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회사원 되기 싫어
졸업 앞두고 1000만 원 종잣돈
1년 기한 정해 전자기기 리뷰 시작 

 
평소 아이디어 메모…밈·이슈 공부
구독자들이 좋아는 인트로 제작 활용 

 
군 관련 콘텐츠 제작한다면?
군 차량·전자장비 리뷰 해보고 싶어 

 
전자기기 끝판왕? 전기차 아닐까요
복무 기간 좋아하는 일 찾는 시간 됐으면

자율주행차가 거리를 누비고, TV도 돌돌 말아 보관하는 세상이다. 자고 일어나면 신제품이 쏟아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남들보다 먼저 신제품을 사용해 보고 정보를 알려주는 ‘얼리어답터(early+adopter)’들이 운영하는 콘텐츠들은 결정장애를 겪는 소비자들과 전자기기 마니아들의 ‘즐겨찾기’ 필수 코스가 되었다. 4년 전 개설한 ‘ITSub잇섭’도 2020년 10월 현재 150만이 구독하는 IT 전자기기 리뷰 대표 유튜브 채널 중 하나. 그동안 600개가 넘는 콘텐츠를 선보였고, 요즘도 한 주에 4편 이상 새로운 콘텐츠가 업로드된다. 평범한 전자기기 마니아에서 전업 크리에이터로 변신한 이 채널의 운영자 ‘잇섭(황용섭·29·DIA TV 파트너)’을 국군 장병을 대신해 인터뷰했다.


-첫 번째 인터뷰어, 임성형 육군상병입니다

Q. 유튜브 콘텐츠 주제 중 전자기기 관련 리뷰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중학생 때부터 전자기기를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전자기기 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공부하는 게 취미가 되어 버렸죠. 안동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에 재학 중이었는데, 4학년 2학기 취업시즌에 휴학계를 냈어요. 평범한 회사원이 되기는 싫고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전자기기를 마음껏 리뷰하는 크리에이터에 도전하기 위해서요. 좋아하는 일이라도 안되면 시간 끌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1년을 기한으로 정해 놓았고요. 1000만 원을 종잣돈 삼아 시작했는데 1년 만에 실버 버튼(10만) 받으면서 리뷰를 계속한 거죠.

Q. 잇섭 님에게 유튜버란?

A. 어려운 질문인데요, 저는 온라인상에서 친구랑 좋은 전자기기를 공유한다는 느낌으로 하고 있어요.

Q. 잇섭 님에게 구독자란?

A. 고마운 분들이죠. 제가 전자기기를 좋아하지만 모든 걸 알지는 못해요. 다만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분야 전문가분들이 제 영상을 보고 댓글로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들을 알려주셔서 공부도 돼요. 국방일보 지면을 빌려 구독자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Q. 인트로가 정말 재밌는데,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A. 평소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메모해 둬요. 또 커뮤니티 보면서 재미있는 밈(meme·인터넷상에 재미난 말을 적어 넣어서 다시 포스팅한 그림이나 사진)이나, 이슈를 공부해서 응용하기도 해요. 채널 초창기부터 구독해온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래 인트로 영상이 없었어요. 딱딱하고 어려울 것만 같은 전자기기를 재미있고 친숙하게 풀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인트로를 넣은 거죠. 지금은 도입부부터 흡인력 있게 구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잇섭만의 트레이드 마크로 사랑받아 기쁩니다.


-두 번째 인터뷰어 조주언 육군상병입니다

Q.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이것만은 꼭 지켜야 해’라는 자신만의 신념이나 방침이 있다면?

A. 제품을 리뷰하는 채널이기 때문에 관련 분야 광고 제의가 들어와도 써보고 정말 좋은 것, 그리고 한 달에 2건 이상 진행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구독자와의 신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야 다른 영상도 믿음을 가지고 봐주실 테니까요.

