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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세계 10대 수출국 새로운 반세기, 새로운 도약을

윤병노 기사입력 2021. 01. 14   17:27 최종수정 2021. 01. 15   10:15

1 현황과 발전 방향 
 
2019년 방산부문
총 매출 14조4521억원
10년 전 대비 64% 성장
국산화율 상승… 2019년 70.5%
최근 5년 무기 수출 비중 변화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성장률 
 
치열한 국제 방산 시장
압도적 기술·가격 경쟁력 갖추고
수출 중심 산업으로 전환 시급
1980년대 기본병기 양산… 2000년대 독자개발·수출 증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국내 첫 수출 잠수함 ‘나가파사함’의 항해 모습. 방진회 제공

해외 수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한화디펜스의 미래형 장갑차 레드백.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해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T-50I 항공기가 출격하는 모습.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1970년 태동해 자주국방의 꿈과 함께 성장해왔다. 그동안 숱한 난관과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소총 한 자루 만들지 못했던 한국이 이제는 자국의 기술로 만든 항공기와 자주포를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2020년이 한국 방산 역사의 기념비적 50주년이었다면, 올해는 새로운 반세기를 시작하며 도약을 다짐하는 뜻깊은 해다. 이에 국방일보는 대한민국 방위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이하 방진회)’와 함께 K-방산을 대표하는 기업을 연속 탐방하는 연중 특별기획 ‘K-방산 현장을 가다’를 연재한다. 오늘은 그 첫 회로 전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K-방산의 역사와 현황, 현실과 발전방향 등을 짚어본다.

윤병노·김상윤 기자 

 

세계 10대 무기 수출국 반열에


방진회에 따르면 2019년 대한민국의 방산부문 총 매출은 약 14조4521억 원으로, 10년 전인 2009년 8조7691억 원에 비해 64.8%가량 성장했다. 분야별 매출액 순위는 항공유도(4조5412억), 함정(2조5679억), 탄약(2조1243억), 화력(2조190억), 통신전자(1조5055억), 기동(1조4876억), 화생방(516억) 순이다.

K-방산의 연도별 수출실적은 2002년 1억4400달러에서 2011년 23억8200달러로 16배 이상 증가했고, 2014년에는 역대 최고치인 36억1200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25억5800달러로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2017년에는 성장세로 돌아서 31억2200달러의 호성적을 거뒀다.

수출업체와 수출 대상 국가도 지속적인 증가세다. 수출업체 수는 2006년 47개 업체에서 2012년 116개 업체로 세 자리를 돌파했고, 2016년에는 176개 업체에 이르고 있다. 수출국도 2006년 47개국에서 2016년 89개국으로 거의 두 배가 늘었다. K-방산 발전의 또 다른 지표는 국산화율이다. 최근 5년 동안 방산물자 국산화율은 2016년 66.1%에서 2019년 70.5%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런 K-방산의 발전은 한국을 세계 10대 무기 수출국 반열에 올려놓고 있다.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이 발행한 『2020세계 방산시장 연감』에서 2015~2019년 무기수출국 순위를 살펴보면 한국은 2.1%의 점유율로 10위를 기록했다. 1~5위는 미국(36%), 러시아(21%), 프랑스(7.9%), 독일(5.8%), 중국(5.5%) 순이었다. 같은 기간 무기 수입국 순위에서도 한국은 3.4%로 7위에 등극했다.

K-방산의 성장세도 독보적이다. 기품원이 발표한 2010~2014년 대비 2015~2019년의 ‘세계 10대 무기 수출국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대한민국은 쟁쟁한 강자들을 모두 제치고 가장 높은 140% 성장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2위에 해당하는 이스라엘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2017~2018년 세계 100대 무기 생산업체의 무기 판매액 비중 변화에서도 한국은 10%에 가까운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방위산업, 왜 중요한가


최근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첨단 무기체계의 발달로 방위산업의 파급 효과가 더욱 커지면서 K-방산의 어깨는 날로 무거워지고 있다.

방산의 경제적 효과는 여타 산업을 압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T-50 항공기 1대를 수출하면 중형자동차 1150여 대를 수출한 것과 같다는 분석이 있다. 잠수함과 같이 수천억 원을 호가하는 무기체계는 그 효과가 더욱 크다. 여기에 수출국에 대한 후속 군수지원까지 고려하면 20~30년간 경제적 효과를 지속할 수 있다.

국방 관련 기술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4차 산업혁명 신기술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국가적 과학기술 발전에도 기여한다. 방산 분야에서 무인이동체, 전장 로봇 기술의 고도화는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이어진다. 이는 스텔스, 미사일 방호, 스마트 무기, 화생방 등의 분야도 마찬가지다. 세계가 민간 첨단 기술을 군사 분야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새로운 게임체인저를 만들고, 방산분야 발전을 국가 경제·기술 발전의 모멘텀으로 삼는데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방산 연구개발 과정에서 제반 산업 분야의 기술적 발전이 수반돼 국가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산업이 발달하고 수출이 증가하면 자연히 일자리도 늘어난다. 장기적으로는 국가의 글로벌 정치·외교적 영향력을 높여 무역 수지 개선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방진회는 국방과학연구소의 연구개발 투자비 25.4조 원이 국가 예산절감, 전력증대, 기술파급 등 총 296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산출한다고 전했다. 투자 대비 효과가 무려 11.66배에 달한다는 의미다.

