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자도서 17만 권 대출
2019년 비해 55% 늘어나
코로나로 출타 제한 독서 즐겨
전자도서관 개방 접근성 높여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는 장병이 늘고 있다. 도서관에 앉아 종이책을 읽는 대신, 생활관에서 ‘전자책(e-Book)’을 읽거나 이어폰으로 ‘오디오 북’을 듣는 장병들의 모습이 더는 낯설지 않다. 코로나19 속에 떠오른 병영 독서문화의 ‘뉴노멀(New Normal)’이다.
5일 육군인사사령부(인사사)에 따르면, 지난해 육군에서 운영하는 전자도서관의 전자도서 대출은 2019년보다 무려 55%가량 늘어난 17만여 권으로 집계됐다. 인터넷 기반 ‘육군 전자도서관’에서 약 5만 권, 인트라넷 기반 ‘육군본부 전자도서관’에서 약 12만 권이 대출됐다. 이는 42만 육군 장병 3명 중 1명이 전자도서를 1권씩 읽은 것보다도 많은 양이다.
귀로 듣는 ‘오디오 북’의 선풍적인 인기도 눈길을 끈다. 인사사가 대출 횟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2020년 육군 전자도서관 베스트 대출 전자도서’는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오디오 북이다. 일과 후 시간이 날 때 짬짬이 책을 ‘듣는’ 신세대 장병들의 모습은 병영에 부는 새로운 독서문화의 바람을 느끼게 한다. 인사사는 장병들의 선호를 고려해 향후 전자도서관 내 오디오 북 확보량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자도서는 종이책의 문자를 전자 매체에 담아 PC나 휴대형 단말기 등 각종 전자기기에서 이용하는 전자책, 오디오 북 등 디지털 도서를 총칭한다. 민간 전자도서 시장은 스마트폰·태블릿PC의 보편화 추세에 발맞춰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 문화가 확산한 가운데 집에서 책을 읽는 ‘집콕 독서족’이 늘어나면서 전자도서 시장도 한층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장병들의 전자도서 이용이 급증한 데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군내 유입 차단을 위해 외출·휴가 등 출타가 제한되면서 영내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었지만, 종이책을 열람할 수 있는 각급 부대의 도서관 시설은 운영되지 않는 날이 많았다. 이처럼 독서 기회는 대폭 확대된 반면, 도서관을 이용하기는 어려운 특수한 상황이 자연스럽게 장병들의 전자도서 이용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과 이후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해진 가운데,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모바일·인터넷 기반 ‘육군 전자도서관’이 새롭게 구축된 것도 병영 독서 기술의 ‘스마트’한 진화를 촉진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육군은 2019년 12월 육군사관학교·3사관학교·교육사령부·기록정보관리단의 전자도서관을 통합한 육군 전자도서관을 새롭게 구축하고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누적 대출량은 개설 1년 만에 5만여 건을 기록했고, 간부와 병사가 50대50 수준으로 고른 대출 비율을 보였다.
육군 전자도서관은 육군 전 장병과 군무원, 생도들에게 개방돼 있다. 간단한 회원가입 및 앱 설치 절차만 거치면 스마트폰과 PC 등을 활용해 자기계발·취미·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전자책 2만9000여 권과 800여 권의 오디오 북 등 다양한 전자도서를 자유롭게 대출할 수 있다.
장병들은 전자도서의 장점으로 뛰어난 접근성과 편의성을 꼽았다. 평소 전자책을 자주 읽는다는 3사관학교 변준언 일병은 “도서관을 직접 방문할 것 없이 생활관에 누워서도 내가 원하는 책을 쉽게 찾아 읽을 수 있고, 대출 이후 일주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책이 반납돼 정말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및 언택트 시대에 부합하는 전자도서의 강점에 주목하는 의견도 있었다. 3사단 함태선 중위(진)는 “여러 사람이 하나의 책을 반복해서 대출·반납해도 오염이나 위생 걱정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일과 후 오디오 북을 자주 듣는다는 계룡대근무지원단 이규상 상병은 “운동 등 다른 일을 하면서 동시에 이어폰으로 책을 듣는 전우들이 많다”며 “오디오 북은 독서를 하면서도 손이 자유로워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올해도 코로나19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병영 내 전자도서 수요는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육군 병영도서관 정책을 담당하는 인사사 서철기 소령은 “병영 내 전자도서의 인기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출타가 제한된 상황을 독서를 통한 자기계발 기회로 활용하려는 장병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병영도서관은 장병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중요한 복지 중 하나라는 인식으로 시대적 변화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서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윤 기자
지난해 전자도서 17만 권 대출
2019년 비해 55% 늘어나
코로나로 출타 제한 독서 즐겨
전자도서관 개방 접근성 높여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는 장병이 늘고 있다. 도서관에 앉아 종이책을 읽는 대신, 생활관에서 ‘전자책(e-Book)’을 읽거나 이어폰으로 ‘오디오 북’을 듣는 장병들의 모습이 더는 낯설지 않다. 코로나19 속에 떠오른 병영 독서문화의 ‘뉴노멀(New Normal)’이다.
