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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11월 8일 6·25전쟁 중 세계 최초 제트전투기 공중전

입력 2020. 11. 08   16:29
업데이트 2021. 11. 0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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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제트기간 공중전에서 MiG-15를 격추시킨 F-80C. 미 공군 홈페이지
세계 최초의 제트기간 공중전에서 MiG-15를 격추시킨 F-80C. 미 공군 홈페이지


1950년 11월 1일 오후 1시 35분. 평안북도 압록강 부근 상공을 비행 중이던 미 공군의 F-51전투기 4대와 T-6 모스키토 전선통제기 1대는 적 전투기로부터 공격을 받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적기는 프로펠러가 달린 구식 전투기가 아닌 속도가 상당히 빠른 제트기가 분명했다. 다름 아닌 소련이 1947년 말에 개발을 끝낸 신예 MiG-15 전투기였다.


그 후로 MiG-15 전투기가 이따금 모습을 보이더니 11월 8일 미 공군 B-29 폭격기의 신의주 폭격을 위한 엄호 및 대지 공격에 나선 미 공군 F-51 무스탕 전투기와 F-80 전투기가 적 MiG-15전투기가 맞닥뜨리더니 이내 공중에서 한바탕 전투를 벌였다. 공중전이 새삼스러운 전투는 아니지만 이날의 전투는 특별했다. 바로 제트기와 제트기가 맞붙은 세계 최초의 공중전이었던 것이다.


이날 러셀 브라운(Russell Brown) 중위는 자신의 F-80C 슈팅스타(Shooting Star) 전투기 앞에서 급강하하는 적 MiG-15전투기의 꼬리를 물고 기관포로 공격했다. 적기는 이내 중심을 잃고 지상으로 추락해버렸다. 이렇게 역사적인 세계 최초의 제트 전투기끼리의 공중전에서 승리는 미 공군이 가져갔다. 


러셀 브라운 중위
러셀 브라운 중위


이틀 뒤인 11월 10일에는 미 해군의 항공모함 밸리포지함에서 이륙한 F9F 제트전투기의 조종사 빌 아멘(Bill Amen) 소령도 MiG-15를 격추시켰다.  


이같은 제트기 대 제트기의 초기 전투에서 거둔 전과를 보면 미군 전투기의 우세로 보이지만, 사실 당시 한반도에 투입된 전투기의 성능 면에서는 MiG-15가 객관적으로 우수했던 까닭에 미군은 자군에서 가장 성능이 우수한 F-86세이버 3개 대대를 한반도에 전개시켜야 했다. 


F-86은 항공모함에 실려 1950년 12월 10일 일본에 도착했고,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해 12월 17일 MiG-15를 처음으로 격추했다.


그런데 소련은 F-86이 오기 전까지 MiG-15를 보다 공세적인 방식으로 운용하지 않았다. 전사 전문가들은 중공군 개입 후 유엔군이 퇴각을 거듭하던 그때, 소련이 MiG-15를 이용해 중공군의 진격을 엄호해주었더라면 유엔군은 공중 공격을 통해 이들 중공군 전력을 주기적으로 저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는 스탈린의 의도 때문이었는데, 스탈린은 압록강 상공에서의 방어작전을 강조해 압록강 너머 한반도에서의 소련 항공기들의 작전을 금지시켰었다. 미국도 전쟁의 확대를 우려해 압록강 북쪽 중국 영토 내의 기지는 공격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양측 전투기끼리의 공중전은 주로 청천강과 압록강 사이의 좁은 상공에서 벌어졌다. 


미국은 이 곳을 ‘미그 회랑(MiG Alley)’이라고 불렀다. 전후 유엔군과 공산군 측의 집계는 각기 다르게 나타났지만, 미국의 공식 전사에 따르면 전쟁이 종료될 때까지 F-86은 MiG-15 792대 혹은 793대를 격추했다. 이에 비해 미국이 제공작전 중 손실한 전투기의 수는 직접적인 공중전에서 격추당한 58대를 포함해 총 79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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