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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보약 먹을 시간

입력 2020. 11. 19   15:23
업데이트 2020. 11. 1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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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만병통치약
긴장을 이완시켜 활력을 높이고
타인에게 호감을 주고
호르몬 분비로 오장육부가 튼튼
이 모든 것이 웃음의 힘이다
정 은 진 소령 
육군75사단
정 은 진 소령 육군75사단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다. 코로나 블루를 이겨낼 보약 같은 존재다. 그러나 웃음이 좋다는 걸 알아도 삶의 낙이 없어 도통 웃을 일이 없다는 사람이 많다. ‘도통’ 웃을 일이 없다는 사람은 ‘그냥’이라도 웃어 보자. 입에 쓴 보약을 먹는 셈 치자. 썩은 미소도 좋고, 인위적인 눈웃음도 좋다. 웃어 버릇할수록 웃기가 편하고 잘 웃게 된다. ‘하하하’ 소리만 내어 보아도 좋다. 기쁘고 행복해서 웃기도 하지만, 웃으니 기쁘고 웃으니 행복하다.

어릴 적부터 나는 한 목청 하며 호탕하게 웃는 편이었다. 그러나 그런 나에게도 웃음 자체가 콤플렉스였던 적이 있다. 옆 처부에 계시던 대하기 어려운 상급자분께 웃음소리가 시끄럽다며 여러 번 주의를 받았다.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가 문을 새어 나갈까 봐 웃음을 참거나 웃을 때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 버릇이 생겼다. 돌이켜 보니 그곳에서 전출하기 전까지 생활이나 임무가 그리 고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기억이 별로 없다. 보약을 숨어서 먹으려고 하니 체할 수밖에. 그 후 고군반에서 동기들과 교관님들의 도움으로 버릇을 고치고 마음껏 웃어 보일 수 있게 되면서 삶의 의욕을 되찾았다.

웃음으로 삶을 보면, 웃음은 정말 보약 같은 존재다. 특히 몸이 안 좋을 때 약효가 바로 느껴지듯, 힘들고 괴롭고 고되고 외로울 때는 웃음이 특효다. 고3 시절, 수능시험에서 긴장해 큰 실수를 하고는 터벅터벅 집으로 향했다. “시험 어땠니?”라고 묻는 부모님께 “이 점수로 육사에 합격한다면, 육사가 시시한 곳인 것 같으니 안 갈래요. 대신 떨어지면 한 번 더 시험을 보게 해주세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절망적 순간에도 웃어 보이는 딸이 대견했는지, 부모님은 어려운 형편에도 나의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 보기 좋게 입시에 떨어졌고, 1년 후 다시 수능시험을 보았다. 시험장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1년 후배들이 보였다. 나도 무척 떨렸지만 “괜찮을 거야. 걱정 마”하고 한참을 그들 앞에서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시험 시작! 긴장감이 사라지고 시험지가 또렷이 보였다.

웃음 보약에는 다시 일어날 힘과 용기가 들어 있다. 웃음은 상대방의 경계심을 풀고 내 몸의 긴장을 이완시켜 집중도와 활력을 높인다. 타인에게 호감을 주고 근육운동이 되며 호르몬을 분비해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한다. 이 모든 것이 웃음의 힘이다.

지금은 국군 장병은 물론 국민 모두가 보약 한 채씩 먹을 시기다. 코로나19가 종식되려면 아직 멀었는데, 경제는 물론 심리적으로 다들 너무 힘들다.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보약을 나눠 먹자. 웃음은 화수분과 같아 나눌수록 더 많이 샘솟는다. 전염력도 좋아서 웃는 모습만 봐도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며 따라 웃게 된다. 그 비싼 보약이 남과 나눠도 무한정 공짜라니 말이 되는가?

바로 지금 보약 먹을 시간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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