿고 따르는 이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책임을 떠넘긴다. 왕인 정조는 신분이 높은 기득권층이었지만, 낮은 곳에서 약자의 이야기를 들었고 직분을 함부로 이용하지 않았다. 그런 리더가 많지 않기에 정조가 더 대단한 군주라고 여겨지는 이유다.

책에서 특히 기억나는 문장이 있다.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 밝은 달은 하나지만 모든 개천을 골고루 비춘다는 뜻이다. 떠 있는 달이 어느 천은 비추지 않고, 어느 천만 비춰서는 안 된다. 리더는 조직원 모두를 수용하고 이끌어야 한다.

군 내에서 견장을 단 사람만이 리더가 아니다. 조직을 생각하고 더 나은 길로 나아가도록 고민하는 모두가 리더다. 계급과 상관없이 자신이 리더고 모두가 내 가족, 친구라고 생각하면 군은 더 좋은 군으로 거듭난다.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모두가 평등하게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견장을 단 이가 주도권이 있겠지만, 견장은 책임이 있는 대표일 뿐, 조직원 위로 군림하면 안 된다.

관계를 중요시하고 자아성찰하며, 큰 목적을 가지고 정진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리더가 된다. 그 근본은 소통으로부터 온다.

우리 사단은 지휘관이 ‘소통과 공감 시간’을 진행해 지휘관과 병사 간 애로사항을 공유한다. 우리가 할 과업과 계획을 공표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계획을 공유 받은 조직원은 리더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이해하고, 리더의 계획에 쉽게 협력할 수 있다. 정조도 ‘경장대고’라는 개혁 방향을 모두에게 천명하며 백성들과 목표로 나아갔다. 리더는 정명을 제시하여 조직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통과 공감의 시간’처럼 명분을 제시하는 일도 소통의 중요한 요소다.

‘소통과 공감’이 정조의 소통을 따라가는 시발점이다. 모두가 소통할 때, 우리 군은 더욱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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