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소아암 환아 돕고 고부 사랑도 쌓고

윤병노

입력 2020. 10. 15   16:43
업데이트 2020. 10. 15   16:45
0 댓글
육군56사단 이경순 소령, 두 번째 모발 나눔
며느리 기부에 감동한 시어머니도 동참 
 
소아암 환자를 위해 두 번째 모발 기부를 한 육군56사단 이경순 소령이 기부에 앞서 자신과 시어머니의 머리카락을 들어보이며 사진을 찍고 있다.  부대 제공
소아암 환자를 위해 두 번째 모발 기부를 한 육군56사단 이경순 소령이 기부에 앞서 자신과 시어머니의 머리카락을 들어보이며 사진을 찍고 있다. 부대 제공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기 위해 머리카락을 기부한 육군 장교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육군56사단에서 근무하는 이경순 소령. 그는 14일 2년 넘게 길러온 30㎝의 머리카락을 ‘어머나(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본부’에 기증했다. 이 소령의 모발 기부는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며느리의 사랑 실천에 감동한 이 소령의 시어머니 박춘란 여사도 40여 년 전 결혼할 때 잘라 고이 보관 중이던 머리카락을 함께 기증해 의미를 더했다.

항암치료 때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소아암 환자들은 심리적 고통을 줄이기 위해 삭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소아암 환아들의 정신적·육체적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항균 처리된 항암용 가발을 착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그러나 항균 처리된 100% 인모(人毛) 가발은 가격이 수백만 원에 달해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 소령은 “소아암 환아들이 항암치료 과정에서 몸도 아프지만, 머리카락이 빠지면서 오는 정신적 충격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는 군인이자, 한 가정의 아내, 세 아이의 엄마로서 병마와 싸우는 환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모발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소령은 어린 환자가 사용하는 가발은 건강한 모발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머리카락을 세심히 관리했다. 파마·염색 등의 시술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으며, 머리 감을 때도 영양제를 사용하고, 빗질을 자주 하는 등 정성껏 관리했다.

이 소령은 “나의 모발 기부가 투병 중인 어린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자체로 행복하고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모발 기부를 계속하고,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병노 기자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