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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독자마당] 수화기 너머 내담자와의 공감

기사입력 2021. 01. 15   15:07 최종수정 2021. 01. 15   15:44

정지영 육군특수전사령부 병영생활상담관

나는 매일 출근 후 이메일 상담 요청과 육군 인명사고를 먼저 확인하는 특수전사령부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이다. 2020년 육군의 인명사고는 2019년도 대비 53% 감소했고 그중 자살은 50% 감소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답보 상태이던 최근 5년간 인명사고 변화와 비교할 때 괄목상대할 만한 수치다. 특히 2020년에는 연초부터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 사태로 외출·외박·휴가 제한, 회식 및 사적 모임 통제 등 장병들의 스트레스가 컸던 점을 고려할 때 육군 자살사고 50% 저감은 더욱 의미가 있다.

이는 위로는 국방부 장관, 참모총장, 육군전투준비안전단장, 각급 부대 지휘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아래로는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장병들을 직접 상담하는 육군 생명존중문화과를 비롯한 460여 명 병영생활전문상담관들의 땀과 눈물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나는 병영생활전문상담관으로 채용된 후 3년여 동안 2000여 명의 내담자를 상담하고 후속조치를 해왔다. 상담관들의 적시적인 행동으로 많은 장병이 상황에 맞는 조치를 받고, 지휘관들은 지휘부담을 덜 수 있었다. 지금은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집단 상담과 개인 대면 상담은 할 수 없지만 개인 유선 상담은 정상 시행 중이다. 상급부대에서는 부대 여건에 따라 상담관실 인트라넷 화상상담시스템을 갖추도록 지침을 내렸으며 우리 특전사도 조치 중이다.

우리 병영생활전문상담관들은 언택트(Untact) 상황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장병들과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심리적 콘택트(Contact)를 유지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군 상담관의 역할과 책임은 일반 사회의 상담사들과 본질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부대별 특성에 따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복무 부적응을 겪고 있는 장병이 상담실을 방문 시 대면 상담을 하고 출장상담과 심리검사도 한다. 또한 전입 신병, 초임 간부, 전입 중대장, 또래상담병 등을 대상으로 각종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자살 징후자를 식별하고, 생명 지킴이(게이트키퍼) 양성을 위한 군 자살예방교관 교육·지도도 병행하며, 점차 자살예방교육 교관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군에 상담관 제도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 10명이 안 되는 인원으로 출발했지만, 점차 역할과 효과성이 입증되면서 현재 육군 인가 502명, 국방부 전체로는 600여 명 이상의 상담관이 서북도서로부터 전방 GOP/GP, 각종 소파견지를 누비면서 장병들의 어려움에 공감해주고 그들이 자존감을 갖고 더 좋은 선택을 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군 내 인명사고를 더 줄이는 주역이 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제도가 한 걸음 더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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