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최신 군사학 연구동향

지휘 단계 간소화·평면화 통해 작전 효율성 높여

입력 2021. 03. 05   16:13
업데이트 2021. 03. 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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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사단·연대 폐지, ‘집단군(군단)-여단-대대’로 개편


합성여단이 기동작전 기본단위
전차·네트워크 등 갖춰 다기능화
공지일체 입체 작전 수행 가능
향후 ‘신질작전능력’ 강화 전망

중국은 최근 미래전에 대비해 군 개혁을 지속하며 ‘세계일류군대 건설’을 호언하고 있다. 사진은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 주석이 공군 부대를 시찰하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은 최근 미래전에 대비해 군 개혁을 지속하며 ‘세계일류군대 건설’을 호언하고 있다. 사진은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 주석이 공군 부대를 시찰하는 모습. 연합뉴스

2019년 중국 국방백서 『신시대의 중국국방』( 中華人民共和國 國務院新聞辦公室. 2019. 『新時代的中國國防』 人民出版社.)
2019년 중국 국방백서 『신시대의 중국국방』( 中華人民共和國 國務院新聞辦公室. 2019. 『新時代的中國國防』 人民出版社.)

2019년 중국 국방백서 『신시대의 중국국방』 제4장 ‘개혁 중인 중국의 국방과 군대’에서는 “작전부대 편성을 조정하고 새로운 형태의 작전역량을 재편했다. 전군의 주요 작전부대는 ‘군(군단)-여단-대대’ 편제로 작전역량을 내실화하고 지휘단계를 간소화했으며, 합성(合成)부대를 편성하고 합성의 중심을 여단과 대대로 낮추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여기에서 합성은 제병협동을 의미한다. 집단군 예하 전투부대를 각 병과 부대와 혼합 편성하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군은 2015년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대대적인 군 개혁을 통해 일부 지역에만 소수의 사단을 유지하고, 집단군(군단)-합성여단-합성대대 편제로 전환했다.



합성여단 편제로의 개혁 배경

과거 중국 육군의 전통적인 편제는 군구-집단군-사단-연대-대대-중대-소대-반 체제였다. 그러나 이 체제는 지휘 대상이 방대하고, 관리 소요가 많으며, 지휘 라인이 신장된 문제점이 있어 ‘머리는 무겁고 다리가 가벼우며 꼬리가 긴(頭重 脚輕 尾巴長)’ 형상으로 묘사되곤 했다. 이 편제는 대(大)육군 시대 수량형·규모형 부대 건설의 산물로 오늘날 정보화 전쟁 환경에는 부합하지 않게 됐다. 이미 2006년 중국 국방백서에서도 “각 군 및 병과의 내부편성을 최적화하기 위해 육군은 일부 집단군과 사단-연대 편제를 폐지하고 ‘집단군-여단-대대’ 체제의 부대 수를 늘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중국은 2015년부터 단행된 군 개혁의 일환으로 사단과 연대를 폐지하고 ‘집단군-합성여단-합성대대’ 체제로 개편했다.



집단군 예하 합성 여단 및 대대 편성 현황

중국 육군은 집단군 예하 사단-연대 편제를 없애고 이를 여단으로 개편했다. 집단군은 예하에 12개 여단을 보유한다. 이 중 6개는 합성여단(병력 약 6000명)이다. 2개의 중형(重型) 합성여단(무한궤도 전투차량 위주, 미군의 중형여단에 해당), 2개의 중형(中型) 합성여단[6륜/8륜 보병전투자량 위주, 미군의 ‘스트라이커 여단(Stryker Brigade)’에 해당], 2개의 경형(輕型) 합성여단(돌격차량 위주, 미군의 경형여단에 해당)으로 이뤄졌다. 나머지 6개 여단은 각 병과별 여단이다. 특전여단·육군항공여단·포병여단·방공여단·공병화학여단·근무지원여단으로 구성된다.

합성여단 예하에는 8개 대대가 있다. 4개 합성대대와 4개 병과별 대대로 구성된다. 병과별 대대는 포병대대·방공대대·정찰대대·근무지원대대이다. 합성대대 예하에는 8개 중대가 있다. 4개의 기계화보병중대(또는 전차중대)와 화력중대(자주화 중형포), 방공중대(자주화 방공유도탄), 정찰중대(무인기 보유·정찰·전자전·기습 임무), 지원보장중대로 구성돼 있다.



