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 국제평화지원단 독사대대 박지환 중위(진)가 13일 인천 계양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을 안내하며 검체 채취 용기를 확인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육군 현장지원팀의 헌신이 절정을 이룬 한파 속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서울·경기·인천지역 78개 보건소에 파견된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간부 379명은 정해진 임무 기간이 이미 끝났지만, 전역·출산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전원이 파견 연장을 자원해 더 큰 감동을 전한다.
힘들지만 불편 겪을 시민 생각에 연장 결정
“저 역시 다른 간부들처럼 자발적으로 파견 연장을 신청했어요. 오늘은 5주 차입니다. 솔직히 힘들긴 합니다. 그래도 교대 생각은 없어요. 제가 교대하면 새로운 파견 인원이 적응할 때까지 시민들이 불편을 겪으니까요.”
인천 계양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지원 임무를 수행 중인 특전사 국제평화지원단 소속 박지환 중위(진)가 13일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파견 연장 이유를 밝혔다. 이곳에 파견된 특전사 간부는 박 중위(진)를 포함해 총 15명. 이들은 역학조사 및 임시 선별검사소 임무를 순환해서 담당한다. 간부들 가운데 유일한 장교인 박 중위(진)는 나머지 부사관들에 대한 인원 관리도 맡고 있다.
하루 700여 명 방문도…추위 가장 힘들어
임시 선별진료소는 아침 9시부터 임무에 돌입한다. 특전사 간부들은 30분 일찍 나와 방역복 착용 등 각종 준비를 마치고 시민 안내, 역학조사, 검체 분류 등 다양한 지원 임무를 수행한다.
“오전 임무를 마치고 점심은 보건소 식당에서 해결해요. 오후 임무는 6시에 일단 종료되지만, 이후에도 야간 검사소가 운영됩니다. 간부 2명이 매일 번갈아 가며 밤 9시까지 현장을 지키고 있죠.”
검사소를 찾는 시민은 하루 평균 200~300여 명이다. 많을 때는 최대 700여 명이 하루에 몰린 날도 있다고. 이런 경우 휴식은 꿈도 못 꾼다. “하루에 이 정도 인원을 검사하는 일이 가능한가 저도 믿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해보니 되긴 되더라고요. 이런 날은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지칩니다.”
파견 임무 중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추위’다. 온몸을 감싼 방역복도 한겨울의 칼바람을 완벽히 막아주진 못한다. 한파로 인해 원활한 임무 수행에도 어려움이 많다. 검체 수송 배지나 체온계가 얼어버리는 황당한 일도 겪었다. 최근 폭설이 왔을 때는 제설을 하느라 특히 고생이 많았다. 보건소 인력 대부분이 여성들이라 힘쓰는 일은 거의 특전사 간부들이 도맡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추위는 상상 이상입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검사 인원이 줄어들어 2명씩 교대로 짧은 휴식이 가능해졌어요. 컨테이너 안에서 온풍기 바람으로 몸을 녹인 뒤 다시 밖으로 나와 임무를 수행합니다.”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친 특전사 간부들은 보건소에서 몇 분 거리에 구해놓은 원룸으로 향한다. 지친 몸을 뉠 수 있는 작은 침대와 화장실 하나가 딸린 방이다. 일과 이후에도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간부 간 상호 접촉은 물론 외출도 철저히 통제된다.
“저녁 식사는 각자 방에서 배달 음식을 먹어요. 보통 짜장면을 많이 시켜 먹는데, 매일 먹다 보니 물려서 요즘은 다른 음식을 찾아보고 있어요. 저녁을 먹고 나면 다들 팔굽혀펴기나 아령 들기 같은 맨손 운동을 하는 편입니다. 길어진 파견 기간으로 인한 ‘근육 손실’ 방지 차원이죠. 부대에 복귀하면 다시 본연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야 하니까요.”
실전 대비 마음으로 임무…부모님 응원에 힘
박 중위(진)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춘 최강 특전사의 일원이다. 동시에 그는 사랑하는 부모님의 25살 군인 아들이기도 하다. 한 달 넘게 파견 임무를 수행 중인 박 중위(진)에게 가장 큰 위로는 휴대전화로 듣는 엄마의 따뜻한 목소리다.
“매일 저녁 꼭 어머니께 전화 드려요. 그러면 항상 ‘별일 없냐’고 물으시고, ‘꼭 방역복 단단히 착용하라’고 신신당부하세요. 평소 과묵하신 아버지도 ‘명예로운 일이니까 안전하게 임무 수행하라’고 격려해 주십니다.”
박 중위(진)는 이번 파견 임무를 실전과 다르지 않다고 여긴다. 그 속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고 군인으로서, 또 인간으로서 한 단계 성장하고 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희망 메시지 전하고파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파견 임무를 수행하며 진짜 국민이 필요할 때 명예롭게 헌신하는 일이 특전사의 진정한 임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곳에서 모든 특전사 간부들은 실전을 대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무 수행 중입니다. 저희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이곳에서 헌신하고 계시는 훌륭한 의료진, 꿋꿋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이제 거의 다 왔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글=김상윤/사진=양동욱 기자
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 국제평화지원단 독사대대 박지환 중위(진)가 13일 인천 계양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을 안내하며 검체 채취 용기를 확인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육군 현장지원팀의 헌신이 절정을 이룬 한파 속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서울·경기·인천지역 78개 보건소에 파견된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간부 379명은 정해진 임무 기간이 이미 끝났지만, 전역·출산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전원이 파견 연장을 자원해 더 큰 감동을 전한다.