방산수출 활성화는 방산기업의 가동률과 영업이익을 높이고, 연구·기술 개발 투자확대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경쟁력이 높아진 K-무기의 수출이 더욱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다. 성능과 가격을 모두 만족하는 K-무기가 해외도입 무기체계를 대체하면 국방예산 절감과 국방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 세계 방산 순위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강대국 순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현실과 난제들

K-방산의 눈부신 발전에 가려진 현실적 그림자도 있다. 방위산업은 막대한 설비투자가 요구되는 ‘자본 집약적’ 산업이다. 연구개발에서 전력화까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자금을 회수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최근 첨단무기체계가 도입되면서 운영·유지 비용 규모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리스크’도 크다. 방산은 일반적인 제조업보다 실패 확률이 높은 편이다. 최근 과학기술 발전의 가속화로 무기체계의 수명이 단축되면서 계발 단계에서 ‘기술 진부화’ 현상이 나타날 위험성도 있다. 방산생산 시설을 민수 시설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취약점도 있다.

사회에 만연한 방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K-방산 발전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국산 무기체계 연구개발 시 발생한 각종 문제에 대해 무조건 비리 개연성을 의심하거나 사실관계를 무시하고 부정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그렇다.

치열한 국제 시장에서 K-방산이 처한 현실도 만만치 않다. 미국, 러시아가 세계 방산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가운데, K-방산의 주요 경쟁 상대인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국가와는 여전히 기술 격차 문제가 있다. 중동 등 주요 수출 대상국에서는 유럽 국가에 비해 인적·문화적 네트워크가 아직 취약한 편이다. 또 중국, 인도 등 신흥 경쟁상대와는 가격 측면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K-방산

K-방산은 첨단과학기술 기반 강한 국방력 건설과 국가 경제 및 과학기술 발전, 일자리 창출 등 대한민국이 직면한 중대한 시대적 과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 육성’을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K-방산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국방개혁비서관 산하에 방위산업담당관이 신설된 것은 방위산업 육성 및 수출형 산업화 추진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되고 있다. 민간 분야의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구매, 시범 운용함으로써 군에 도입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신속시범획득사업 제도가 대표적이다.

물론 K-방산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수출 중심 산업으로의 전환이다. 정부와 자국군이 유일한 수요자가 될 경우 국내 소요만 충족하면 업체 가동률이 크게 저하되고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정체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글로벌 시장 속에서 막강한 경쟁자들에게 승리하는 방법은 오직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와 가격 경쟁력이란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방산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일도 중요하다. 방산은 최첨단 과학기술 분야인 만큼 과감한 정책적 판단, 개발 실패를 통한 경험 축적 등이 요구된다. 특히 최근에는 우수한 민간 기술력의 군사 분야 도입 등 민·군 기술 협력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방산에 대한 지나친 규제와 감시, 부정적 인식이 만연한 상태에서는 과감한 도전과 혁신이 이뤄지긴 어렵다. 방산업계도 과거의 부적절한 사례들을 거울삼아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공동 기획: 한국방위산업진흥회


K방산의 역사


K-방산의 역사는 대략 ‘기반 조성기’(1970년대), ‘기반 확충기’(1980년대), ‘도약기’(1990년대), ‘확장기’(2000년대)로 구분된다. 우리 방위산업은 자주국방 건설의 원대한 꿈과 함께 태동했다. 미국의 원조 없이는 국군 장비 현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무기제조 기술 자체 개발을 위해 1970년 8월 국방과학연구소가 설립된 것이 그 시초다. 1970년대 ‘방위산업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제정됐고, 자주적 군사력 건설을 위한 전력증강사업인 율곡계획이 추진된다. ‘국군이 쓸 무기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보자’는 의지가 자주국방의 새 시대를 개막하게 된 것이다. 1980년대에는 ‘방산육성기금’이 설치됐고 기본 병기들의 양산체제 구축이 완료되면서 첨단 무기체계 개발 기반이 마련된다. 이 시기 ‘한국형 전투장갑차’와 88전차로 불리는 K1 전차, 지대지 유도무기 현무 미사일 등이 개발됐다. 1990년대는 K-방산의 도약기였다. 공동·독자 개발 방식으로 국내 연구개발이 본격 추진돼 국산 무기체계는 한층 첨단화·다양화됐다. K1A1 전차, K9 자주포, KT-1 항공기, 광개토대왕급 한국형 구축함(KDX-Ⅰ) 등이 대표적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 K-방산은 확장기를 맞는다. 무기체계의 독자 개발과 수출이 증대되면서 방위산업의 경제성장 동력화 가능성도 확대된 것이다. K21 보병전투장갑차, K2 흑표 전차, 한국 최초의 초음속 비행기 T-50,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 KDX-Ⅱ, 이지스급 구축함 KDX-Ⅲ, 첫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 등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무기체계가 우리 기술로 탄생했다. K-방산 수출도 탄약류와 주요 정비부품에서 기동·탄약·함정 등 전 분야로 확대되고, 나아가 함정·항공 등 대형프로젝트 수주까지 이뤄지고 있다.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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