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노
가족지원정책 시행체계 추진하고 리더십 강화…일-가정 양립 지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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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KA-FMWR’ 정착 목표
육군은 ‘The 강한·좋은 육군 문화 정착’ 계획의 하나로 ‘행복한 육군 가족 만들기’와 ‘전역 장병 친(親)육군화’를 병행 추진하고 있다.
군 가족의 복지는 우수 인력 획득·유지, 준비태세 확립과 직결되는 등 군 전투력 강화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육군은 군인 가족이 자부심과 행복감을 체감할 수 있도록 ‘육군 가족지원정책(KA-FMWR) 시행체계’를 2025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행복한 육군 가족 만들기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 다양한 과제를 시행하고 있다.
KA-FMWR은 미군의 ‘군 가족지원정책 시행체계(FMWR·Family, Welfare and Recreation)’를 벤치마킹해 한국군 실정에 맞게 적용한 것이다. 군과 가족의 관계는 별개의 구성체가 아닌 하나의 공동체다. 따라서 군 정책과 서비스에는 군 가족이 포함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 육군의 군 가족 복지에 대한 논의는 태동기 수준이다. 법적 근거가 미비하고, 전담 부서가 부재해 체계적인 지원이 제한된다. 특히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산 확보가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군 가족을 위한 별도의 예산 확보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육군은 단계별 추진 계획을 세웠다. 올해는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위한 문화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2022~2024년에는 군 가족 지원 전담 조직 신편과 예산 확보, 군 가족 지원을 위한 법령 개정 등 기반 체계를 구축한 뒤 2025년 KA-FMWR을 정착시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기반체계 구축, 주거 여건 보장, 보육·교육 지원, 일-가정 양립 지원, 여가활동 지원, 포상·격려 6개 분야로 나눠 20개 과제를 체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올해는 △자랑스러운 육군 가족상 선발 △통합 복지 포털 구축 △군 가족 전자신분증 제작 △군 숙소 깨끗한 수돗물 공급 △제로페이 기반의 결제 앱(App) 개발 △다자녀 출산 축하·격려 등 6개 과제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예정이다.
군 복무 자긍심 ↑, 전역 장병 친육군화 추진
육군은 군 가족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형태의 주거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관사는 양질의 민간주택을 활용하는 전·월세 대부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자녀 교육과 생활여건 보장을 위해 이사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전·월세 대부 지역 제한을 해제하고, 대부 지원금을 현실화해 개인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실제 이사 비용보다 이사비가 적게 지급되는 것도 개선해 올해부터는 실비의 95% 수준으로 향상했다. 다자녀(3인 이상) 세대에 대해서는 이사 비용의 10%를 추가 지급한다.
육군은 일-가정 양립 지원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행복한 근무 문화 조성 및 가족과 함께하는 여가 선용 확대 차원에서 월 1회 시행하던 ‘저녁이 있는 날’을 지난 2월부터 월 2회로 늘렸다. 자녀 돌봄 휴가는 연간 2일에서 10일까지 부여하기로 했다. 군 자녀 교육 콘텐츠 제공 및 장학금 지원, 군 가족 문화 활동 지원 등에도 가용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육군은 간부들의 리더십 수준 향상과 병영문화 개선에 구슬땀을 흘렸으나 예비역과 의무복무자(단기 복무 간부, 병사)들의 신뢰도는 높지 않은 수준이다.
육군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의무복무자 존중의 문화 조성과 보상·복지 향상, 예비역과의 소통시스템 개선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의무복무자와 예비역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병영시설·복지제도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존중의 병영문화 조성과 간부들의 리더십 향상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따라서 간부 리더십 강화 교육을 확대하고, 리더십 진단 결과를 진급 및 각종 선발 때 반영하기로 했다.
군 복무가 사회와 단절된 ‘낭비의 시간’이라는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병사 정원의 70%까지 지원하는 자기개발 비용(10만 원)을 2022년까지 100%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61개 대학이 참여하는 대학 원격강좌는 전 대학으로, 중·장기 복무자 위주의 취업역량 강화·지원은 단기 복무자와 병사까지 넓혀 나가기로 했다. 간부들의 휘장처럼 병사에게 배지를 부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취·창업 지원 확대, 전역식을 명예로운 행사로 시행하는 방안, 학창 시절 졸업 앨범과 같은 전역기념 앨범 지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고 발생을 이유로 연간 2700여 명에 달하는 병사가 상병으로 전역한다. 예비군훈련에 성실하게 참여할 경우 병장으로 진급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전역 장병과의 소통을 위해 현재 16개 부대만 결성돼 활동 중인 전우회를 장성급 부대 단위로 확대한다. 군 복무의 자긍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역 장병의 부대 방문 행사도 늘리기로 했다. 글=윤병노 기자
●인터뷰- 강인규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간부 솔선 독려해 추진동력 확보군 가족 자부심·행복 위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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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은 매년 병영문화 혁신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강인규(소장)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은 ‘이번은 다르다’고 말했다. 예년과 달리 실천 대상과 지표를 전 장병으로 도출하지 않고, 리딩 그룹(간부)의 솔선수범에 따른 ‘물결 파문’ 효과를 노렸다는 것.
“조직 문화의 변화를 계속 추구하지 않는다면 구르지 않는 돌에 이끼가 끼는 것처럼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번 육군 문화 혁신은 리더·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품성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군사 전문성을 특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육군 핵심 가치에 미포함된 군 기강과 복지 등의 가치를 포함해 사람 중심의 문화로 재설계하며, 하나 된 육군을 지향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육군은 병영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 왔다. 사람을 핵심으로 하는 ‘The 강한·좋은 육군 문화 정착’도 이 같은 노력의 산물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인간 중심의 병영문화를 강조하는 흐름이 엄정한 군 기강과 강한 훈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강 부장은 이에 대해 ‘절대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의 첨단화·고도화에도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육군에게 사람은 전투 플랫폼이자 최고의 자산입니다. 예전처럼 틀에 박힌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도록 통제해 통일된 구성원을 양산하면 미래전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엄정한 군 기강과 강한 훈련은 내적 자세로부터 나와야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군기 든 척을 하지만 통제관이 없어지면 곧 기강이 무너지고, 겉으로는 강한 훈련을 하는 것 같지만 보이는 곳에서만 잠깐 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육군은 오는 22일 ‘The 강한·좋은 육군 문화 정착 선포식’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시발점으로 간부들의 솔선을 독려해 강력한 추진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혁신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습니다. 리딩 그룹의 솔선과 모든 구성원의 지혜가 통합돼야 합니다. 현존 세계 최강이라는 미 육군도 혁신에 25년이 걸렸고, 그 노력은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당장은 불편하고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혁신에 성공해야만 강한 군대가 되고,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육군은 ‘The 강한·좋은 육군 문화’를 정착시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함으로써 구성원에게는 자긍심을, 국민에게는 신뢰를, 적에게는 두려움을 주는 육군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매년 20만 명의 장병이 군에서 사회로 진출한다. 육군은 장병들이 군 복무를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존중의 문화를 조성하고, 국가에 봉사한 희생을 잊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선봉에 설 방침이다.
“장병과 군무원, 가족들이 100% 만족할 수준의 복지가 실현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행복한 육군 가족 만들기에 첫발을 뗀 것은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육군은 군 가족이 자부심과 행복감을 체감할 수 있도록 KA-FMWR을 조기에 정착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윤병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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