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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안전 최우선”… 구체적이고 전략적 대응 필요

입력 2020. 10. 23   16:04
업데이트 2020. 10. 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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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대테러 전략 


美,행정부 전략 발표 이어 국방부도 군사작전 전반 ‘대테러 프로세스’ 제시
英, 단계별 포괄 대응책 마련…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우리도 ‘큰 틀’ 세워야

한국도 테러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 아래, 미·영처럼 국가차원의 테러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대비 국가 대테러종합훈련에서 육군특수전사령부 요원들이 국제테러단체의 테러 상황을 가정하고 출동하는 모습.  국방일보 DB
한국도 테러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 아래, 미·영처럼 국가차원의 테러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대비 국가 대테러종합훈련에서 육군특수전사령부 요원들이 국제테러단체의 테러 상황을 가정하고 출동하는 모습. 국방일보 DB
‘National Strategy for Counterterrorism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2018)’
‘National Strategy for Counterterrorism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2018)’
‘The United Kingdom’s Strategy for Countering Terrorism(2018)’
‘The United Kingdom’s Strategy for Countering Terrorism(2018)’
한국은 테러로부터 안전지대인가? 2015년 이슬람 극단주의 IS 조직은 미국의 동맹국으로 중동에 파병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테러를 감행할 것이라고 발언했으며, 그중 한국을 테러 대상국으로 지목한 바 있다. 또 대테러 전략과 대응방안을 연구하는 다수의 문헌은 외국 이주민의 정착이 증가함에 따라 다문화 환경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외부 테러조직과 공모·협조하는 극단주의자가 나타날 것이며, 난민을 가장하고 한국에 입국을 시도해 테러를 감행하려는 테러리스트들도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정부에 불만을 품은 인물이나 과격주의자가 테러를 자행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국가 차원 대테러 대응 나선 미국

2018년 10월 미 행정부는 국가 대테러 전략인 ‘National Strategy for Counterterrorism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테러 활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은 주권국가이며 미국의 최우선 과제는 항상 시민의 안전과 안보다. 따라서 미국은 미국 시민과 이익을 위협하는 테러 대응에 끊임없이 집중할 것이다. 또한, 미국 국토와 중요한 국익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테러리스트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 자원을 최적화하고 집중할 것이다.”

이에 미 행정부는 국외 테러리스트들과 국내에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 그리고 이들에게 협조하거나 동조하는 세력, 모든 테러 위협을 대상으로 지능적이고 포괄적인 접근 방식으로 테러 대응 전략을 수립했다. 미국의 국가 대테러 전략은 조직과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테러리스트와 테러 위협에 대한 최적의 대응 메커니즘을 적용하며 미 국토와 국가의 중요한 이익에 반하는 위협 수준에 따라 대테러 활동의 우선순위를 지정, 대응하게끔 설계됐다. 국가 대테러 전략은 전략적 목표, 최종 목적, 그리고 실행 지침을 포함하고 있다. 대테러 전략은 전략적 목표를 6개로 설정하고 대테러 활동을 실행함으로써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며, 복수 또는 다수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경우 최종 목적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구체화했다.

전략적 목표는 ‘우선, 국내·외에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들의 공격 수행 능력을 감소시키고, 둘째, 철저한 국경 경계와 법 집행으로 자국민을 테러로부터 보호하고, 셋째, 테러리스트들의 세력과 지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넷째, 테러리스트들의 화생방무기, 핵무기를 포함한 첨단 무기체계 획득·사용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다섯째, 국내에서 테러의 확산과 조직원의 모집·동원을 차단하며, 마지막으로 국내 공공·민간 기관 및 국제 사회의 협력을 추진한다’라고 명시한다. 최종 목적은 미국 대상 테러 위협 제거, 국내 모든 입국 경로의 테러 위협 제거, 테러리즘·급진적 이슬람주의와 폭력적인 극단주의의 사상 침투 차단, 국제 협력 강화를 포함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대테러 활동 실행은 실행 지침별로 대테러 활동의 우선순위를 지정해 가장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실행 지침에는 테러 위협 근원지 추적, 테러리스트에 대한 재정·물질·군수 지원 차단, 국내 대테러 기관 통합 및 현대화, 국내 인프라 보호 및 대비태세 강화, 대테러 요원 동원·모집, 국제 대테러 협력 강화를 명시하고 있다.