합성여단 및 대대의 특징과 운용

합성여단 및 대대 편제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 ‘삼삼제(三三制·사단은 3개 연대 보유, 연대는 3개 대대 보유)’ 편제가 ‘육사사제(六四四制·집단군은 6개 합성여단, 합성여단은 4개 합성대대, 합성대대는 4개 기보중대 보유)’로 개편돼 지휘체계를 수평화했다. 둘째, 작전부대와 지원부대의 규모가 동등하고, 여단 및 대대가 독립작전을 할 수 있게 됐다. 셋째, 편제 구조를 모듈화했다. 즉, 임무에 따라 부대를 분할하거나 통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합성여단을 둘로 나눠 2개의 연대급 전투단을 구성할 수 있다. 또한, 2개 합성여단에 지원 모듈조직을 합하면 사단급 전투단으로 확대할 수 있다.

작전편성 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합성여단이 기동작전의 기본단위가 됐다. 여단에는 작전·화력·정보·지원 참모가 보직됐고, 이 중 1명이 참모장 역할을 한다. 둘째, 합성여단이 전차·유도탄·화포·전자전·네트워크를 갖춤으로써 다기능화됐다. 셋째, 공지일체(空地一體) 작전이 가능하다. 합성여단 지휘소에는 육군항공 보직이 있고, 육군항공 대대장 1명과 육군항공 참모 1명이 공지일체 작전의 중심역할을 한다. 합성대대에는 육군항공 유도원(육군항공 중대장) 1명이 보직돼 무장헬기를 직접 호출하고 입체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넷째, 합성대대에는 전차 및 장갑 차량은 물론 포병·정찰· 보급·정비·구호 등의 기능이 편성돼 기존에 없었던 참모장 직위를 신설하고, 참모장이 4명의 대대 참모를 통솔하면서 대대장의 지휘를 보좌하도록 했다.

중국 육군의 1개 집단군은 총 24개의 합성대대를 보유한다. 1개 육군항공여단은 최소 48대의 무장헬기와 48대의 일반목적 헬기 및 수송헬기 등 최소 96대의 헬기를 가지고 있다. 미군의 1개 육군항공여단은 약 128대의 헬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1개 육군항공여단은 6개 합성여단을 지원해야 하며, 각 여단은 평균적으로 16대의 헬기를 사용할 수 있다. 미군 1개 육군항공여단은 3개 여단을 지원하며, 각 여단은 40여 대의 헬기를 사용하므로, 중국 합성여단의 공중전력은 미군과는 차이가 매우 크다. 따라서 중국의 합성여단과 대대는 무인기를 보유해 공중타격능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공중투사능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평가 및 전망

최근 중국군의 합성여단 및 대대로의 개편은 현 중국 상황에 부합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외부위협 측면에서 육상은 서북지방을 제외하고는 대규모 부대를 전개할 필요성이 현저히 낮아졌으며, 연해지역은 해군과 공군에 의한 방위가 가능하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북 국경을 담당하는 서부전구와 전략예비인 중부전구에만 일부 사단 편제를 유지하고, 여타 사단들은 모두 기동력과 화력이 강한 합성여단으로 개편했다. 또한 중국군은 사단과 연대를 폐지해 방대한 사단사령부와 연대 본부를 해체함으로써 지휘 단계를 간소화하고, 지휘 평면화를 실현했을 뿐만 아니라, 병력감축 조치에도 적극 부응했다고 평가된다.

사단과 연대를 폐지한 대신, 집단군 차원에서 포병·육군항공 등 화력을 지원하고, 디지털 시대의 효율성 높은 작전지속지원을 강화함으로써 합성여단이 전투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중국 육군의 합성여단 및 대대 운용 방향은 전역기동·입체공방·독립작전이 될 것으로 보이며, ‘신질작전능력(新質作戰能力)’을 강화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질작전능력이란 2015년 12월 31일 시진핑 주석이 전략지원부대 창설식에서 처음 언급한 용어로 특전부대·공중돌격부대·원거리정밀타격부대· 디지털합성여단·정보정찰부대·전자대항군부대 등 정보화 전쟁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작전능력을 의미한다. 이처럼 인접 강국 중국이 최근 미래전에 대비해 환골탈태(換骨奪胎)식 군 개혁을 지속하며 21세기 중반 ‘세계일류군대 건설’을 호언하는 상황은 우리 군에게도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예비역 육군대령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예비역 육군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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