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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특수전학교] 공포 이기고 거침없이 입수 “최종 목표는 컴뱃 다이버”

김상윤 기사입력 2021. 03. 29   16:55 최종수정 2021. 03. 29   17:15

육군특수전학교 스쿠버 교육훈련

수심 10미터 바둑알 집어오기
40여 미터 거리 은밀한 잠영

훈련장 거친 숨소리, 특전요원의 물 만난 열정이었다


기초 스쿠버 교육에 참가한 교육생들이 육군특수전학교 수중훈련장에서 물안경과 오리발만 착용하고 수심 10m 바닥에 놓인 바둑알을 집어 오는 표면 잠수 평가를 받고 있다.

군 내 최대 규모의 실내 수중훈련장에서 검은베레의 강도 높은 특수작전 교육훈련이 펼쳐지고 있다. 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 특수전학교는 지난 22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총 3주에 걸쳐 ‘기초 스쿠버(SCUBA·Self-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 교육을 진행 중이다. 지상은 물론 수중에서도 전천후 특수작전을 완수하는 최정예 특전요원을 양성하는 첫 과정이다. 기초잠수 기술 평가, 수중 장애물 극복 등 험난한 10여 개 과제를 모두 통과한 자만이 스쿠버 마크를 달 수 있다. 훈련 현장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국방일보 취재진이 직접 수심 10m 아래까지 잠수해 특수장비로 수중촬영을 진행했다.

교육생들이 수압으로 인한 귀 압착현상 예방을 위해 압력 평형법을 숙달하고 있다.

육군특수전사령부 특수전학교 ‘스쿠버 전문 훈련장’. 군 내 최대 규모인 가로·세로 50·25m에 수심 10m의 실내 수중훈련장을 갖춘 이곳에서 ‘기초 스쿠버 교육’에 참가한 교육생들의 기초잠수 기술 능력 평가가 시작됐다. 평가받는 교육생은 28명. 최초 정원은 40명이었지만, 1.8㎞ 맨몸수영, 3.6㎞ 오리발수영 등 입교 전 자격평가와 초반 교육 과정에서 12명이 퇴교 처리됐다.

“수중 특수작전은 생명이 걸린 고난도 임무입니다. 아무리 투지가 넘쳐도 생존 능력과 잠수 기술이 부족한 교육생은 절대 합격시켜 줄 수 없어요. 매 기수 퇴교자가 다수 나옵니다. 교육생 절반이 퇴교한 기수도 있었죠. 제 기억에 전원 수료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현장을 안내한 특수교육처 송대현(소령) 해상과장의 설명이다.


교육생이 수중에서 잠영으로 45m를 이동하고 있다.

육군특수전사령부
내달 9일까지 기초잠수 기술 평가
표면 잠수·수중 매기법·잠영 실시
“전우와 함께 두려움 이겨내며 완수”
 

기초잠수 첫 번째 과제는 ‘표면 잠수’. 공기통 없이 물안경과 오리발만 착용하고 수심 10m까지 잠수하는 기술이다. 적에게 발각되지 않고 은밀하게 수중 특수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기본기라 할 수 있다. 수중훈련장에 다가가 아래를 슬쩍 내려다봤다. 실제 10m 수심이 주는 깊이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투명한 물속이 마치 까마득한 절벽처럼 느껴졌다. 엄습하는 공포심을 간신히 억누르며 바닥을 살폈다. 맨홀 장애물, 바닥 그물 장애물 등 다양한 수중 장애물 사이로 흐릿하게 하얀 점들이 흩뿌려진 모습이 보였다. 이번 평가의 합·불을 가르는 운명의 흰색 바둑알이었다.

“자, 입수!” 교관의 힘찬 외침과 함께 잠수한 교육생들이 숨을 참은 상태로 오리발을 휘저으며 점점 더 깊은 물속으로 향했다. 이윽고 밑바닥까지 도달한 교육생들이 작은 바둑알 중 1개를 손으로 집더니 재빠르게 상승했다.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교관에게 바둑알을 내밀어 보이는 교육생들의 거친 숨소리가 훈련장에 메아리치듯 울렸다. 결과는 전원 합격이었다.

다음으로 ‘수중 매기법’ 평가가 이어졌다. 수중훈련장 바닥의 구조물에 로프를 결속하고 조이는 3단계 매기에 성공해야 했다. 실전에서는 특전요원들의 장비가 조류에 쓸려나가거나 적에게 식별되지 않도록 은닉하는 데 필수적인 능력이다. 물속에서 무언가를 단단히 묶는 작업은 상당히 어려워 보였다. 게다가 수중에서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표면 잠수보다 길었다. 특히 몇몇 교육생은 로프 매기 도중 뭔가 잘되지 않은 듯 당황하기도 했다.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다행히 교육생 전원이 무사히 수중 매기에 성공했다.


