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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대 집중탐구] 육군종합정비창 특수무기정비단

윤병노

입력 2021. 01. 07   16:22
업데이트 2021. 01. 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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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창정비 체계 구축 어떠한 무기도 완벽 정비

1979년 12월 20일 창설
저고도탐지레이더·35㎜ 대공포…
기능검사·교환수리·완전복구
현궁 등 신규 장비 6종 창정비 ‘눈앞’ 
 
美서 도입한 대포병탐지레이더
1년 기술개발로 자체 창정비 성공
저비용·고효율 군수지원 박차
우수 인재들 업무환경 개선에 심혈 

 

특수무기정비단 대공무기공장 탐지레이더직장 군무원들이 입고된 저고도탐지레이더의 안테나 유니트를 검사하고 있다.
특수무기정비단 대공무기공장 탐지레이더직장 군무원들이 입고된 저고도탐지레이더의 안테나 유니트를 검사하고 있다.

디지털 시험기를 확인하는 특수무기정비단 군무원.
디지털 시험기를 확인하는 특수무기정비단 군무원.

2010년 11월 23일 오후. 평화로웠던 연평도에 북한군의 포탄이 빗발치듯 떨어졌다. 기습 포격을 받은 연평도는 순식간 화염에 휩싸였다. 그러나 우리 해병대원들은 단 한 명도 물러서지 않고, K9 자주포로 도발 원점을 타격했다. 해병대 연평부대원들의 신속·정확한 대응에는 대포병탐지레이더가 단단히 한몫했다. 발사된 북한군의 포탄을 감지하고, 궤도를 역추적해 도발 원점을 찾아낸 것. 만약 대포병탐지레이더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이러한 군의 주요 장비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대가 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우리 군의 첨단 장비를 정비하는 전군 유일의 부대. 육군종합정비창 특수무기정비단(특무단)이 주인공이다. 


글=윤병노/사진=한재호 기자

특수무기정비단 유도무기공장 휴대용직장 군무원들이 휴대용 대공미사일 ‘신궁’의 정비 제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토론하고 있다.
특수무기정비단 유도무기공장 휴대용직장 군무원들이 휴대용 대공미사일 ‘신궁’의 정비 제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토론하고 있다.

특수무기정비단 대공무기공장 천마·오리콘직장 군무원들이 정비를 마친 35㎜ 대공포 ‘오리콘’의 자동장전기를 조립하고 있다.
특수무기정비단 대공무기공장 천마·오리콘직장 군무원들이 정비를 마친 35㎜ 대공포 ‘오리콘’의 자동장전기를 조립하고 있다.


전·평시 첨단 특수무기체계 정비 ‘산실’

특무단은 1979년 12월 20일 인천 부평에서 창설했다. 현재 2개 과(課), 2개 공장(유도·대공무기), 1개 중대에서 180여 명의 현역·군무원이 근무 중이다. 이 중 50%의 인원이 창정비와 야전정비를 담당한다. 주요 임무는 3군 특수무기 창정비와 야전정비 등이다. 정비는 크게 부대·야전·창정비로 나뉜다. 부대정비는 간단한 부속품을 교체하는 수준이다. 사용 부대를 근접지원하는 야전정비는 기능검사, 조절·조정, 교환·수리 등이 이뤄진다. 창정비는 완전 복구와 재생 정비가 가능한 최상위 개념의 정비다.

특무단이 창정비하는 무기체계는 저고도탐지레이더,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6·37), 35㎜ 대공포 ‘오리콘(Oerlikon)’ 등이다. 대전차 미사일 ‘현궁’을 포함한 신규 전력화 장비 6종도 창정비를 눈앞에 뒀다. 야전정비 대상은 과학화 훈련 장비,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마’, 대전차 미사일 ‘메티스-엠(METIS-M)’, 휴대용 대공 미사일 ‘미스트랄(Mistral)’ 등이다.

특수무기는 전방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개전 초기 중요한 전술무기로 활용된다. 특무단은 전방 군단의 핵심 전력이 전·평시 원활히 운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2011년 ‘사통팔달(四通八達)’ 교통 요지인 중부지역으로 터를 옮겼다.

특무단은 첨단·초정밀·네트워크 기반의 무기체계 전력화 추세에 발맞춰 저비용·고효율의 군수지원체계 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군직정비 능력을 확보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정비 기간을 단축함으로써 국방예산을 절약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포병탐지레이더 창정비다. 미국에서 개발·도입한 대포병탐지레이더는 최초 외주정비(국내 전문업체)를 추진했지만, 표적탐지 관련 기술개발에 실패해 중도 포기했다. 이에 특무단은 1년에 걸쳐 AN/TPQ-36 레이더의 안테나 레이돔 성능시험과 체계정렬 방법 등의 기술개발에 성공했고, 2005년부터 창정비를 시행 중이다. 이를 통한 예산절감 효과는 AN/TPQ-36 레이더 1대당 8억5000만 원에 달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AN/TPQ-36 레이더 창정비 경험을 토대로 2017년부터 AN/TPQ-37 레이더 방사 소자(Radiating Element)를 정비하고 있다. 이에 따른 예산절감액은 1대당 14억2000만 원에 이른다.


