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완결 병영칼럼

[김태종 병영칼럼] 국군 장병 여러분의 ‘부캐’는 무엇인가요?

입력 2020. 11. 27   16:48
업데이트 2020. 11. 2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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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종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김태종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부캐로 얻은 성취감, 본캐는 물론 삶의 자신감도 향상!”

위 문구는 ‘부캐’를 다룬 한 기사의 머리글입니다. 최근 1년 동안 ‘부캐’는 우리 사회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부캐’의 사전적 의미는 ‘온라인 게임에서, 주로 사용하는 캐릭터 이외에 그와 더불어 사용하는 캐릭터’를 말합니다. 오늘날 ‘부캐’는 현대인의 삶 속에서 내가 가진 원래 정체성 이외의 다양한 정체성을 의미합니다.

‘부캐’란 용어는 2009년 10월 신조어를 소개하는 뉴스에서 최초로 공식 등장했습니다(한국언론진흥재단 등록 언론매체 기준). 이후 10년간 25건 정도 보도되다가, 2020년 12월부터 보도량이 급증해 현재까지 1500여 건이 보도됐습니다. 이는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 씨가 다양한 ‘부캐’로 활동하면서 사회적으로 주목 받아 많이 보도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가 아는 많은 연예인이 다음과 같은 ‘부캐’로 활동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유재석(국민 MC)→유산슬(트로트 가수)·유두래곤(혼성그룹), 이효리(솔로 가수)→린다G(혼성그룹), 비(솔로 가수)→비룡(혼성그룹), 엄정화(솔로 가수)→만옥(여성그룹), 김신영(개그맨)→다비이모(가수), 인순이(국민가수)→영순이(신인 댄스 가수), 송해(베테랑 MC)→아리송해(신인 MC) 등.

‘부캐’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를 찾기 위해 2009년 10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부캐’ 관련 뉴스 1512건을 수집해 텍스트 마이닝 분석을 수행했습니다. 분석 결과, 핵심 키워드로 ‘도전’(499회), ‘소통’(368회), ‘확장’(415회)이 도출됐습니다. 키워드와 관련된 뉴스를 살펴보면, “부캐 [도전]을 통해 많은 용기와 힘 얻은 시간, 무엇이든 해내고파”, “대중과 [소통]하며 부캐 통해 스스로 몰랐던 나 알게 돼”, “최근 부캐 현상은 나의 장점, 개성을 [확장] 시켜” 등이 보도됐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부캐’ 트렌드를 ‘멀티 페르소나(다중적 자아)’ 현상으로 해석했습니다. 즉 다양한 상황에서 다른 인격의 페르소나(분신)를 활용해, 생존하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부캐’ 트렌드를 뉴스 빅데이터로 읽으면서, 현대인이 자신의 ‘부캐’를 활용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며, 융합과 통합을 통해 [확장]함으로써 어려움을 극복하는 노력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캐’ 트렌드는 우리 청년 장병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최근 국방부는 ‘자율과 책임의 병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군 본연의 임무와 자기계발 시간이 명확히 구분된 부대운영을 바탕으로 자기계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국방일보 2020.9.17, 1면). 이러한 점에서 저는 병영생활에서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본캐’와 자기계발을 도모하는 ‘부캐’가 조화를 이룰 때, 장병 개인과 군 조직이 함께 성장하고 건강한 병영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일과시간에는 ‘본캐’로서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일과 후에는 ‘부캐’로서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학습자’, 동료와 체력을 단련하는 ‘운동가’, 즐겁게 춤추는 ‘댄서’, 지역민을 돕는 ‘봉사자’, 재미있는 웹툰을 그리는 ‘만화가’,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작가’ 등 다양한 모습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일과 후 청년 장병 여러분이 [도전]하고 [소통]하며 [확장]을 도모할 ‘부캐’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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