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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사례로 본 드론 방어체계의 중요성

입력 2020. 12. 29   16:05
업데이트 2020. 12. 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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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영 소령 육군방공학교 전력발전과
조소영 소령 육군방공학교 전력발전과

지난해 9월 27일부터 11월 10일까지 45일간 벌어진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전쟁이 막을 내렸다. 이번 전쟁은 4차산업의 발전에 따라서 변화된 전쟁 양상이 그대로 투영된 ‘드론전쟁’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때문에, 전 세계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드론의 전장 활용도는 이미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검증된 바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시작으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유전 파괴(2019년 9월 14일), 이란의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2020년 1월 3일) 등이 실전에 투입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전쟁은 4차 산업혁명의 발달된 기술로 국방혁신을 달성한 아제르바이잔의 승리로 종전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된 전쟁 양상이 기존 군사력 선진국이 아닌 중·하위권의 두 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할 뿐이다.

두 국가는 90년대 초 이미 한 차례 전쟁을 경험했다. 1차 전쟁에서 승리한 아르메니아는 이를 통해 전쟁의 원인이 됐던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실효지배권을 얻게 됐다. 하지만, 두 나라의 상반된 국방과학기술 인식의 차이로 불과 30년 만에 재개된 전면전 상황에서 전세가 역전됐다. 아르메니아는 1차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생각에 도취돼 기존의 참호·진지전에 의존했으며, 탱크·중포·요새화 등의 낡은 오래된 전술과 군사 교리를 사용했다. 결국, 드론에 대응할 무기체계가 전무해 불과 개전 45일 만에 항복했다.

이번 전쟁을 보면서 4차 산업의 발전으로 등장한 드론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일찍이 선진국에서는 드론의 전술·전략적 가능성을 보고 개발에 뛰어들어 지금의 성과를 얻고 있다. 막연히 드론은 “선진국에서나 전술·전략적 공격이 가능한 무기일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큰 충격을 줬다. 향후, 선진국은 전술과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더욱 드론을 이용할 것이며, 중·후진국은 비싸고 복잡한 유인전투기 운영에 부담을 느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운용이 간단한 드론을 이용할 것이라는 사실이 이번 전쟁을 통해 일반화됐다.

우리나라 역시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5도, 독도, 이어도 등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있으며, 만약 충돌이 일어난다면 이번 전쟁에서 보여준 드론전쟁의 양상일 것이다. 이에 이러한 전략적 지역에 대한 대 드론 체계가 강화돼야 할 것이다. 또한, 육군이 수행하는 전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육군의 전투 수행 간 대공방어는 기존 국지방공 형태의 방호로는 앞서 설명한 드론 공격에 효과적으로 방호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움이 따른다. 때문에, 우리 군도 전투부대 단위로 대드론 방어체계, HPM(high powered microwave) 무기체계 등을 통해 대비해야 할 것이다.

손자병법 허실(虛實) 편 기전승불복(其戰勝不復)에서 언급한대로 같은 방법으로 두 번 승리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끊임없는 국방혁신으로 4차 산업시대를 선도하는 육군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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