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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내리막 개수까지 파악” 군사작전 방불

임채무

입력 2021. 02. 24   16:45
업데이트 2021. 02. 2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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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초도물량 수송작전


군·경 물샐틈없는 경호 속 안동 공장 출발해 이천 물류센터 무사히 도착
봉인지 확인 순간 현장 모두 숨죽이기도…종합상황실서도 긴장 속 경계


24일 오전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에서 출하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실은 차량 행렬이 경기도 이천 대형물류센터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24일 오전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에서 출하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실은 차량 행렬이 경기도 이천 대형물류센터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었다. 매 순간이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작은 실수나 우발상황이 혹여나 백신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실제 백신 수송과정은 한 치 오차가 허용되지 않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우리 군은 경찰과 함께 수송 전 과정에서 철통 경호를 선보이며 임무를 완수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24일 오전 경북 안동 백신공장에서 출발한 백신은 경기 이천 대형물류창고에 성공적으로 입고될 수 있었다. 글=임채무/사진=이경원 기자

정세균(왼쪽 둘째)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에서 백신 실제 출하를 앞두고 수송지원에 참가한 국방신속지원단 장병으로부터 거수 경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왼쪽 둘째)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에서 백신 실제 출하를 앞두고 수송지원에 참가한 국방신속지원단 장병으로부터 거수 경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봉인지를 확인하겠습니다.”

24일 오후 경기도 이천 대형물류센터 도크 앞. 군·경의 물샐틈없는 경계 속에 백신수송지원본부 김진무(중령) 저장관리관제팀장이 현장의 민·관·군·경 관계자들에게 차량에 부착된 봉인지를 확인하겠다고 알렸다. 봉인지는 이날 오전 안동 백신공장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직접 부착한 것이었다. 김 팀장을 필두로 민·관·군·경 관계자들은 차량 앞부분부터 꼼꼼히 살피며 혹시라도 이상이 있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봉인지를 하나씩 제거하기 시작했다.

봉인지가 모두 제거되자, 주위가 일순간 조용해졌다. 안동에서 수송된 백신 컨테이너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차량 적재함이 서서히 열리고, 두 개의 컨테이너가 보였다. 하나는 백신이 든 것, 다른 하나는 이동 중 차량의 무게중심을 잡고 백신 컨테이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를 대비한 예비용 컨테이너였다. 곧 차량 앞으로 온 지게차가 컨테이너를 옮기기 시작했다. 경광봉을 든 물류센터 직원들 입에서 연신 ‘조심해! 천천히’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지게차 운전사는 조심조심 지게차를 움직여 백신 컨테이너를 도크 앞으로 가져갔다.

같은 시각 물류센터 2층 종합상황실도 더욱 분주해졌다. 수많은 CC(폐쇄회로)TV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근무자들은 현장 군과 경찰 병력에 밀착 경계를 지시했다. 동시에 창고 안팎에서 경계와 방호를 맡고 있던 군·경도 각자의 구역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백신수송지원본부 김진무(중령) 저장관리관제팀장이 민·관·군·경 관계자들과 함께 차량에 부착된 특수 봉인지를 제거하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백신수송지원본부 김진무(중령) 저장관리관제팀장이 민·관·군·경 관계자들과 함께 차량에 부착된 특수 봉인지를 제거하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육군7군단 군사경찰대대원은 도크 옆에 서서 주위를 경계했다. 물류센터 주변에서는 육군55사단 쌍마여단 기동중대 장병들이 종합상황실과 연계해 경계와 순찰을 더욱 강화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신 컨테이너가 도크 안으로 입고됐고, 긴박했던 이 날의 실제 백신 수송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물류센터에서 CCTV 관제 경계근무 중인 55사단 쌍마여단 김현우 일병은 “백신 보관창고 경계임무가 해제되는 순간까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백신 컨테이너가 입고되는 가운데 물류센터 2층에 위치한 종합상황실에서 시설 경계를 맡고 있는 육군55사단 쌍마여단 및 경찰 근무자가 CCTV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이경원 기자
백신 컨테이너가 입고되는 가운데 물류센터 2층에 위치한 종합상황실에서 시설 경계를 맡고 있는 육군55사단 쌍마여단 및 경찰 근무자가 CCTV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이경원 기자


국방신속지원단 중심 57개 부대·528명 지원TF 운영

국민의 소중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담대한 여정이 시작됐다.

백신수송지원본부는 24일 “실제 백신 수송은 경북 안동 백신공장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경기 이천 대형물류센터로 운송한 뒤 입고하는 과정까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백신공장에서 출하된 백신은 5t 트럭에 실려 군사경찰과 경찰의 합동 호송을 받으며 이천 대형물류창고로 옮겨졌다. 수송 중 경찰은 교통통제와 안전관리 업무를 주로 맡고, 우리 군은 테러나 시위대 습격 등 우발상황 발생 시 수송차량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물류센터에 도착한 뒤에는 백신수송지원본부 주관으로 기준 온도가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수송지원본부에 따르면 물류센터에서 다시 소분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접종기관까지 운송되는 과정은 25일 완료되며 실제 접종은 26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실제 백신 수송은 수차례에 걸친 자체 연습과 두 차례의 범정부 통합모의훈련을 통해 다져진 민·관·군·경의 팀워크를 유감없이 보여준 자리였다. 무엇보다 완벽한 수송지원을 통해 국민의 소중한 일상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앞서 수송지원본부는 완벽한 임무수행을 위해 우발상황과 도서지역 긴급 배송 등 다양한 상황에 대비했고 이를 자체 연습과 훈련으로 숙달했다. 국방부도 국방신속지원단 및 각급 제대별 지원TF 등에 대한 군 지원 준비상황을 최종점검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특히 국방부는 민간항공 수송이 제한되거나 긴급 항공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군 가용자산을 신속하게 투입하는 것은 물론 국방신속지원단을 중심으로 57개 부대 528명으로 구성된 각급 제대별 지원TF를 통해 백신수송지원본부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이날 안동부터 이천까지 수송을 지원한 국방신속지원단 예하 육군7군단 군사경찰대대 권병열 상사는 “사전에 수차례 예행연습을 통해 실제 수송구간에 가변도로가 몇 곳인지, 정체구간은 어딘지, 오르막과 내리막이 몇 곳인지를 모두 확인했을 정도로 철저하게 준비했다”면서 “국민의 일상 회복을 위한 중요한 임무를 맡게 돼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 남은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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