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방위사업청과 함께 하는 웨폰 스토리

4차 산업혁명 걸맞게… 로봇·무인체계 끝없이 진화

맹수열

입력 2020. 11. 23   16:53
업데이트 2020. 11. 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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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국방로봇(下)


지상·해양분야 4개씩 개발사업 진행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 체계개발 착수
향후 AI 로봇 자율판단 체계로 발전
군집체계·생체 모방 등 활성화될 듯


우리 군은 현재 국방로봇의 다양한 활용을 위한 개발과 적용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레바논에서 PKO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동명부대가 무인 지뢰탐지 로봇을 활용해 폭발물 제거 훈련을 하는 모습.  조용학 기자
우리 군은 현재 국방로봇의 다양한 활용을 위한 개발과 적용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레바논에서 PKO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동명부대가 무인 지뢰탐지 로봇을 활용해 폭발물 제거 훈련을 하는 모습. 조용학 기자
무인잠수정 형상.
무인잠수정 형상.
우리  군  최초의  국방로봇인  야지주행  실험로봇 XAV.  방사청 제공
우리 군 최초의 국방로봇인 야지주행 실험로봇 XAV. 방사청 제공

우리나라의 첫 군사용 로봇은 2005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야지자율주행 실험로봇인 XAV다. XAV는 전기차량을 개조해 비가시선 원격주행, GPS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과 종속주행 기술을 적용한 무인차량으로 자율주행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어 견마로봇(2012년), 초견로봇(2014년), 구난로봇(2016년) 등 다양한 로봇 개발을 통해 자율제어 기술, 표적탐지 및 환경인식 기술, 임무장비의 다양화·자동화, 구동 및 에너지 기술, 네트워크 기반의 통신기술 등이 발전했다. 이제는 앞서 개발한 로봇기술을 무기체계에 적용하는 단계다.


한국형 국방로봇의 현재는?

방위사업청은 현재 국방로봇 사업으로 지상 분야 4개, 해양 분야 4개가 무기체계로 소요 결정돼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최신의 로봇기술을 적용한 로봇·무인체계를 전력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은 야지 주행과 장애물 극복이 가능한 기동력, 땅 밑의 지뢰를 찾아내고 철판 속의 폭발물을 탐지하는 능력, 로봇팔과 물포총·산탄총으로 폭발물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로봇이다. 이 로봇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탐색개발을 수행한 뒤 이달부터 체계개발에 착수했다. 그동안 우리 군은 병력이 지뢰탐지기를 직접 운용하거나 폭발물 탐지로봇을 수입, 운용해왔다. 병력이 직접 운용하는 경우 인명손실이, 해외장비를 수입하는 경우 수입비용에 운용유지비까지 늘어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 기술로 개발하고 있는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은 폭발물뿐만 아니라 지뢰탐지, 정찰, DMZ 통로 개척, 지하 시설물 탐색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위험지역 밖에서 병사가 휴대용 원격조종장치를 조작해 주행제어 및 임무장비 조작 등 원격 통제할 수 있고, 모든 방향으로 확장 가능한 조작팔을 이용해 건물 천장 위에 설치된 폭발물까지 제거할 수 있다. 또 금속·비금속 지뢰를 탐지할 수 있고 철판을 투시할 수 있는 엑스레이 투시기를 장착해 철재 속 폭발물도 탐지할 수 있다.

무인수색차량은 통제차량에 의한 원격제어 또는 자율주행을 통해 기계화 부대의 선두에서 정찰, 화력 유도, 중요시설 경계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체계로 현재 탐색개발 중이다. 방사청은 2022년부터 체계개발을 착수할 계획이다. 다목적 무인차량은 보병대대 이하 전투현장에서 경계, 탄약 운반, 식량·식수 보급, 환자 후송 등 다양한 임무를 지원할 수 있는 무인차량으로 현재 선행연구 조사·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소형정찰로봇은 DMZ 작전, 대테러작전 등 고위험 작전환경에서 적 지역 정찰, 매복진지 전방 및 사각지역 감시, 테러 진압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감시장비, 조작팔, 화기, 섬광폭음탄 등을 장착한 35㎏ 이하 소형 로봇이다. 방사청은 소형정찰로봇의 선행연구 조사·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소요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 밖에도 차량형 로봇 이외에 험지나 지하 등 특수지역에서 군사 임무를 수행할 착용형 근력증강로봇, 방호전투 착용로봇, 초소형 군집로봇, 곤충로봇, 다족형 로봇 등도 핵심기술 개발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무인기뢰처리기-Ⅱ는 음탐기와 TV카메라 등이 장착돼 수중 기뢰를 폭약으로 폭발시키거나 계류삭을 절단해 제거하는 수중무인체계다. 방사청은 해외에서 도입, 운용해 온 노후화된 무인기뢰처리기를 국내기술로 개발해 전력화 단계를 거치고 있다. 무인기뢰처리기는 앞부분에 장착된 자체 음탐기로 수중 물체를 탐색하고 시각식별이 가능한 거리까지 접근시킨 후 TV카메라로 기뢰 여부를 확인한다.

