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국방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움직이는 차륜형 지휘소, 소프트웨어 개발 속도내야

입력 2021. 05. 23   15:40
업데이트 2021. 05. 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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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지휘소(CPOF) 구축
 
천막형 지휘소 대체…지난 1월 공개
지휘통제 능력 확보·화생방 공격 방어
전장 상황 공유 플랫폼 부족은 아쉬워
 
美 육군 운영하는 미래형 지휘소
일정·지도 등 전투 정보 한눈에 파악
 
韓, 네트워크 중심의 기술 접목
현대전에 맞는 디지털 지휘소 구축을

 
우리 군은 과거 천막형 야전지휘소를 운용해 설치와 해체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또 적의 화기를 비롯해 포탄과 화생방 위협으로부터 방호가 안돼 생존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계속됐다. 전장 환경 변화에 맞게 기동화된 전투부대를 네트워크 작전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지휘통제하기 위해 전투지휘체계를 탑재한 이동형지휘소 차량의 필요성도 대두됐다. 이에 2017년부터 현대로템 주관으로 연구개발에 착수해 2021년 1월 군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차륜형 지휘소 차량’이 개발됐다.

개발된 차륜형 지휘소 차량은 기존의 천막형 지휘소를 대체하고 기동 중에도 전투지휘가 가능한 차량이다. 특히 적의 화생방 공격 시 차량 내부 압력을 대기압보다 높게 유지하고 오염된 외부 공기 유입을 막아주는 장치를 설치해 생존성을 보장했다. 군은 이번 개발로 기동하면서 지휘통제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며 지휘통제 능력이 한 단계 향상됐다.

지휘소 위치를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 구비는 잘된 점이다. 그러나 전장 가시화를 통해 전장 상황을 신속하게 판단·결심한 지휘관의 작전계획을 분산된 예하 부대에 적시에 하달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부족하다. 국방 트랜스포메이션 차원에서 차륜형 지휘소에 소프트웨어 플랫폼 날개를 달아 미래형 지휘소(CPOF·Command Post Of the Future) 구축을 제안해 보자.

컬러선로를 중심으로 보여지는 미군 지휘소의 디스플레이.  필자 제공
컬러선로를 중심으로 보여지는 미군 지휘소의 디스플레이. 필자 제공

미군의 미래형 지휘소(CPOF)

미 육군도 우리 군과 똑같은 고민을 겪으면서 2006년에 미래형 지휘소(CPOF) 프로젝트를 계획하여 제너럴 다이내믹(General Dynamics)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CPOF를 사용하면 계획·일정·메모·브리핑 및 기타 전투 관련 정보를 구성해 전투원 간에 공유할 수 있다. 즉 모든 지도, 차트 및 중요 자원과 이벤트를 가시화할 수 있어 전장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구체적인 작전명령 계획을 분산된 우군 부대들과 공통상황도에서 신속하게 상황인식을 공유하며 작전을 수행한다. 일상적인 작업은 자동 업무처리돼 전장 상황인식을 항시 최신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CPOF는 중요한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단일 통합환경에서 시각화, 정보 분석 및 협업을 제공한다.

CPOF 운영자는 상황을 공유하는 공동 작업공간을 통해 전장의 맥락에서 아군 및 적군 데이터를 보면서 피아 위치와 지형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실시간 들어오는 데이터 및 분석 프로세스의 자동화를 통해 적과 우군 상황을 한눈에 보면서 실시간 전투지휘에 사용되는 각종 응용프로그램과 협업할 수 있다.

아울러 CPOF는 가상 지휘소를 확장함으로써 여러 곳에 분산된 자원에 대한 분석·임무 계획을 도와 부대 이동과 관련된 위험과 사고를 줄인다. CPOF의 소프트웨어 기능에서 필요한 파일·정보들을 합하거나 이동시킬 때는 마우스로 드래그 앤드 드롭만 하면 모든 것이 처리되도록 개발되어 있다. 파워포인트 브리핑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전투원은 자신의 선호도에 맞게 작업공간을 구성하여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휘관이 가장 관심 있는 정보가 기상이라면 기상 정보를 좌측 상단에 위치시켜 쉽게 볼 수 있도록 하고 화면 배치를 최적화하여 신속하게 전장 상황을 파악·결심하도록 해준다. 육군 C4I 체계 및 전투근무지원시스템과 상호 운용되며 전술적 그래픽 및 기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통신망을 사용한다.