5일 육군인사사령부(인사사)에 따르면, 지난해 육군에서 운영하는 전자도서관의 전자도서 대출은 2019년보다 무려 55%가량 늘어난 17만여 권으로 집계됐다. 인터넷 기반 ‘육군 전자도서관’에서 약 5만 권, 인트라넷 기반 ‘육군본부 전자도서관’에서 약 12만 권이 대출됐다. 이는 42만 육군 장병 3명 중 1명이 전자도서를 1권씩 읽은 것보다도 많은 양이다.
귀로 듣는 ‘오디오 북’의 선풍적인 인기도 눈길을 끈다. 인사사가 대출 횟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2020년 육군 전자도서관 베스트 대출 전자도서’는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오디오 북이다. 일과 후 시간이 날 때 짬짬이 책을 ‘듣는’ 신세대 장병들의 모습은 병영에 부는 새로운 독서문화의 바람을 느끼게 한다. 인사사는 장병들의 선호를 고려해 향후 전자도서관 내 오디오 북 확보량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자도서는 종이책의 문자를 전자 매체에 담아 PC나 휴대형 단말기 등 각종 전자기기에서 이용하는 전자책, 오디오 북 등 디지털 도서를 총칭한다. 민간 전자도서 시장은 스마트폰·태블릿PC의 보편화 추세에 발맞춰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 문화가 확산한 가운데 집에서 책을 읽는 ‘집콕 독서족’이 늘어나면서 전자도서 시장도 한층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장병들의 전자도서 이용이 급증한 데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군내 유입 차단을 위해 외출·휴가 등 출타가 제한되면서 영내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었지만, 종이책을 열람할 수 있는 각급 부대의 도서관 시설은 운영되지 않는 날이 많았다. 이처럼 독서 기회는 대폭 확대된 반면, 도서관을 이용하기는 어려운 특수한 상황이 자연스럽게 장병들의 전자도서 이용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과 이후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해진 가운데,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모바일·인터넷 기반 ‘육군 전자도서관’이 새롭게 구축된 것도 병영 독서 기술의 ‘스마트’한 진화를 촉진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육군은 2019년 12월 육군사관학교·3사관학교·교육사령부·기록정보관리단의 전자도서관을 통합한 육군 전자도서관을 새롭게 구축하고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누적 대출량은 개설 1년 만에 5만여 건을 기록했고, 간부와 병사가 50대50 수준으로 고른 대출 비율을 보였다.
육군 전자도서관은 육군 전 장병과 군무원, 생도들에게 개방돼 있다. 간단한 회원가입 및 앱 설치 절차만 거치면 스마트폰과 PC 등을 활용해 자기계발·취미·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전자책 2만9000여 권과 800여 권의 오디오 북 등 다양한 전자도서를 자유롭게 대출할 수 있다.
장병들은 전자도서의 장점으로 뛰어난 접근성과 편의성을 꼽았다. 평소 전자책을 자주 읽는다는 3사관학교 변준언 일병은 “도서관을 직접 방문할 것 없이 생활관에 누워서도 내가 원하는 책을 쉽게 찾아 읽을 수 있고, 대출 이후 일주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책이 반납돼 정말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및 언택트 시대에 부합하는 전자도서의 강점에 주목하는 의견도 있었다. 3사단 함태선 중위(진)는 “여러 사람이 하나의 책을 반복해서 대출·반납해도 오염이나 위생 걱정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일과 후 오디오 북을 자주 듣는다는 계룡대근무지원단 이규상 상병은 “운동 등 다른 일을 하면서 동시에 이어폰으로 책을 듣는 전우들이 많다”며 “오디오 북은 독서를 하면서도 손이 자유로워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올해도 코로나19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병영 내 전자도서 수요는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육군 병영도서관 정책을 담당하는 인사사 서철기 소령은 “병영 내 전자도서의 인기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출타가 제한된 상황을 독서를 통한 자기계발 기회로 활용하려는 장병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병영도서관은 장병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중요한 복지 중 하나라는 인식으로 시대적 변화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서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