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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전투력 창출 산실 ‘보병학교’

윤병노 기사입력 2020. 10. 15   16:47 최종수정 2020. 10. 15   16:54

초급 리더부터 지휘참모까지 ‘야전 최강전사 양성소’

간부 양성·장교 지휘능력 배양 위해 1949년 창설 

교리 발전·전술훈련 대폭 개선 등 성과 이어와
차세대 워리어 플랫폼·아미 타이거 4.0 실현 박차 

  

육군보병학교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 20-2기 교육생이 전남 장성군 야외훈련장에서 진행된 국지도발 대비작전에서 매복 훈련을 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부사관 중급 리더 과정 20-2기 교육생이 보병학교 연병장에서 40㎏이 넘는 더미(Dummy)를 메고 전투체력 단련을 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대위 지휘참모과정 20-3기 교육생들이 보병학교 강의실에서 제병협동작전 종합훈련 교육의 하나로 토론식 수업을 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야전에서 꼭 필요한 올바르고, 유능하며, 헌신하는 전사 육성’.

육군 전투력 창출의 산실인 보병학교는 강인한 체력과 전투기술, 군사적 식견을 두루 겸비한 인재 양성이 교육 목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야전에서 요구하는 핵심 전투 임무 위주로 교과(敎科)체계를 정립·시행하고 있다. 더불어 솔선수범, 살신성인, 국가·국민에 봉사하는 간부 배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1949년 7월 창설 이후 37만여 명에 달하는 정예 보병 간부를 배출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사적 기질과 무인다운 언행을 갖춘 인재 육성에 전력투구하는 보병학교를 소개한다.


국방 간성 37만여 명 양성·배출

보병학교는 국방의 간성(干城)이 될 간부를 양성하고, 기성 장교의 지휘능력 배양을 위해 문을 열었다. 창설 초기 6·25전쟁이 발발하자 학교 전 장병과 후보생은 전·후방 전선에 투입돼 적과 맞서 싸웠으며, 막대한 수의 초급장교를 양성해 전황을 역전시키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1960년대에는 기구 개편, 교육체계 정비, 우수 교관 획득, 교리연구에 진력해 보병의 요람으로 도약했다. 1970~80년대에는 독자적인 공세 위주의 전술교리 연구, 제병협동훈련 등으로 보병 병과의 전투 역량을 제고하면서 국내 작전환경에 부합하는 교리 발전을 이뤄냈다. 1990~2000년대에는 전술훈련·훈육지도·지원체계를 대폭 개선하고, 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디지털 장비를 도입했다. 또 미래 보병의 역할과 전투발전 방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2010년대에는 ‘담임교관제’ 전면 시행, 마일즈 장비 착용 쌍방훈련, 전문 유격과정 신설, 미래 혁신을 주도하는 첨단 과학화 보병 비전을 구체화했다. 2020년대는 ‘상무대 기동센터’로의 개편을 중요 과제로 삼았다. 육군의 『미래 지상작전 개념서』와 연계해 첨단 과학기술 및 미래전 양상에 부합하는 ‘한국적 기동 기능 개념’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개인 전투체계인 ‘워리어 플랫폼(Warrior Platform)’ 전력화를 위해 육군본부 전력지원체계사업단으로부터 ‘워리어 플랫폼 과학기술그룹’을 인수·운영하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지휘통제 전투실험 등 미래를 준비하는 전투발전 업무도 내실 있게 추진 중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군사과학기술의 외연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지역 산·학·연과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는 등 ‘미래 혁신을 주도하는 첨단 과학화 보병’ 구현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한 단계 높은 곳으로 비상 준비

보병학교는 현재 대위 지휘참모, 신임장교 지휘참모, 부사관 중급 리더, 연·대대 주임원사, 특임 보병 초급 리더, 전문 유격, 육군사관학교 생도, 경찰 작전지휘 등 연간 14개 과정에서 6000여 명을 교육한다. 이 같은 공로로 대통령 부대표창 3회, 국방부 장관 부대표창 4회, 육군참모총창 부대표창 22회라는 알토란 같은 열매를 수확했다.

그러나 보병학교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투 발전 분야다. 중점은 △차륜형장갑차 교육체계 발전 △미래 보병대대 작전수행 개념·교리 연구 △워리어 플랫폼 과학기술그룹장 △스마트폰 군 적용 방안 전투실험 등이다.


미래 첨단 과학기술군 실현 박차

차륜형장갑차 교육체계는 ‘기동화’ ‘지능화’ ‘네트워크화’라는 미래 육군의 혁신 구상인 ‘아미 타이거(Army TIGER) 4.0’과 연계하고, 전력화 시기를 고려해 단계별로 학교 교육체계를 병행 발전시킬 방침이다. 영내 표준훈련장과 야외 전술훈련장 신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급격한 도시화는 군 작전환경의 변화를 앞당기고, 교리 발전 요구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됐다. 이에 학교는 보병대대급 이하 제대에 도시지역작전의 교리적 기준을 제공하고자 ‘도시지역작전(근접전투)’을 심화 연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첨단 융합기술과 전투수행 방법을 접목해 미래 첨단 과학기술군을 실현하는 ‘아미 타이거 4.0 계획’을 교리적으로 구현하는 노력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2019년 선행연구로 ‘미래 보병대대 작전수행(ver 1.0)’을 작성했고, 올해는 ‘ver 2.0’을 연구 중이다.