미래 대비 ‘시스템 정비지원체계’ 구축 박차

창정비는 무기체계 입고를 시작으로 해체→기술검사→정비→조립→성능 평가→출고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부품이 수만 개에 달하는 대포병탐지레이더 정비·출고는 5개월이 소요된다. 이에 특무단은 정비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2020년을 ‘시스템 정비지원체계 원년’으로 선포했다.

시스템 정비지원체계의 핵심은 장비 구성품별 정비와 체계결합 정비로 업무를 분업화하고, 공장별로 특화된 전문 기술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제한된 인력과 시설 등 과거의 무기체계별 정비지원체계로는 신규 전력화 특수무기의 정비 소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무단은 시스템 정비지원체계를 3단계로 추진할 예정이다. 1단계인 지난해와 올해는 전자사통회로카드직장을 신설하는 등 조직·인력 개편에 중점을 뒀다. 2단계인 2022~2026년은 2개 공장, 5개 직장 체제를 3개 공장, 9개 직장으로 확충한다.

마지막 3단계는 안정화를 추구하면서 초연결·초지능·초융합의 창정비 역량을 목표로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고장예측진단장비, 도장 로봇, 스마트 입·출고 시스템 등을 추가 구비해 세계 최고의 창정비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230㎜ 다연장로켓 ‘천무’, 대포병탐지레이더-Ⅱ, 국지방공레이더 등 신규 전력화 장비의 창정비 기술개발에도 전력투구할 방침이다.

최신식 정비공장의 신축 계획(안)도 올해 1분기 내로 완성하기로 했다. 2027년부터 2029년까지 135억 원을 투입해 항법장치 시설과 차기 전력화 전술차량 정비 공간을 갖춘 4555㎡ 규모의 현대화 공장을 건설하는 게 목표다.


사용자가 만족하는 정비·보급 서비스 실현


특무단은 정비 품질 향상과 공정 단축에 매진한 결과 예산절감, 장비 성능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또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품질분임조 경진대회, 린6시그마, 공무원제안 등을 통해 대통령상을 10회나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유도무기공장이 육군군수사령부 최우수 공장에, 탐지레이더직장이 우수 직장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이 같은 성과는 고도의 전문 기술을 보유한 인재가 많아 가능했다.

유도무기공장장 채선묵 군무서기관은 특무단 발전의 산증인이다. 부대의 중부지역 이전사업 총감독을 맡아 임무를 완수했으며, 창정비 기술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창정비 추진 사업관리도 그의 몫이다.

대공무기공장장 김충환 군무서기관도 29년을 특무단과 함께했다.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분야 ‘히말라야 프로젝트’를 작성해 특무단의 소요 변화, 기반 역량, 시설·장비 현대화 방향을 제시했다. 히말라야 프로젝트는 육군이 미래 전장을 주도할 첨단 과학기술군으로 도약하기 위해 군사적 효용성을 고려한 핵심 과학기술 분야를 선정하고, 이를 군사 분야에 적용·발전시키기 위해 마련한 프로젝트다. 발칸 조준장치 정비기술을 개발했으며, 품질분임조 전국대회에서 대통령상을 2회 수상했다.

1998년 총포직렬 군무원으로 임용된 미래대비TF장 이상철 군무주무관은 올해 신설된 전자사통회로카드직장의 ‘산파’ 역할을 했다. AN/TPQ-36 레이더 창정비 개발 주도, 품질분임조 전국대회 대통령상 2회 수상, 시스템 정비체계 전환계획 수립 등의 열매도 수확했다.

전자사통회로카드직장장 이승욱 군무주무관은 해병대 부사관 출신이다. 4년 6개월의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그는 철도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던 중 군을 잊지 못해 군무원에 도전장을 던졌다. 전자기기 기능장을 보유한 그는 저고도탐지레이더 창정비 기술개발 동참, 국방군사제안 육군참모총장 표창, 품질분임조 전국대회 대통령상 1회 수상 등의 업적을 남겼다.

특무단을 이끄는 김대훈(중령) 단장은 이러한 우수 인재들이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단장은 “우리 부대원들은 ‘초연결·초지능·초융합의 스마트 창정비체계 도약’이라는 종합정비창의 비전을 공유한 가운데 공정개선·기술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용자가 만족하는 최상의 정비 서비스를 실현하고, ‘좋은 부대를 넘어 위대한 부대(Good To Great)’를 완성하는 데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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