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전투력 장착한 드론봇, 협업 시너지로 통합방위 구축

최한영

입력 2020. 11. 02   16:54
업데이트 2020. 11. 02   17:56
0 댓글
육군31사단, 드론봇 전투체계 발전 메카로 

2018년 드론봇 전투체계 시험부대 지정
지자체·기관·기업 등과 다양한 협업 통해
드론 범용화 전력운용체계 구축 지속적 노력
미래 핵심전력 육성·성장동력 창출 ‘앞장’ 


지난해 10월 종합교육시설 ‘드론센터’ 건립
정예 드론 조종사 양성·조종교육 적극 지원
제작·정비 능력 갖춘 드론팀, 군 발전 기여


육군31사단 ‘온빛누리 드론센터’가 보유·운용 중인 소총 드론이 미식별 보트을 향해 소총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육군31사단 ‘온빛누리 드론센터’가 보유·운용 중인 소총 드론이 미식별 보트을 향해 소총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드론봇(Dronbot·드론과 로봇의 합성어) 전투체계’는 드론을 활용해 적의 핵심표적을 감시·타격함으로써 전투 효율성을 높이고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투체계를 말한다. 육군은 미래전에 대비하고 병력감축과 작전지역 확대 등의 안보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드론봇 전투체계를 5대 핵심전력(5대 게임체인저)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육군31사단의 경우 드론봇을 평시 경계작전과 주둔지·주요시설 방호 등의 군사 임무 외에도 후방지역 임무·특성을 고려한 민·관·군·경 통합방위작전, 지역 내 드론 운용 인프라 확대를 통한 동반성장의 매개체로도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육군의 지역방위사단 드론봇 전투체계 시험부대로 지정된 사단은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한 미래 육군 건설’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드론봇 출동해 해안경계작전 완수

“정지! 정지! 검정색 보트는 운항을 중지하고 정지합니다. 정지하지 않으면 발포하겠습니다.”

미식별 보트 옆으로 다가온 ‘경보 드론’이 스피커로 경고방송을 했다. 보트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자, 야간에도 선박을 계속 추적할 수 있는 ‘서치(조명) 드론’이 주위를 맴돌며 위치를 확인하는 한편 상황을 계속 주시했다. 선박에 폭발물을 투하하는 ‘폭탄 드론’, 소총 사격을 하는 ‘사격 드론’, 선박을 들이받는 ‘자폭 드론’이 순서대로 출동하며 상황은 종결됐다. 이 모든 과정은 실제 해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준해 긴장감 있게 진행됐다.

사단은 2018년부터 광주광역시, 광주지방경찰청, 광주과학기술원 등 민·관·경·산·학·연을 아우르는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해 효율적인 통합방위작전 수행을 위한 드론 범용화 전력운용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드론 범용화 전력운용체계 구축 노력을 사단 내 ‘온빛누리 드론센터(센터)’ 드론 전투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미식별 선박에 접근한 폭탄 드론이 ‘투하’ 신호에 맞춰 개방구를 열어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미식별 선박에 접근한 폭탄 드론이 ‘투하’ 신호에 맞춰 개방구를 열어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온빛누리 드론센터, 정예 드론 조종사 양성의 장

사단의 드론 범용화 전력운용체계 구축이 총 4단계(공감대 형성 - 인프라 구축 - 작전수행체계 발전 - 전투실험 및 활용)로 진행 중인 가운데 센터 건립은 2단계 인프라 구축의 하나로 이뤄졌다. 정예 드론 조종사 양성과 후방지역 드론봇 전투체계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8일 문을 연 센터는 전군 최초로 군·관이 협업해 드론 교육장과 전투훈련장, 레이싱 및 클래시(격투) 경기장 등을 갖춘,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드론 종합교육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센터 내 시뮬레이터와 30여 기의 드론을 활용해 지금까지 60여 명의 정예 드론 조종사를 양성했으며 통합방위 관계자 대상 드론 조종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사단 관계자들은 센터 운영 과정에서 ‘GOOD 드론 31’ 드론팀의 노고가 컸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서호석 사단 주임원사가 이끄는 드론팀은 2018년 10월 창설 후 다수의 드론을 자체 제작·정비하며 군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드론 제작비용을 외부 업체 제작의 40% 수준으로 낮추고 정비능력도 갖춤으로써 야전에 바로 적용 가능한 운용성을 높인 것이다. 민간에서 기술 문의를 할 정도다.

드론팀원들이 무인멀티콥터 지도 및 조종자 자격증, 드론 정비기능사, 드론제작자격증을 보유하는 것도 성과의 바탕이 됐다. 장태웅(중령·진) 사단 드론봇전투체계발전TF장은 “최초 ‘드론봇’ 개념만 있을 때부터 팀원들이 시간·비용을 들여가며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드론봇 전력운용체계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과정에서 팀원들의 노고가 매우 컸다”고 말했다.

육군31사단 드론팀의 드론 시연은 자폭 드론이 미식별 선박에 충돌하며 적을 제압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진=이경원 기자
육군31사단 드론팀의 드론 시연은 자폭 드론이 미식별 선박에 충돌하며 적을 제압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진=이경원 기자


민·관·군·경 협업해 드론산업 육성계획 수립

사단은 지난 2018년 10월, 민·관·군·경이 참여한 ‘4차 산업혁명 선제적 대응을 위한 드론 TF’를 구성해 중·장기 드론산업 육성 계획을 추진했다. 육군본부 내 드론봇 담당관실 신설, 육군교육사 드론봇 군사연구센터 설립 등과 별개로 지역방위사단 작전 특성에 맞고 공공·민간드론 범용화까지 감안한 드론봇 전투체계를 발전시키고자 한 것이다.

