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기고

[양은숙 기고] 디지털 성폭력 예방, 카운트다운 시작됐다

기사입력 2021. 05. 14   15:50 최종수정 2021. 05. 14   16:15

양은숙 폭력예방통합교육 전문강사·예비역 육군중령

코로나19로 인해 삶의 변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교육과 경제· 문화, 모든 영역에서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스마트폰·컴퓨터·인터넷은 우리의 생존 도구가 됐다. 확대된 디지털 세상에서 안전하고 평등하게 함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성폭력은 불법촬영 등 범죄행위, 사이버 공간에서 타인의 성적 자율권과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포괄한다. 원치 않는 성적 이미지나 영상 링크, 게임이나 SNS 단체대화방 내 성희롱은 모두 디지털 성폭력이다.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 이미지 훼손은 그 사람의 인격과 평판을 침해하는 폭력이다.

‘2020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4973건의 피해 지원 중 여성이 81.4%, 남성이 18.6%였다. 10대 여성의 피해가 가장 많았다. 온라인 그루밍을 통한 청소년 성착취가 심각하다. 변이를 거듭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기술이 발달할수록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 다양해지고 있다. 일상을 파고드는 디지털 성폭력의 피해로부터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협이 커지던 2020년 3월, N번방 사건으로 대표되는 텔레그램 성착취는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처벌을 강화하는 법 개정이 이뤄졌다. 성산업폭력의 최종 행태인 소비에 대한 처벌 조항도 신설됐다.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14조에 따르면 불법 촬영물, 복제물을 소지, 구입, 저장, 시청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2021년 현재, 우리는 어떤 성찰과 사회적 반성을 해야 할까? 디지털 성범죄는 운 나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으로 연결된 사회구조적이며 문화적인 문제다. 최종적으로 ‘소비’라는 행위를 통해 폭력이 성립된다. 유포된 영상을 아무도 소비하지 않는다면 실제 피해의 타격은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계속 다운로드한다면 수많은 누군가는 불법 촬영을 당한다. 그 피해자는 나도 될 수 있고, 가까운 전우와 가족이 될 수도 있다. 우리 모두의 ‘안전할 권리’가 위협받게 된다. ‘몰카’나 ‘야동’이 아닌 ‘불법촬영’과 ‘피해 촬영물’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해자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연대해야 한다. 의심되는 영상을 신고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일상의 실천으로 디지털 성범죄의 산업구조를 해체하고 문화를 개선하면, 건강한 디지털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우리 군에서는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N4S 운동(N0 Shoot, N0 See, N0 Send, N0 Save)’을 펼치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우리 삶의 안전을 위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에 대한 의견 개 있습니다. 로그인 후에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