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방위사업청과 함께 하는 웨폰 스토리

대잠 작전능력 크게 높인 2800톤 급 한국형 전투함

맹수열

입력 2021. 02. 22   17:02
업데이트 2021. 02. 2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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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최신예 한국형 호위함’ 울산급(상)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전투·무기체계 탑재
하이브리드 추진체계 적용…엔진 소음 대폭 줄여
장거리 잠수함 탐지는 물론 어뢰 공격까지 가능

 

최근 해군에 인도된 차기 호위함 울산급 Batch-II 2번 함 경남함이 2019년 6월 진수되는 모습.  조종원 기자
최근 해군에 인도된 차기 호위함 울산급 Batch-II 2번 함 경남함이 2019년 6월 진수되는 모습. 조종원 기자

1960년대부터 2000년까지 40여 년 동안 전방해역 수호를 위해 활약하다가 퇴역한 고속수송함 APD-822(경남함)이 최신예 한국형 호위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12월 31일 차기 호위함 2차 사업(Batch-II)의 두 번째 함정인 경남함(FFG-819)을 해군에 인도했다. 경남함을 인도한 해군은 지난 1월 4일 경남함을 취역시켰다. 방사청은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노후화된 호위함(FF)과 초계함(PCC)을 대체할 2800톤급 신형 호위함을 우리 기술로 건조하는 차기 호위함 2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인도된 울산급 Batch-II은 인천급 호위함(FFG)보다 길이는 8m, 배수량은 500톤 정도 증가했고 하이브리드 추진체계와 국산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를 탑재해 대잠수함 작전능력을 크게 강화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제한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해군,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품질원, 조선소 등 관련 기관과 혼연일체를 이뤄 우리 해군의 주력 전투함을 적기 인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울산급’ 경남함…이름의 역사는?

호위함은 항모·선단 호위, 경비 등의 임무를 하는 1500~3000톤급 전투함을 뜻한다. 초계함은 연안 경비 및 초계임무를 주로 하는 1000톤 내외의 전투함을 말한다.

이번에 인도된 경남함은 과거 40년 가까이 영해를 지킨 고속수송함의 이름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호위함 경남함은 여기에 20년 만에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전투체계와 무기체계를 탑재한 최신예 함정으로 부활했다.

이름에 얽힌 사연은 또 있다. 경남함을 포함해 울산급 호위함이라는 이름은 30여 년 동안 우리 해군의 주력 전투함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2014년 퇴역한 1세대 국산 전투함인 울산함에서 유래했다. 울산함은 1970년대 ‘율곡사업’으로 불리는 해군의 전력증강 계획에 따라 건조에 착수, 1980년 건조된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호위함이다.

울산함 건조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해군에서 운용하는 대부분의 함정은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조선산업을 고려하면 국내 건조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전투함 건조를 국내에서 시작한 것은 사실 오래된 일이 아니다. 함 건조 기술은 기밀사항이기 때문에 우방국이라고 하더라도 쉽게 이전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함이 건조되기 전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된 전투함은 배수량 200톤 안팎, 길이 37m에 불과한 고속정 정도였다.

이렇게 어렵게 건조된 울산급 호위함 9척은 미국에서 도입한 구형 전투함을 대체했다. 이들은 한국형 전투함 시대가 열릴 때까지 우리 해군의 주력 전투함으로 활약했다. 이런 울산함도 2014년 퇴역한 뒤 이름을 딴 지역인 울산광역시로 대여됐고, 지금은 국민들에게 생생한 안보교육을 제공하는 제2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차기 호위함사업(FFX) 배경·건조과정

차기 호위함 사업은 동·서·남해 함대의 해역방어 전력인 호위함·초계함의 대체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작됐다. 방사청은 함정의 경우 소요 기획 단계에서 전력화 완료까지 오랜 시간이 들기 때문에 연도별 소요 제기로 새로운 첨단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배치(Batch)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방사청은 차기 호위함을 Batch-I부터 Batch-IV까지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Batch-I인 인천급은 2013년 인천함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총 6척이 전력화됐다. 인천급 호위함은 기존 호위함·초계함과 달리 신형 3차원 레이더, 대공·대함유도탄 방어 유도탄을 탑재하는 등 탐지·방어 능력을 강화했다. 또 신형 선체 고정형 음탐기와 어뢰 음향 대항체계를 탑재해 대잠능력도 키웠다. 해상작전헬기 운용을 위해 헬기데크와 격납고도 갖췄다.

Batch-II 사업은 대우조선해양(1·2·5·6번 함)과 현대중공업(3·4·7·8번 함)이 각각 건조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수행한 뒤 선도함인 대구함을 2018년 2월 해군에 인도했다. 후속함은 이번 경남함을 시작으로 전력화 일정에 따라 해군에 인도할 계획이다.

대구급 호위함 설계 과정에는 천안함 피격사건이 큰 영향을 줬다. 해군은 천안함 피격 이후 대잠작전능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하이브리드 추진체계(전기모터+가스터빈 모터)를 적용해 엔진 소음을 크게 줄였다. 또 예인선 배열 음탐기를 탑재해 장거리에서 잠수함 탐지가 가능하고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를 탑재해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배수량이 큰 기존 구축함보다도 대잠작전능력과 생존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부터 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수행한 Batch-III 사업은 현재 체계개발이 한창이다. Batch-III는 Batch-II와 비슷한 함형이지만 생존성과 대공·대잠 탐지능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Batch-III에는 360도 전방위 탐지·추적이 가능한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다가 탑재될 예정이다. Batch-IV에서는 통합기관제어체계를 국산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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