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명

오늘의 전체기사

2021.02.28 (일)

HOME > 국방 > 기타

[코로나19 전쟁 1년] “의학-IT 중간에서 생명 살리는 데 기여하고파”

맹수열 기사입력 2021. 01. 21   16:43 최종수정 2021. 01. 21   17:03

3 코로나19 체크업 앱 개발자
의무사 허준녕 대위
 
현역 군의관이자 프로그램 개발자
코로나 계기로 능력 발휘하게 돼
 
데이터 분석·환자 선별 AI알고리즘
의료진 앱 연계해 환자 예후 예측
4월 전역 앞두고 임무 인계에 최선

 
현장서 환자 살리는 동료가 영웅
‘K-방역’ 진정한 주인공은 국민


20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의무사령부에서 허준녕 대위가 코로나19 군 대응과 관련해 국방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이제 막 두 돌이 된 아기가 처음 배운 단어는 바로 ‘컴퓨터’였다. 퇴근 후 집에서도 바삐 일하는 ‘의사 아빠’ 옆에서 아기는 어설픈 발음으로 “컴퓨터, 컴퓨터?”라며 재잘거렸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우면서도 한편으론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아빠. 하지만 유례없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국민에게 헌신하기 위한 아빠의 손은 여전히 자판 위를 바삐 누비고 있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체크업 앱’으로 우리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정보체계성능개선TF 허준녕 대위의 이야기다.

허 대위는 20일 국방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동시에 의사이자 프로그램 개발자로서 자신의 사명감에 대해 담담히 털어놨다.

코로나19는 신경과 전문의인 그가 프로그램 개발에 뛰어들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신경과 전문의의자 아마추어 디자이너·프로그래머’라고 자신을 소개한 허 대위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목표로 의학과 IT가 만나는 중간 지점에서 생명을 살리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싶다”는 ‘야망(?)’을 밝혔다.

“초등학생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좋아했어요. 지금의 성과는 그때 틈틈이 독학으로 공부한 결과물이죠. 마침 제가 의사니까 프로그램을 환자에게 적용하면 임팩트가 클 것이라고 생각은 했어요. 마침 코로나19로 능력을 발휘하게 된 셈이죠.”

지난해 숱하게 보도된 것처럼 코로나19 체크업 앱은 실제 확진자 데이터를 분석해 정확도 95% 이상으로 환자를 분류해 내는 인공지능(AI)·통계학적 알고리즘이다. 허 대위는 “개발 당시 환자 선별은 사망률과 직결됐기 때문에 환자를 선별하는 AI 알고리즘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체크업 앱은 사용자의 확진 여부는 물론 앱 사용으로 모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예측모델을 만들어 가며 모두의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의료진용 앱과 연계해 환자의 현재 상태는 물론 앞으로 악화할 확률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다.

허 대위는 “코로나19 체크업 앱은 단순히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다른 앱들과 달리 실제로 환자를 살릴 방법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제작했다”면서 “많이 사용할수록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화제의 중심에 섰던 그의 요즘은 어떨까? 다시 새로운 앱을 개발하고 있지는 않을까? 허 대위는 손사래를 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직 다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지는 않아요. 저도 4월이면 전역이거든요. 대신 제가 전역한다고 해서 (앱 개발) 프로젝트가 없어져서는 안 되니 그런 부분을 신경 쓰고 있어요. 의무사가 개발한 이 솔루션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의 환자를 살리는 데 쓰이면 큰 영광이겠죠. 남은 기간은 앱이 확진자에게 잘 사용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하고 제 임무를 인계하는 데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놀라운 성과를 거뒀지만 그는 “현장에서 환자를 살리는 데 헌신하는 동료들이야말로 ‘진짜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허 대위는 “내 임무는 이들을 어떻게든 돕는 것”이라면서 “의무사 전우를 비롯한 우리 의료진이 조금만 더 힘을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득 궁금해져 물었다. “이른바 ‘K-방역’의 진정한 주인공은 누굴까요?” 허 대위는 망설임 없이 ‘국민’이라고 답했다.

“의료진과 정부 관계자들도 모두 고생하고 있지만 결국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힘은 국민 여러분에게서 나온다고 봐요.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신 덕분입니다. 저 역시 이런 대한민국 국민의 한 명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코로나19도 곧 끝이 보이지 않을까요? 모두가 힘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준 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리고 아빠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담아둔 약속도 했다.

“앱 개발이 우리 가족을 넘어 세계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큰 명분에 공감해 준 아내에게 너무 감사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열심히 가족을 위해 봉사해야겠죠. 그 말을 꼭 하고 싶네요.”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에 대한 의견 개 있습니다. 로그인 후에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