수중자율기뢰탐색체는 무선 원격조종과 수중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또 소나, 수중초음파, 수중광학카메라 등을 통해 장애물 회피와 자동복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수중자율기뢰탐색체는 기뢰 탐색뿐만 아니라 수중 감시정찰 전력으로도 운용이 가능한 국내 최초의 수중자율 무인체계로 다음 달 체계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무인기뢰처리기는 소해함정과 유선으로 연결해 조종 통제하지만 수중자율기뢰탐색체는 무선으로 원격조종과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수중 운용시간 또한 7배 이상 늘어났다. 이뿐만 아니라 RF통신을 통해 10㎞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지휘통제가 가능하다.

무인수상정은 북방한계선(NLL) 근해와 주요 항만 등 연안해역에서 감시·정찰 임무와 착저잠수함 및 기뢰 탐색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수중탐색음탐기, EO/IR 등 탐지장비와 항해레이더, 라이다, 관성항법장치 등 항법장비를 장착한 장비다. 방사청은 장애물 회피 및 자동복귀 등 자율운항 기능을 보유한 10톤급 무인 수상정을 획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무인잠수정은 한반도 인근 해역과 기지 근해, 집결지 등에서 주변국 잠수함, 수상함 등 표적을 은밀 감시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국방로봇의 발전방향은?

전쟁의 양상이 변함에 따라 로봇과 컴퓨터가 향후 전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로봇이 국방 전체의 전략적 요소로 제대로 활용되려면 각각의 로봇이 가진 능력과 플랫폼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전체적 운용체계의 방향성 정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무인체계 속에서 로봇의 역할을 명확히 설정하고, 적용 대상별 자율 기술에 대한 수준을 최적으로 정의한다면 무인로봇 체계가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을 시간이 단축될 것이라는 뜻이다.

방사청은 국방로봇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로봇의 자율적 판단에 의해 운용할 수 있는 체계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면, 차선, 장애물을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첨단센서와 감지된 환경에서 제동과 가속을 자율적으로 제어하는 자율주행 시스템도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다. 임무장비는 모듈형으로 개발돼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될 전망이다.

국방로봇의 미래 가운데 가장 눈여겨볼 것은 군집 체계다. 많은 전문가는 국방로봇이 단독 임무 수행보다 군집을 이뤄 작전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유인 또는 무인체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유·무인 복합체계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우리 국방에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수 이종의 유·무인체계 간 상호운용성과 호환성을 확보하고 통신 제약사항을 극복할 수 있는 통신기술, 군집 제어기술 등의 성숙도를 이끌어야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지금까지 지상무인체계는 차륜형·궤도형 등 차량형이 중심이 돼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비정형의 불규칙한 지형과 다양한 전장 환경을 빠르게 보행할 수 있는 다족형, 곤충형, 뱀형 등 생체모방 기술 개발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또 감시·정찰 임무뿐 아니라 사각지대의 통신중계를 위한 소형로봇, 지하탐사로봇, 부상자를 구출·후송하는 구조로봇, 화생방 정찰로봇, 화력을 강화한 전투차량, 착용형 전투로봇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으로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다.

해양무인체계의 경우는 해상상태를 고려한 운항 및 제어기술, 모함에서의 진수·회수기술, 수중 통신기술, 수중 장기체류를 위한 에너지원 기술이 보강된 무인수상정과 무인잠수정이 개발될 전망이다. 또 상륙작전을 수행할 상륙전투로봇, 생체모방형 수중로봇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사청은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스마트 국방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로봇·무인체계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과 고민을 통해 최고 수준의 무기체계를 전력화할 수 있도록 국방로봇 분야 관련 인원들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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