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교수실에서

[두석주 천년지대군교수실에서] 변화를 넘는 혁신으로!

입력 2021. 02. 01   15:53
업데이트 2021. 02. 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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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석주 육군3사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대령
두석주 육군3사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대령

최근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 파이어파워(GFP)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6위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군사력이 가장 강한 나라는 예상처럼 미국이 꼽혔으며 그 뒤를 러시아와 중국이 따랐다. 역사적으로도 현대전으로 분류되는 걸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미군은 세계 최강의 군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인식과는 다르게 걸프전 이전의 수많은 전쟁에서 미군 역시 적지 않은 패배와 고난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미군은 어떻게 이러한 실패들을 딛고 최고의 군사력을 가진 군대로 변모할 수 있었을까? 해답은 베트남전 이후부터 걸프전까지 미군이 추진했던 끝없는 혁신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어떻게 싸울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전투 수행을 위한 새로운 사고 방식과 신기술을 도입했으며 이를 교리화했고 혁신적인 교육 훈련을 적용했다. 아울러 지원병제로 우수자원을 확보하는 등 제도적 보완뿐만 아니라 새로운 장비의 도입과 배치를 위한 적정 국방예산 편성도 뒤따랐다.

2000년대를 넘어오면서 과학기술 산업이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들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즉 기술의 진보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빨라지는 이 시기에 기업들의 혁신적 대응 노력이 기업들의 생존을 결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코닥은 한때 카메라 필름을 코닥으로 부를 정도로 필름 분야에서 급성장한 회사였으나 2000년대 이후 디지털 카메라 사업에 대한 전략 부재로 쇠퇴했다. 반면 애플의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진화를 넘어서 이제는 ‘혁신의 역사’라고 말할 만큼 새로운 시리즈를 발표할 때마다 전 세계인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다. 애플의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대중은 새롭게 소개되는 아이폰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기능과 성능에 대한 기대를 넘어 어떠한 혁신적 아이디어가 반영됐는지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미군의 혁신이 기존 전쟁 실패에 대한 내부적인 반성과 성찰을 통한 혁신이었다면, 애플의 기업혁신은 과학기술의 급속한 진보 등 조직 외부의 환경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혁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내부적 요인이든 외부적 요인이든 조그마한 변화조차 스스로 거부하는 조직에 있어서 혁신은 더 큰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혁신은 어원 그대로 ‘묵은 풍습,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꿔서 새롭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변화의 바람만으로는 부족하다. 혁신은 기존에 옳다라고 판단한 가치에 대해 때로는 전면적인 부정을 요구하기도 하고, 기존의 기득권을 철저하게 무시하기도 한다.

기술발전이 가속화돼 인공지능이 약 10년 후에는 인간과 똑같은 수준이 되고, 약 20년 후에는 인류 전체의 지능을 초월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미래 사회의 메가트렌드와 더불어 전쟁 패러다임을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가기 위해 우리 육군 역시 ‘육군비전 2050’(시간과 공간을 주도하는 초일류 육군)을 설계하고 전략적으로 추진해 가는 등 조직의 변화를 넘어 혁신을 주도해 가고 있다. 미래는 결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가 혁신의 주인공이 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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