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업체 10년간 집중 연구
전 세계 최고 수준 무기 독자 개발
사막 등 다양한 환경 운용 능력 입증
모형 35분의 1 스케일로 출시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자주포 K9

미군으로부터 도입한 M107 자주포를 운용해 오던 우리 육군은 1985년부터 K55 자주포(M107의 한국 생산 모델)를 생산해 약 1000여 대를 배치합니다. 이런 국산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우리 군의 화포 전력은 수적으로도, 기동성에서도 북한보다 열세였다고 합니다.

우리 육군은 이런 양적인 열세를 질적인 우위로 극복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사정거리가 확장된 야포를 배치해 군단 종심 작전에 대한 화력 지원 및 화력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길 원했습니다.

이에 따라 군은 KH179와 K55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자주포 개발에 착수하게 됩니다. 1989년 체계 개념 연구를 시작으로 약 10년간의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1999년부터 K9 자주포가 전력화됩니다.

K9 개발에는 국방과학연구소와 삼성테크윈, 현대위아, 풍산, 한화, LG정밀 등 100여 개의 업체가 참가했습니다. 당대 국방과학기술의 집합체로서, 한국이 세계에 자신 있게 내놓은 제1호 국산 명품 무기인 것이죠. K9 자주포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은 K55A1이 탄생하는 기반이 됩니다.

또한 K9 자주포의 진화형인 K9A1도 2018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합니다.

긴 사거리·빠른 발사 속도 등 강점 많아

K9 자주포는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체계로 평가됩니다. 화력 전투를 위한 긴 사거리, 실시간 신속한 집중 화력 제공을 위한 빠른 발사 속도, 사격 후 신속한 진지 변환 및 차후 임무수행능력 등이 강점입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K9은 급속 발사 시 15초 이내에 포탄 3발을 발사할 수 있고 분당 6~8발을 사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고폭탄의 폭압이나 파편에 대한 생존성도 높다고 알려졌습니다.

K9에는 1000마력의 디젤 엔진과 유기압 현수장치 등이 적용돼 험지 극복 능력이 우수하며 가파른 경사도 거뜬히 올라갈 수 있습니다. 무게가 47톤에 달하지만, 고속으로 주행하다 급정거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에서 고각 등판 능력과 기동력은 중요한 장점이 아닐 수 없죠. K9과 유사한 궤도형 자주포 가운데 40톤대의 중량에 1000마력 엔진을 적용한 경우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인도 수출 경쟁에서 K9이 러시아의 Msta-S를 제치고 선정된 결정적 요인 중 하나죠.

K9 자주포는 나토(NATO) 규격의 155㎜로 제작돼 호환이 가능하고, 사막에서 설원까지 다양한 작전 환경에서 운용 능력이 입증됐습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호평받는 K9이 더 많은 수출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해봅니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명품 자주포 K9 모형은 아카데미과학사에서 35분의 1 스케일로 출시돼 있습니다. 벌써 출시된 지 10년이 넘었네요. 필자는 이번 연재를 계기로 처음 이 키트로 K9 모형을 제작하면서 그 훌륭한 조립성과 디테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명품 자주포의 명성에 딱 맞는 명품 모형 키트라고 감히 평가합니다. 품질이 상당히 만족스러워 앞으로 K9 몇 대를 더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강신금 한국모형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