Q. 지금까지 써온 IT 제품 중 인생 최고의 아이템을 꼽는다면?

A. A사에서 만든 무선 방식의 마이크 첨부 이어폰이요. 가전제품 중 로봇청소기와 건조기는, 정말 신세계예요.

Q. 만약 잇섭 님이 군인 시절 개인정비 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었다면 어떤 활동을 했을 것 같나요?

A. 전역하고 나서 어떤 전자기기를 살지 자료 조사했을 것 같아요. 아마도 노트북, 휴대전화가 1순위겠죠. 게임 유저라면 모니터와 키보드를 열심히 찾아볼 거 같아요.


-세 번째 인터뷰어 박세현 육군병장입니다

Q. IT 기기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예전에는 휴대전화, 카메라, MP3 등 다 따로 갖고 다녔는데 휴대전화 안에 그 기능들이 탑재되면서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다 되는 세상이잖아요. 정말 작은 제품 안에 담긴 기술들이 점점 발전해 가는 모습에 매료됐던 것 같아요.

Q. 리뷰가 끝난 그 많은 IT 기기는 다 어떻게 관리하나요?

A. 대부분 갖고 있어요. 업그레이드된 부분들 비교할 때도 필요하고 그래서요. 친구들한테 최소한의 비용만 받고 주기도 하고요. 안 그래도 가진 제품이 많아서 곧 큰 사무실로 이전할 계획이에요.

Q. 군 생활은 어떻게 하셨나요?

A. 2011년 7월에 입대해 21개월 동안 육군50사단 일격연대 1대대에서 근무했어요. 원래 계획은 특전사에 지원하려고 했는데 그즈음 집이 부도나는 바람에 병역 문제에 신경을 못써 영장 나온 대로 입대했죠. ‘이왕 할 거면 내가 먼저, 제대로’라는 마인드라서 군 생활도 알차게 했던 것 같아요. 특히 아버지 같았던 김재수 예비군중대장님과 진한 전우애를 나눴던 동기들과는 지금도 연락하며 지낸답니다.

Q. 전문 유튜버가 되시기 전, 직업은?

A. 휴학하기 전에는 학생이었고, 군 전역해서는 ‘사과 준전문가’(?)였어요. 사과를 유통하는 농협공판장에서 일했었거든요. 집안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생활비를 벌어야 했고, 무엇보다 꼭 사고 싶은 노트북이 있어서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처음엔 사과 선별하고 포장하는 단순 노동으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지게차 운전도 배우고, 윗분들께서 제가 IT를 잘 다루는 걸 아시고는 온라인 상거래업무까지 맡기셔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어요. 덕분에 노트북은 물론 1200만 원 모아서 부모님께 드렸죠.

Q. 인생에서 가장 큰 좌절과 가장 큰 기회와 가장 큰 운은?

A. 큰 좌절은 집이 부도났을 때, 큰 기회는 좋아하는 일로 유튜버에 도전할 수 있었던 거, 마지막으로 저는 운을 믿지 않아요. 개인이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 생각해요.

Q. 인생의 최종적인 목표는?

A. 가장 바라는 목표는 할 수 있을 때까지 유튜버 하고 싶고, 욕심을 내자면 국내외 많은 IT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한국의 대표 전자기기만큼은 한국의 유튜버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리뷰하는 날을 꿈꿔 봅니다.


-네 번째 인터뷰어 최민준 공군병장입니다.

Q. 리뷰하는 제품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시나요?

A. 우선은 요즘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 두 번째는 제가 관심 있는 것이죠.

Q. 유튜브 운영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 궁금합니다.

A. 제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현명한 소비를 도와주는 것, 그리고 수익금 일부를 좋은 곳에 기부할 때요. 꾸준히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어요.



-유튜버 인터뷰 대행소장 송현숙 기잡니다.

Q. 앞으로 IT 기술은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시나요?

A. 전기자동차가 전자기기의 끝판왕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내연기관이 전기로 바뀌는 것뿐만 아니라 생활 방식을 접목해 일상과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Q. 혹시 군 관련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A. 군 차량이나 군사 전자장비 리뷰를 해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국군 장병에게 한마디.

A. 군에서도 제 채널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19로 힘드시겠지만 잘 이겨내시고, 막연히 전역 후를 걱정하기보다는 군 복무 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송현숙 기자


기자의 인터뷰 대행 한 줄 일기
긍정의 힘, 성실함, 초심…‘살아 있는 자기계발서’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