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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추모의 벽 착공에 가슴 뭉클…한미동맹 강화 앞장”

이원준 기사입력 2021. 06. 08   16:47 최종수정 2021. 06. 08   17:12

호국보훈의 달에 만난 사람 ① 김진호 향군회장

순수 안보단체로 정체성 확립
국군 장병 지원 다양한 활동 펼쳐
한미동맹 강화 기념사업도 매진


후배 국군장병들이 진정한 애국자
청춘을 국토방위 헌신 감사의 마음


‘한국전 전사자’ 이름 새긴 ‘추모의 벽’
역사적인 상징물로 후세에 남을 것

호국보훈의 의미와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김진호 향군회장.  향군 제공
김진호(오른쪽) 향군회장이 지난 2019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국전쟁 참전용사 보은의 밤’ 행사에서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 존 틸럴리 이사장에게 향군 ‘추모의 벽’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향군 제공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기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한국전 참전용사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를 표하면서 한미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1000만 예비역을 대표하는 노장(老將)의 목소리가 지난달 첫 삽을 뜬 ‘추모의 벽’에 대해 설명하는 도중 미세하게 흔들렸다. 71년 전 동방의 작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미 참전용사에 대한 깊은 고마움이 떨리는 육성에 담겨 있었다.

“한미동맹은 6·25전쟁에서 함께 피 흘려 싸운 희생에 바탕을 둔, 국가안보의 기본 축이자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굳건한 혈맹”이라고 강조하는 대목에선 80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강한 힘과 기개가 느껴졌다.

국방일보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다양한 활동을 통해 누구보다 의미 있는 6월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릴레이 인터뷰하고 있다. 첫 순서로 우리 군의 원로인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 김진호 회장을 7일 서울 서초구 집무실에서 만났다. 국내 최대 안보단체인 향군은 국내외 안보 실상을 국민에게 올바로 알리고, 국군 장병이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공공 외교활동·기념사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성금 걷어 美 추모의 벽 건립에 큰 역할

향군은 미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에 들어설 추모의 벽 건립 과정에 큰 힘을 보탰다. 건립 예산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미국 측으로부터 접하자 2018년부터 대대적인 성금 운동을 벌여 6억3000만 원을 모금한 것이다. 김 회장도 사재를 털어 기부에 동참했다. 향군의 성원에 힘입어 추모의 벽은 2022년 완공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추모의 벽 착공식 현장을 직접 찾으며 의미를 더했다.

김 회장은 “2018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으로부터 ‘상황이 매우 절망적’이란 이야기를 듣고 향군이 앞장서 건립 성금을 모으게 됐다”며 “이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우리 정부가 지원에 나서 3년 만에 착공식이 열렸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 존 틸럴리 이사장은 착공식을 마무리한 뒤 김 회장에게 “대한민국 향군이 최고의 후원자이며, 최초이자 최대 기부자 중 하나임을 문 대통령께 강조했다”고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추모의 벽에 한국군의 이름이 새겨지며, 이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미 본토에 외국군의 이름을 새겨 넣는 것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그는 “한미동맹의 상징인 추모의 벽에는 국가의 부름을 받고 달려와 이름도 몰랐던 대한민국을 지키다 전사한 미군 전사자 3만6595명, 그리고 함께 싸우다 전사한 카투사 7174명의 이름이 새겨진다”며 “2022년 7월 27일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프랑스가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처럼 추모의 벽도 역사적인 상징물로 후세에 남게 될 것”이라며 “한미동맹의 상징이 되고 나아가 평화의 기념탑이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10살 때 6·25전쟁 발발 “서울수복 기억 생생”

김 회장은 학군(ROTC) 2기로, 육군11군단장과 2군사령관을 거쳐 28대 합참의장을 역임한 뒤 육군대장으로 예편했다. 특히 1999년 제1차 연평해전 당시 합참의장으로 강력한 한미공조와 확고한 안보태세를 바탕으로 승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풍당당 장군의 기개가 절로 느껴지는 그이지만 6·25 발발 당시에는 10살 소년에 불과했다. 김 회장은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6·25를 맞았는데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며 “우리는 꼼짝없이 서너 달 동안 인민군 치하에서 사상교육을 받는 등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로 ‘서울 수복’을 꼽았다. 김 회장은 “(인민군의) 무자비한 공출, 징집, 폭력 등이 마냥 두렵고 공포스럽기만 했다”면서 “그러던 차 1950년 9월 28일 서울이 수복된 뒤 국군이 태극기를 달고 탱크로 행진할 때 저를 비롯한 우리 온 가족이 나가서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했던 기억이 지금도 머릿속에 생생하다”고 했다.

“한미동맹 강화, 범국민운동 확산 추진”

김 회장은 2017년 8월 제36대 향군회장으로 선출돼 올해 취임 4주년을 앞두고 있다. 재임 기간 정치적 중립, 재정 혁신, 한미동맹 강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군은 이번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현수막 설치 △현충원·호국원 및 지역별 충혼탑 참배 △참전 용사 위문 △충혼탑 및 현충 시설 정화 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임 초부터 향군의 정체성을 ‘안보단체’로 규정하고 과거 정치성향이 짙은 활동에서 벗어나 순수한 안보단체로서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국군의 위상을 높이며,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인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을 전국 조직을 통해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후방 각지에서 국가 안보를 지키고 있는 국군장병에 대한 격려의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자랑스러운 후배 국군장병 여러분이 진정한 대한민국의 애국자”라며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청춘을 신성한 국토방위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군 급식 등 최근 불거진 일련의 문제에 대해서는 “잘못된 부분은 일벌백계로 엄정히 다스려야 한다”고 일갈하며 “그래도 우리 국민의 군대 아니겠나. 일부의 잘못은 확실히 바로잡되 군 전체의 사기가 꺾이는 일이 없도록 격려해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이원준 기자


이원준 기자 < wonjun4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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