광주광역시, LG유플러스, LIG 넥스원, 한국드론산업진흥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당대·동강대 등과 범용드론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드론산업을 국방 분야는 물론 공공 분야의 혁신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는 토대를 구축했다.

사단은 드론봇 전투체계 발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와 구축된 인프라를 토대로 부대 특성에 맞는 전투 수행체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지역방위사단 드론봇 전투체계 시험부대로서 책임 지역 내 복잡한 해안선과 넓은 작전지역이 있고 다수의 국가·군사 중요시설이 산재한 후방지역의 임무·특성에 부합한 전투체계를 정립하고 있는 것이다.

사단은 사단과 연대(여단), 대대급에서 운용하는 드론봇 전투체계 편성 방안과 해안경계작전·내륙작전 등에 적용할 유형별 작전 수행방안을 도출했다. 지휘통제, 감시정찰, 기동, 화력, 방호, 작전지속지원 등 기능별 작전 수행방안과 해안경계작전, 내륙 대침투작전, 중요시설 및 병참선 방호 등 유형별 전투 수행개념을 발전시켰으며 최근 중요성이 높아지는 대(對) 드론체계에 대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서호석(뒷줄 오른쪽 다섯째) 사단 주임원사를 비롯한 31사단 ‘GOOD 드론 31’ 팀원들과 드론 조종 임무특화교육을 받고 있는 장병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서호석(뒷줄 오른쪽 다섯째) 사단 주임원사를 비롯한 31사단 ‘GOOD 드론 31’ 팀원들과 드론 조종 임무특화교육을 받고 있는 장병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완도군 스마트시티 연계 통합관제체계 구축도

사단은 후방지역에 적합한 드론봇 전투체계를 검증하기 위한 전투실험도 꾸준히 해왔다. 그 핵심 기반이 되는 통합관제체계를 LIG넥스원의 기술지원을 받아 구축하는 성과도 거뒀다.

전남 완도군이 군(郡) 단위 최초로 구축한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에 드론 플랫폼을 결합한 ‘롱텀에볼루션(LTE)망 기반 드론 통합관제체계’를 전 군 최초로 구축해 현재 활용하는 중이다. 통합관제체계는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해당 지점 주변 영상을 사단과 경찰·소방 상황실, 해경 상황실에 실시간으로 공유해 신속한 초동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보장한다.

이밖에 미래 해안경계작전 수행을 위한 ‘해안대대 드론봇 전투실험’도 실시해 해안경계 및 대침투작전 중 드론의 효율성도 확인하고 있다. 유사시 즉각 운용할 수 있는 드론봇 전투체계의 완전성을 보장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단은 앞으로도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전력 육성과 미래산업 성장동력 창출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장 드론봇전투체계발전TF장은 “드론봇 전투체계 발전은 변화하는 작전환경 속 우리 군의 전투력을 유지하면서 국방전력비도 절감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며 “민·관·군, 나아가 산·학·연까지 연계한 협의로 추가적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최한영/사진=이경원 기자


[인터뷰] 소영민 육군31사단장
“통합방위작전 수행,
지역사회 발전과 맞물려
‘퍼스트 무버’ 역할 다할 것”


소영민 육군31사단장이 국방일보 인터뷰에서 지난 2018년 육군의 ‘지역방위사단 드론봇 전투체계 시험부대’ 지정 후 지금까지의 통합방위태세 확립, 민·관·군 협력 노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이경원 기자
소영민 육군31사단장이 국방일보 인터뷰에서 지난 2018년 육군의 ‘지역방위사단 드론봇 전투체계 시험부대’ 지정 후 지금까지의 통합방위태세 확립, 민·관·군 협력 노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이경원 기자


“드론봇 전투체계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통합방위작전 수행은 물론 지역사회 산업발전과도 맞물리는 요소입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에 걸맞게 지역 드론사업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의 역할도 다하고자 합니다.”

소영민 31사단장은 지난 2018년 6월 취임 직후부터 드론봇 전투체계의 효용성에 주목했다. 사단 작전지역 내에 해안·섬이 많다는 특성과 입영장정 감소 등 변화하는 작전환경을 감안할 때, 부대 특성에 맞는 전투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이기도 했다. 마침 사단이 지역방위사단 드론봇 전투체계 시험부대로 지정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 이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를 중심으로 민·관·군·경 협업을 진행해 통합방위태세를 구축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이 드론을 활용한 신산업 발전을 꾀한 것은 민·관·군 드론 활용 동반성장을 본격화하는 추동력이 됐다. 광주시는 드론산업을 미래 신성장·특화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타 지역과 차별화된 ‘국방 특수목적용 드론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라남도는 고흥군에 드론산업 비즈니스 환경조성을 위해 드론 특화 지식산업센터를 조성키로 했다.

이를 토대로 31사단은 전군 최초의 관·군 합작 드론교육시설을 사단 내에 개장하고 통합방위 관계자 대상 드론 조종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전남 고흥 지식산업센터 내에서 국방 드론도 함께 개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소 사단장은 “군은 (민간 드론산업 발전) 소요를 창출하고, 민·관은 군과 함께 발전해 간다는 생각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해당 지자체장들과 계속 관련 사안을 논의하며 공감대를 형성해왔다”고 전했다.

소 사단장은 “지난 2년간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전력을 육성할 뿐만 아니라 미래산업 성장동력 창출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서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으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글=최한영/사진=이경원 기자



최한영 기자 < visionchy@dema.mil.kr >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