미 국방부의 대테러 작전 공동교리

2014년 미 국방부는 군사작전 전반에 걸친 대테러 작전을 계획, 실행 및 평가하기 위한 공동교리인 ‘Counterterrorism(Joint Publication 3-26)’을 발표했다. 교리에는 대테러 부대가 테러리스트, 조직과 네트워크에 대응할 수 있는 대테러 작전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제안하고 있다. 이 프로세스는 테러 조직의 구조, 능력과 의도를 분석해 테러 행위를 감행할 능력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 절차를 개발하도록 도와준다. 프로세스는 ‘탐색-선정-종결-발굴-분석-제공’으로 구성된다. 탐색단계에서는 테러 조직 내 주요 자산, 즉 적의 핵심과 핵심 위치를 확인한다. 선정단계에서는 작전 부대가 교전하는데 충분하고 상세한 표적 위치를 결정한다. 종결단계에서는 테러리스트 조직의 주요 자산을 탈취, 살상, 또는 무력화해 조직 역량을 제거한다. 발굴단계에서는 작전이 종료된 지역 검색, 유용한 첩보·정보 수집, 현장 분석 등을 통해 종료된 작전의 가치를 극대화한다. 또한, 차후 선정될 표적에 대한 지속적인 첩보를 수집한다. 분석단계에서는 테러리스트 조직 와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종결 단계에서 수집한 테러리스트 조직에 관한 첩보를 유용한 정보로 생산한다. 마지막 제공단계에서는 표적처리 주기동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실행 가능한 정보 제공은 발굴과 분석 단계에서 생산된다.



개정된 대테러 전략 발표한 영국

영국은 2011년 테러 대응 및 예방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2017년 런던과 맨체스터 테러 사건으로 2018년 ‘대테러 전략 개정판(CONTEST: The United Kingdom’s Strategy for Countering Terrorism)’을 발표했다. 개정된 대테러 전략의 목표는 테러로부터 영국과 시민을 보호하고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또한, 효과적인 대테러 활동을 위해서 테러리즘의 위험 요소인 테러 의도와 능력, 취약점과 피해영향을 줄이고 영국이 직면한 테러 위협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안하고 있다. 대테러 전략의 프레임워크는 예방-추구-보호-준비 단계로 구성되며 대테러 활동 수행의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예방단계에서는 사회적 취약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테러리스트가 되거나 테러를 지원하지 못하도록 보호·지원하고 이미 테러에 연루된 사람들의 재활과 해체를 지원한다. 추구단계에서는 국내·외에서 영국을 위협하는 테러 공격을 차단한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법 집행을 통해 테러 감행을 저지하고 억제하는 것이다. 보호단계에서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테러나 해외에서 영국을 위협하는 행위로부터 영국을 보호하고 시민의 안전을 유지하며 취약점을 제거한다. 이를 위해 다중방어체계를 구축해 테러 단계별로 인프라를 보호한다. 마지막 준비단계에서는 테러 공격 시 시민의 생명을 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며, 신속한 복구를 지원한다.



한국의 대테러 전략은?

한국은 아직 국가 차원의 포괄적인 대테러 전략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부처별로 테러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갖고 대테러 안전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2019년에는 사이버테러가 국가안보와 직결된다는 인식 아래 ‘국가사이버안보전략’을 수립·발표한 바 있다. 사이버테러와 공격으로 인한 국가안보 위협의 경험이 있는 한국은 국민 불안을 고려해 국가 차원에서 사이버안보전략을 수립했을 것이다. 아직 한국 내에서 총포류·화약 등에 의한 테러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의 안보환경은 변화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대표적인 비전통적 안보 위협인 테러에 대한 대응 및 예방 전략을 국가 차원에서 수립해 미래 안보 위협에 대비하길 바란다. 

 

엄정호 대전대 군사학과·안전융합학부 교수
엄정호 대전대 군사학과·안전융합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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