스마트폰 군사작전 활용 효과 검증

워리어 플랫폼은 육군의 기본 전투 요소인 각개 전투원(워리어)이 전투력 발휘를 위해 착용하는 피복·장구, 장비로 구성된 기반 체계(플랫폼)다. 육군의 5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중 하나이면서, 그 기반이 되는 핵심 사업이다. 보병학교는 올해 3월 워리어플랫폼그룹을 인수한 뒤 운영 방향, 연구 팀별 및 커뮤니티 활동 등을 제시했다. 특히 과학기술 발전 추세와 차세대 워리어 플랫폼(Block-X)의 운영 개념 연구로 치명성·생존성·기동성을 비롯한 미래 전투원의 능력 향상 방향을 제시하고, 현행 개인전투체계(모듈 통합형, Block-Ⅰ)의 보완 소요를 식별하고 있다.

스마트폰 군 적용 방안 전투실험은 전투원이 스마트폰을 전투·군사작전에 활용할 때 지휘통제 효과 및 효율성을 검증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소요를 도출해 나가고 있다. 부대 이동 명령에 따른 임무 확인, 방향 탐지 및 유지능력 분석, 적 식별·보고, 화력 요청, 작전지속지원 분야 효율성 분석 등도 실험할 예정이다. 글=윤병노/사진=조용학 기자


인터뷰- 이기성 보병학교장
“교관 전문성 강화… 미래 준비하는 전투 발전 쉼표 없이 추진할 것” 




제63대 보병학교장 이기성 소장의 지휘 방침은 ‘야전에서 꼭 필요한 올바르고, 유능하며, 헌신하는 전사 육성’으로 요약된다. 이에 따라 그와 학교는 전투력 창출 능력을 갖춘 간부 육성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한반도 주변의 긴장이 심화하고, 군사과학기술은 급격히 발전하며, 초국가적·비군사적 위협이 날로 증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교 교육도 도약적 변혁이 요구된다. 보병학교는 육군의 역할과 핵심 가치에 부합하는 전사를 육성하기 위해 교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전투발전을 쉼표 없이 추진하겠다.”

이 학교장은 부대 문화 혁신에도 정성을 다하고 있다. △균형 △소통 △진화가 ‘3대 축’이다. 현재-미래, 야전-학교, 일-삶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고, 열린 마음으로 전 부대원이 소통하며, 개인·조직·시스템이 진화해야 한다는 것.

“학교 구성원들은 적극적인 소통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불필요한 업무는 과감히 없애는 등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여건 정착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존중과 배려를 밑거름 삼아 병영문화를 혁신하고, 삶의 질을 끌어올려 일도 잘하고 분위기도 좋은 보병학교가 깊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

이 학교장은 이어 “우리는 교육생의 스승이자 표상이며, 우리의 모습이 곧 야전이고 육군이라는 신념을 잊으면 안 된다”며 “전승을 책임지는 장교, 전투력 발휘의 중추인 부사관, 전사 기질이 충만한 병사, 전투력 발휘에 기여하는 군무원이라는 복무상(像)을 각인하고 야전부대 전투력 창출의 선봉에 서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부대 ‘명품 전우’ 이재인 대위·박정원 상병


병마를 이겨내고 사랑 나눔을 실천하는 이재인(왼쪽) 대위와 문화·언어적 차이를 극복하고 특급전사 조교로 성장한 박정원 상병.


병마와 싸우며 기부 이어가고 

美 시민권자임에도 국방 의무 다해 


보병학교에는 부대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명품 전우’가 있다. 전술학 교관 이재인 대위와 국지도발 과목 조교 박정원 상병이 주인공.

이 대위는 병마(病魔)를 이겨낸 투혼과 사랑을 나누는 선행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갑상샘암 판정을 받아 수술대에 올랐다. 다행히 수술 경과가 좋아 건강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대위는 투병 생활을 겪으면서 군과 전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에 어려운 전우를 도울 수 있는 ‘육군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에 매년 100만 원씩 10년을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지난해와 올해는 약속을 지켰다. 또 2015년부터 현재까지 매월 적십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유엔난민기금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어느 부모님이 아들로 인해 받은 전우사랑 기금을 다시 기탁했다는 사연을 듣고 감동했다. 내 가족을 위해서라도 기금 조성에 동참하기로 마음먹었다. 더 많은 분이 참여해 나눔의 행복을 누리기를 바란다.”

2012년 3월 임관한 이 대위는 특급 체력을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암 수술을 받은 지난해에도 마찬가지다. 그는 보병학교 교관은 군이 부여한 혜택이자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라며 ‘퍼펙트’ 임무 수행을 다짐했다.

“내가 교육한 신임장교와 부사관들이 탁월한 리더이자 유능한 인재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그러기 위해 나의 역량과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

박 상병은 하와이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이면서 복수국적자다. 중학교를 마치고 부모님과 함께 귀국했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지난 2월 4일 입대했다. 오랜 외국 생활로 몸에 밴 습관 때문에 복무 초기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우리’를 강조하는 단체생활과 문화적 차이, 알아듣기 어려운 용어가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이를 극복하는 데에는 동고동락하는 전우와 간부들의 힘이 컸다.

“처음에는 한국의 문화와 군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해 고민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전우와 간부들이 상세히 설명하고, 이해시켜 줌으로써 적응을 도와줬다. 덕분에 특급 전사뿐만 아니라 교육생들에게 정확하고 올바른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조교로 성장했다. 이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내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다. 전역하는 그 날까지 최고의 조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글=윤병노/사진=조용학 기자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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