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해군군수사 정비창 ‘스마트 군수 혁신’

노성수

입력 2021. 03. 08   17:11
업데이트 2021. 03. 0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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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빅데이터·3D프린터로 선제적 대응… 4차 산업 기술 무장 ‘정비 혁명’ 구현

청해부대 최영함 맞춤형 원격 지원
단종·노후 부속 3D프린터로 만들어
지난해에만 154종 1112건 제작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도
 
청해부대 원격정비지원
지난해까지 총 1081회
 
3D 프린터로 부품 제작 지원
지난해 154종 1112건


해군군수사령부 정비창 안전점검관들이 진해군항 내 2건선거에 입고된 전남함 수리 현장에서 초음파 장비를 이용해 함정 두께를 측정하고 있다.
해군군수사령부 정비창 안전점검관들이 진해군항 내 2건선거에 입고된 전남함 수리 현장에서 초음파 장비를 이용해 함정 두께를 측정하고 있다.
정비창 고속직장 정비요원들이 다관절리프트를 이용한 함정 엔진 정비를 위해 실린더 헤드를 분해하고 있다.
정비창 고속직장 정비요원들이 다관절리프트를 이용한 함정 엔진 정비를 위해 실린더 헤드를 분해하고 있다.
정비창 원격정비지원센터 원격정비지원팀 팀원들이 원격정비지원체계를 통해 청해부대 최영함 정비를 지원하고 있다.
정비창 원격정비지원센터 원격정비지원팀 팀원들이 원격정비지원체계를 통해 청해부대 최영함 정비를 지원하고 있다.

해군이 4차 산업혁명 첨단기술 기반의 ‘스마트 네이비’를 추진하는 가운데 함정 정비 분야도 진화하고 있다. 최근 도입되는 해군 함정은 최첨단의 장비를 보유해 정비 환경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이에 해군군수사령부 정비창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함정 전투임무 수행 보장을 위한 완벽한 정비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함정 정비기술을 선도하는 정비창의 스마트 군수 혁신 현장을 소개한다. 글=노성수/사진=한재호 기자


“청해부대 최영함입니다. 잘 들리십니까?”

“이역만리 해역에서 고생이 많으십니다. 임무 수행 중에 어려움은 없으신지요?”

지난달 23일 해군군수사 정비창 원격정비 지원센터 대형 모니터 화면에 최영함 전자전 담당 박상욱 상사·김동현 중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해상에서 작전을 전개 중인 함정을 위성통신망으로 연결해 정비를 지원하는 정비창의 원격정비 지원체계가 가동된 것. 원격정비 지원팀 심영진·오영성 주무관은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 함정에 화상으로 정비를 지원하거나 원격으로 함정 정비용 노트북에 접속해 주 1회 장비 상태 진단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처럼 원격정비 지원체계를 활용하면 작전 중인 함정이 자체적으로 정비할 수 없는 고장이 생기더라도 귀항하지 않아도 일정 부분 수리가 가능하다. 그야말로 바다에서 장기간 작전을 전개하는 해군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인 셈이다.

정비창은 지난 2013년부터 원격정비 지원체계를 시범 구축한 이래 하루에 평균 3~4회씩 이 체계를 활용해 함정에 장비 상태 진단을 해주고 있다. 청해부대 원격정비 지원은 지난 2017년 4월부터 시작했으며 지난해까지 해군 함정에 정비 지원을 총 1081회 실시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전담 조직인 원격정비 지원팀도 신설했다.

이날 심·오 주무관은 먼저 열교환장치에 대한 이상 유무를 확인했다. 동시에 냉각수 교체 주기가 도래하지 않았는지 점검했다.

그러자 최영함 담당자들은 “냉각수 교체는 출항 전에 이미 마쳐 아직 교체 주기가 되지 않았다”며 “정비창에서 워낙 꼼꼼하게 정비를 해준 덕분에 파병 임무 수행 중 장비 상태가 최상”이라고 함정 상황을 보고했다. 이어 “완벽한 점검과 조언에 항상 감사드린다”며 “특이사항이 없는지 면밀히 검토해 작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겠다”고 말한 뒤 점검을 마쳤다.

정비창은 이와 같은 원격정비 지원체계를 오는 2026년까지 개선을 추진하고, 3개 팀으로 조직을 확대하는 한편 상태기반정비센터를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정비창의 군수 혁신은 공정관리 체계 확립에서도 돋보였다. 정비창은 지난해 3월부터 공정관리체계 확립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운영해왔다. 창정비 함정 증가에 대비해 정비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모든 공정을 시각화한 것이다. 계획된 정비 임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적합한 인력을 배치·운영하는 한편 공정별 작업 일정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개설된 공무처 고객지원실 내 ‘공정 비주얼 플래닝 룸’을 찾으니 벽면에 부착된 10개의 대형 화면이 기자를 압도했다. 이 화면을 통해 정비 관계자들은 실시간으로 함정 수리 진행 현황을 확인했다. 또한 모든 공정을 대·중·소로 구분하고, 정확한 정비 소요 판단을 위해 체크리스트도 다듬었다.