기초잠수 기술 평가를 마친 교육생들이 수중 군가 제창으로 일과를 마무리하고 있다.  

수중 매기법 평가를 마치고 기진맥진한 듯 쓰러진 교육생들을 기다리는 것은 마지막 3번째 평가인 ‘잠영’이었다. 잠영은 적의 사격이나 감시망 등을 회피하기 위해 잠수한 뒤 수중에서 목표지점까지 은밀하게 기동하는 데 쓰이는 기술이다. 잠수 상태로 단 한 번의 호흡 없이 40여 미터 거리를 잠영으로 전진해야 합격이었다. 기초잠수 기술 중 가장 오래 숨을 참아야 하는 평가다. 잠영 중 한 번이라도 신체 일부가 물 밖에 노출되면 탈락이다. 교육생들의 얼굴에서 비장한 각오가 느껴졌다.

“준비, 출발!” 교관의 통제에 따라 숨을 최대한 들이마신 교육생들이 잠수한 뒤 잠영에 돌입했다.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팔을 모아 곧게 뻗거나 허리에 일자로 팔을 붙이고 다리만 움직이며 목표지점까지 직진했다. 그 모습이 어뢰가 물살을 헤치고 나가는 듯했다. 교육생들이 40여 미터를 잠영으로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은 35~45초 정도. 도착 지점에서는 교관이 대기하다 교육생이 도착한 즉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시 산소소생기를 입에 물렸다.

“헉헉” 가쁜 숨을 내쉬며 고통스러워하는 교육생들의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 정도였지만, 송 해상과장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교육생들이 기초 스쿠버 교육을 수료하고 마주할 실제 바다는 이런 실내 훈련장보다 더욱 가혹합니다. 물은 차갑고, 파도는 거세죠. 기초 교육 때부터 반복 숙달훈련과 엄격한 평가를 통해 최정예 특전요원의 자질과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는 이유입니다.”


수중 매기법 평가를 받는 교육생의 모습. 

이날 기초잠수 평가에서 전원 생존한 교육생들은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기쁨을 나눴다. 그러나 앞으로 더욱 만만치 않은 장애물이 이들을 기다린다. 교육 2주차에는 공기통과 호흡기를 활용한 잠수기술, 수중에서의 장비 착용 및 해체, 수중응급처치, 수중장애물 극복 등 다양한 훈련과 평가가 진행된다. 마지막 3주차에는 훈련장의 조명을 끄고 한 줄기 빛도 없는 깜깜한 야간 수중환경을 조성한 가운데 종합 평가를 받는다. 이 모든 평가에서 단 하나라도 불합격하면 바로 퇴교 심의 대상자가 된다.

매년 4개 기수로 운영되는 기초 스쿠버 교육을 끝까지 수료한 특전요원은 1년에 딱 한 번만 열리는 ‘해상척후조’ 입교 자격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실내 수중훈련장에서 충분히 기술을 숙달한 요원에게 실제 바다에 도전할 자격을 주는 것이다. 해상척후조 과정은 매일 아침 5㎞ 해안 뜀걸음, 장거리 수영, 해난 극복, 수중 방향유지, 탐색구조 등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강한 훈련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이 모든 과정을 마치고 ‘컴뱃 다이버(Combat Diver)’ 마크를 어깨에 다는 특전요원은 매년 수십 명뿐이다.

최종 컴뱃 다이버를 목표로 기초 스쿠버 교육에 도전한 교육생들의 각오도 남달랐다. 이번 기수의 유일한 장교 교육생인 김효진 중위는 수영 특기자다. 학창 시절 내내 수영선수였던 김 중위에게도 이번 훈련은 만만치 않다. 김 중위는 “민간의 수영과 특수작전의 수중임무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3주 동안 모든 평가에 최선을 다해 반드시 스쿠버 마크를 달고 미래에는 해상교관이 되는 것이 군인으로서의 꿈”이라고 밝혔다.


수중 매기법 평가를 받는 교육생의 모습. 

기초 스쿠버 교육에 참가하기 전까지 수영 경험이 거의 없었던 양대원 중사는 ‘안 되면 되게 하라’는 특전정신을 발휘해 현재까지 모든 평가에서 가까스로 합격을 받았다. 양 중사는 “처음엔 물에 대한 공포 때문에 수중훈련장 쪽으로 걸어올 때마다 심장이 마구 쿵쾅거릴 정도였다”며 “전우들의 격려 속에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저 최선을 다해 나의 한계에 도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송 해상과장은 “특전요원은 하늘과 땅, 산과 바다 어디서든 임무를 완수해야 하고 특히 해상침투, 수중탐색, 수중장애물 제거 등 수중에서의 특수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수영과 잠수 기술이 필수적”이라며 “매 순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전방위 위협에 대응하는 세계 최정예 대체불가 특전요원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글=김상윤/사진=한재호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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