소형 차량에 설치된 전술지휘소.  필자 제공
소형 차량에 설치된 전술지휘소. 필자 제공

험비차량에 설치된 지휘소(여단급의 표준). 필자 제공
험비차량에 설치된 지휘소(여단급의 표준). 필자 제공

최첨단 기술 및 네트워크 중심 지휘소

현대 전장은 물리적인 적의 공격은 물론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전자적 기능에 대한 공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특히 작전을 구상하고 명령을 하달하는 지휘소는 사이버공간 및 전자적 스펙트럼과 같은 공격작전에 대한 방어능력을 필히 구비해야 한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운용되는 디지털 지휘소는 과거 아세테이트 지도에서 지휘관을 해방시켰으나 적 전자기공격에 모든 시스템이 일시에 무력화된다. 따라서 지휘관은 전자기공격과 같은 새로운 전장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 습득에 노력해야 한다.

디지털 지휘소는 이미 사회에서 유통되고 있는 첨단기술 중 인간 친화적인 서비스로 개발 사용되며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음성명령이다. ‘Open the COP(공통상황도)’ ‘Move map to my location’ 등을 사용해 복잡한 지휘소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디지털 지휘소는 휴대용 장치 및 와이파이를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전통적인 사무실 형태 지휘소에서 벗어나 어디에서나 효과적으로 명령할 수 있도록 다양한 크기와 용도에 맞는 형태로 개발되어야 한다.

우리 군이 개발한 차륜형 지휘소는 기준 모델이라 할 수 있지만, 전술지휘소 운영을 위해서는 조금 더 작고 기동성 있는 차륜형 지휘소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기동하면서도 C4ISR(Command, Control, Communications, Computers, Intelligence, Surveillance and Reconnaissance)을 사용할 수 있도록 통신망을 설치하는 것이다.

HF, VHF, UHF, 위성통신 등 다양한 통신망이 구성되면 지휘관은 지휘소에 머무르는 대신 전투와 동시에 지휘할 수 있는 기동성을 갖는다. 랩톱 및 다양한 컴퓨터 장치를 사용하여 걸어서 차량으로 이동하면서도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가 된다면 서비스를 지원하는 서버의 역할도 중요하다. 기존 서버를 이동하여 설치하는 데 30~60분이 소요되는 것은 작전 수행에 결정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군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5분 이내 서버 가동이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지휘소로서 모든 환경이 구비되었더라도 신속한 지휘결심을 하기 위해서는 교리적으로 지휘관·참모의 지휘결심 절차와 지휘소 조직 및 운영에 대한 교리가 정립되어야 한다. 미군은 2017년 3월 지휘소 조직과 운영이라는 교범 ATP6-0.5를 발간하여 지휘소 운영과 관련된 개념을 정립시켰다. 우리 역시 이것을 참조하여 한국군 여건에 적합한 교리를 정립해야 한다.


디지털 미래형 지휘소 구축하자


감시정찰 자산이 풍부한 미래전에서 지휘소가 한 곳에 30분 이상 정지하고 있는 것은 죽음이라고 한다. 이런 이유로 지휘관에게는 어디에서든지 전장 상황을 파악하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기동지휘소가 필요하다. 이제 차륜형 지휘소가 개발되었으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차원에서 최첨단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중심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술을 접목하여 디지털 미래형 지휘소 구축을 시작해 보자.


필자 김관호(육사35기)는 육군 대령으로 전역했다. 육군 전술 C4I평가팀장,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C4I팀장을 역임했다. 현재 육군협회 사이버센터장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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