다음으로는 3D 기술을 활용한 정비 혁신을 이루고 있는 설계과 내 3D 스캐너실을 찾았다. 정비창은 정비기술 능력 확보를 위해 관련 규정과 지침을 개정하고, 정비기술 개발 대상을 목록화해 관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말 3D 프린터를 도입해 이를 활용한 부품 제작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요원들은 3D 스캐너를 이용해 부품의 치수를 정확히 잰 뒤 이를 3D 프린터로 가져와 부품을 군직 제작하고 있었다. 해군 함정의 수리 부속은 다품종 소량으로 운용된다. 만약 부속이 단종 또는 노후된 경우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도입된 비금속 3D 프린터로 이와 같은 고민이 해결됐다.

강기호 설계과장은 “지난해에만 3D 프린터를 활용한 부품 제작 지원이 총 154종 1112건이 이뤄졌다”며 “지난해 12월 3D 프린팅 활용 정비 업무 발전 계획 수립에 이어 올해는 3D 프린팅 거점 센터 신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정비창의 정비 지원은 ‘고장 나면 고치는’ 반응 방식에서 ‘미리 고장 날 만한 곳을 손본다’는 주도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비창은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종합·분석해 장비 이상을 조기 진단하는 상태기반정비를 기반해 누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장비 상태를 감지·분석하는 선제적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16년 신형 함정의 엔진과 추진기 등에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통합상태평가체계를 통해 장비 고장 및 수리부속 수요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다. 정밀측정시험소에서는 이처럼 함정 장비를 분해하지 않고도 소음과 진동을 측정하고, 이에 대한 자료를 분석해 정상치를 벗어난 항목들을 면밀히 식별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안전점검관들은 진해군항 내 2건선거에 입고된 해군3함대 소속 전남함 수리 현장을 찾아 초음파 장비를 이용해 함정 두께를 측정했다. 함정은 장기간 바다에서 출동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자연히 두께가 얇아지고, 파공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전투력과 직결되기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종전에는 사람이 직접 수동 타봉을 이용해 직접 함정을 두드려 두께를 측정하다 보니 점검관의 역량에 따라 감지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함정 두께를 측정할 수 있는 초음파 장비가 도입돼 이제는 계량화된 장비를 통해 수치를 측정해 함 승조원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비창은 각 공장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시스템 제어가 가능하도록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도 힘을 쏟는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기존 공장에 함정 정비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하는 공정관리시스템, 스마트센서와 연계한 통합관제시스템, 설비보전이 가능한 안전보건관리 시스템의 추가 도입을 추진한다. 이처럼 신속한 대응력을 갖춘 현장 밀착형 스마트 정비창 구축은 앞으로도 해군 전투력 유지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뷰-  정비창장 박치욱

“기술경영이 기본 철학…논스톱 정비지원태세 완비하겠습니다”


“함정 정비기술을 선도하는 스마트한 정비창 구현에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지난달 23일 진해기지 내 정비창 접견실에서 만난 박치욱(예비역 준장) 정비창장은 함정 승조원들로부터 신뢰받기 위해서는 기술 역량이 제때 발휘돼야 하고, 이는 곧 좋은 품질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창장은 “제 기본 철학이 기술경영”이라며 “함정 수리는 기술 없이는 아무 성과를 낼 수 없다. 이를 위해 기술력으로 단단하게 무장된 직원들을 양성하고, 3D 기반의 다양한 장비를 정비 현장에 구축해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46년 진해기지 내 조함창으로 시작된 정비창은 지난달 27일 창설 75주년을 맞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해군 함정 정비 임무 수행으로 전투력 유지에 기여하기 위해 완벽한 정비 지원과 군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박 창장은 “준비가 잘되면 정비 지원도 빠르고 효과적으로 가능하다”며 “제대로 된 데이터를 구축해 정비 수요 예측에 역량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정 정비는 변화가 많고 예측하기 어려워 반응성이 좋아야 한다”며 “공정관리 체계 구축을 통한 스마트 팩토리 추진으로 선진화된 정비 지원 시스템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비창을 함정의 병원’이라고 표현했다. 환자가 심리적·육체적으로 불편할 때 병원을 찾듯, 정비창을 찾는 함정도 마찬가지라는 것.

“우리 몸은 99곳을 고쳐도 단 1개 상처에 고통을 느낍니다. 함정도 마찬가지지요. 치료를 마친 환자가 건강한 모습으로 일상으로 복귀하듯 정비창의 손을 거친 우리 함정들이 진해 군항을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완벽한 기술력과 사명감으로 논스톱 정비 지원태세를 완비하겠습니다.”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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