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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조각 이어붙여 무기체계 조합 아군의 아킬레스건을 분산시켜라

입력 2021. 01. 24   14:25
업데이트 2021. 01. 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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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모자이크 전쟁을 준비하자

고가 무기체계 의존하지 않고
소형화·무인화·저가화 추진
분산된 전력 유연하게 재구성

 
최소 노력으로 최대 효과 얻는
우리 군의 무기체계 개발 필요
독자·한미 연합자산 이용 등
분야별 대응방법을 구축해야


모자이크 전쟁 개념도. 
 필자 제공
모자이크 전쟁 개념도. 필자 제공


미군은 새로운 전쟁방식을 비밀리에 개발하는 중이다. 아주 신선한 이미지의 전쟁 개념은 지금까지 주장해온 전쟁에 대한 대부분의 비전처럼 더 크고 빠르고 혹은 더 고도의 기술적인 무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값싸고 작고, 기술적으로 낮은 수준의 무기를 더 많이 만들어서 기존 방식과는 완벽하게 다른 양식으로 배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전쟁방식의 공식 명칭은 모자이크 전쟁(Mosaic Warfare)이며, 일부 전략가들은 레고전쟁(Lego Warfare)이라고 한다.

모자이크 전쟁이란 미국의 국방고등연구사업국(DARPA)이 제시한 개념으로, 인공지능·사물인터넷· 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 기술을 군사 분야에 접목해 소모중심의 군사작전(전투를 통해 사람과 물자 장비의 지속적인 손실을 강요하고 적을 격파해서 승리하는 군사전략)을 결심중심(정보 우위를 이용해서 적의 중심을 격파해서 승리하는 군사전략)으로 전환하고자 분산된 다양한 전력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전장 상황에 적절하게 조합하며 신속하게 대응하는 전쟁 수행 방식이다.

쉽게 설명하면 직소(Jigsaw)퍼즐은 균일한 퍼즐의 조합으로 일부 조각이 없다면 전체 그림을 완성할 수 없으나 모자이크는 비슷한 모양과 색을 가진 다양한 조각들로 구성돼 일부 조각이 없더라도 전체 그림 구성에 문제없으며 다른 조각으로 쉽게 대체 가능하다. 모자이크 전쟁은 모자이크의 특징들을 군사기술에 접목해 분산된 전력을 자유롭고 신속하게 구성 및 재구성하여 상대방이 아군의 의도를 알지 못하도록 하는 전쟁 수행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모자이크 전쟁 개념은 중국의 점증하는 군사력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했다. 중국의 전략은 최첨단 무기로 구성된 미군의 군사력을 파괴하기 위해 미 군사시스템의 뇌와 신경체계를 못 쓰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적인 노력을 한 결과 상당한 효과를 얻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군의 항공모함과 전투기들을 위협하기 위해 둥펑과 같은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과 방공체계 개발에 대대적인 투자를 한 결과 미국의 워게임 분석가들이 수행한 태평양 전역에서의 전쟁게임 시나리오에서 때때로 미군을 격파하기도 했다. 따라서 기존의 항공모함, 전투기, 전쟁지휘체계로는 더는 전장을 지배할 수 없게 된 미군은 전쟁 수행 개념에 대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어 모자이크 전쟁 개념을 만들어냈다.

미국의 막강한 무기체계들은 다양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최첨단 전투기 F-22는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고 레이더 센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스텔스 정찰이 가능하고 표적획득시스템 등 수많은 기능을 갖춰 공중전에서 최고의 무기체계지만, 동일 기능을 가진 F-35와 소통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바로 이런 단점은 적에게 아군의 공격 의도(공중전, 폭격)를 그대로 노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쉽게 대응전략을 선택해 공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주는 취약점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모자이크 전쟁 개념이다.

모자이크 전쟁은 제한된 숫자의 최신 고성능 장비에 의존하는 대신, 군 지휘관들은 군사 장비의 툴킷(레이더, 레이더 센싱, 전파방해, 미사일 발사, 사이버능력, 무인 무기체계가 포함되는 모든 것들)도 갖추고 각각의 전쟁 시나리오에 따라서 적절하게 조합하거나 각 상황에서 고유한 임무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모자이크 전쟁은 병력을 순식간에 다른 모습으로 조직할 수 있고 과거에 개발되지 않았던 전술을 사용하도록 해 어떤 특정 무기는 특정한 역할을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게 해 준다. 전통적인 군사전략은 적국이 우리 의도대로 따라주지 않을 경우, 우리를 매우 당황하게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막강한 무기를 갖춘 미군은 베트남전에서 쉽게 이길 것으로 생각했으나 베트콩의 게릴라 전술로 인해 크게 당황하여 결국 월남을 포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모자이크 전쟁의 장점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지원된 자문관의 도움을 받아 맞춤형 무기체계를 빌딩블록으로 삼아 어떻게 엮어 맞출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전쟁 수행방식도 지상 전투부대가 나가기 전 무인 공중정찰기 혹은 무인로봇을 선발대로 파견해 적의 탱크가 있는 위치를 파악하고, 타격할 목표의 위치 좌표를 전달받아 미리 화력으로 무력화시킨 후 공격한다.

모자이크 전쟁의 핵심적인 개념은 저렴하고, 빠르고, 치명적이고, 유연하며, 확장·축소가 가능한 개념이다. 기존의 전쟁 개념처럼 특정 목표를 공격하기 위해 값비싸고 정교한 무기체계를 만들기보다는 작은 무인 체계를 기존의 능력과 창조적인 방식으로 연결시킨다. 끊임없이 변하는 전장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계속 변형된 조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조립식 로봇 장난감과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종합하여 이야기한다면 과거 정해진 형태의 시스템 전쟁은 적의 아킬레스건을 찾아내 공격하는 것이라면 모자이크 전쟁은 적이 아군의 아킬레스건을 정확히 찾아내기 어렵게 하는 것이다. 즉 전쟁 시나리오마다 아킬레스건을 다르게 하는 것으로 모자이크 전쟁의 목표는 아군의 아킬레스건을 분산시키는 것이며 적이 찾아내기 어렵게 하는 것이다.

모자이크 전쟁 개념을 연구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에 매우 필요한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전투력 증강을 위해 무조건 최첨단 기술과 고가의 무기체계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및 한반도 주변국의 무기체계와 운영개념을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체계와의 워게임을 통해 장점과 취약점을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증강은 아군 취약점 보강에 집중토록 하고 적의 아킬레스건을 찾아내어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장점이 있다.

우리의 주된 위협은 북한의 비대칭전력 및 대규모 재래식 군사 능력이다. 모자이크 개념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핵, 탄도미사일, 방사포, 화학무기, 특수전, 잠수함, 사이버전력 등의 비대칭 전력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한국군 독자적으로 가능한 분야를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군 자산을 이용하여 대응할 수 있는 분야와 한미 연합자산을 이용하여 대처할 수 있는 분야 등으로 구분하여 분야별 대응 방법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결론적으로 모자이크 전쟁은 첨단기술과 무기체계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나 우리의 안보환경을 고려하면 모자이크 전쟁을 수행할 체계 구축은 지금부터 추진해 나가야 한다. 미래전은 어떤 양상으로 발전할지 모른다. 따라서 준비에는 선·후가 따로 없다. 모든 지혜를 모아 적을 무력화하고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군이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기 때문이다.



필자 김관호(육사35기)는 육군 대령으로 전역했다. 육군 전술 C4I평가팀장,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C4I팀장을 역임했다. 현재 육군협회 사이버센터장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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