힘들지만 불편 겪을 시민 생각에 연장 결정
“저 역시 다른 간부들처럼 자발적으로 파견 연장을 신청했어요. 오늘은 5주 차입니다. 솔직히 힘들긴 합니다. 그래도 교대 생각은 없어요. 제가 교대하면 새로운 파견 인원이 적응할 때까지 시민들이 불편을 겪으니까요.”
인천 계양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지원 임무를 수행 중인 특전사 국제평화지원단 소속 박지환 중위(진)가 13일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파견 연장 이유를 밝혔다. 이곳에 파견된 특전사 간부는 박 중위(진)를 포함해 총 15명. 이들은 역학조사 및 임시 선별검사소 임무를 순환해서 담당한다. 간부들 가운데 유일한 장교인 박 중위(진)는 나머지 부사관들에 대한 인원 관리도 맡고 있다.
하루 700여 명 방문도…추위 가장 힘들어
임시 선별진료소는 아침 9시부터 임무에 돌입한다. 특전사 간부들은 30분 일찍 나와 방역복 착용 등 각종 준비를 마치고 시민 안내, 역학조사, 검체 분류 등 다양한 지원 임무를 수행한다.
“오전 임무를 마치고 점심은 보건소 식당에서 해결해요. 오후 임무는 6시에 일단 종료되지만, 이후에도 야간 검사소가 운영됩니다. 간부 2명이 매일 번갈아 가며 밤 9시까지 현장을 지키고 있죠.”
검사소를 찾는 시민은 하루 평균 200~300여 명이다. 많을 때는 최대 700여 명이 하루에 몰린 날도 있다고. 이런 경우 휴식은 꿈도 못 꾼다. “하루에 이 정도 인원을 검사하는 일이 가능한가 저도 믿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해보니 되긴 되더라고요. 이런 날은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지칩니다.”
파견 임무 중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추위’다. 온몸을 감싼 방역복도 한겨울의 칼바람을 완벽히 막아주진 못한다. 한파로 인해 원활한 임무 수행에도 어려움이 많다. 검체 수송 배지나 체온계가 얼어버리는 황당한 일도 겪었다. 최근 폭설이 왔을 때는 제설을 하느라 특히 고생이 많았다. 보건소 인력 대부분이 여성들이라 힘쓰는 일은 거의 특전사 간부들이 도맡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추위는 상상 이상입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검사 인원이 줄어들어 2명씩 교대로 짧은 휴식이 가능해졌어요. 컨테이너 안에서 온풍기 바람으로 몸을 녹인 뒤 다시 밖으로 나와 임무를 수행합니다.”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친 특전사 간부들은 보건소에서 몇 분 거리에 구해놓은 원룸으로 향한다. 지친 몸을 뉠 수 있는 작은 침대와 화장실 하나가 딸린 방이다. 일과 이후에도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간부 간 상호 접촉은 물론 외출도 철저히 통제된다.
“저녁 식사는 각자 방에서 배달 음식을 먹어요. 보통 짜장면을 많이 시켜 먹는데, 매일 먹다 보니 물려서 요즘은 다른 음식을 찾아보고 있어요. 저녁을 먹고 나면 다들 팔굽혀펴기나 아령 들기 같은 맨손 운동을 하는 편입니다. 길어진 파견 기간으로 인한 ‘근육 손실’ 방지 차원이죠. 부대에 복귀하면 다시 본연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야 하니까요.”
실전 대비 마음으로 임무…부모님 응원에 힘
박 중위(진)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춘 최강 특전사의 일원이다. 동시에 그는 사랑하는 부모님의 25살 군인 아들이기도 하다. 한 달 넘게 파견 임무를 수행 중인 박 중위(진)에게 가장 큰 위로는 휴대전화로 듣는 엄마의 따뜻한 목소리다.
“매일 저녁 꼭 어머니께 전화 드려요. 그러면 항상 ‘별일 없냐’고 물으시고, ‘꼭 방역복 단단히 착용하라’고 신신당부하세요. 평소 과묵하신 아버지도 ‘명예로운 일이니까 안전하게 임무 수행하라’고 격려해 주십니다.”
박 중위(진)는 이번 파견 임무를 실전과 다르지 않다고 여긴다. 그 속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고 군인으로서, 또 인간으로서 한 단계 성장하고 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희망 메시지 전하고파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파견 임무를 수행하며 진짜 국민이 필요할 때 명예롭게 헌신하는 일이 특전사의 진정한 임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곳에서 모든 특전사 간부들은 실전을 대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무 수행 중입니다. 저희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이곳에서 헌신하고 계시는 훌륭한 의료진, 꿋꿋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이제 거의 다 왔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글=김상윤/사진=양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