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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현 병영칼럼] 가을, 정말 남자가 많이 타는 걸까요?

입력 2020. 10. 05   16:09
업데이트 2020. 10. 0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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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장창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을이 왔습니다. 이맘때 ‘뭔가 허하다’거나 ‘가을을 타는 것 같다’고 말하는 분들이 주변에 보입니다. 정신건강 영역에서도 ‘가을 타기’를 표현하는 병명이 있습니다. ‘계절성 정동장애’ 혹은 ‘계절성 우울증’이 그것입니다. 


계절성 우울증은 보통 일조량이 적은 가을, 겨울에 우울감과 무기력이 악화됩니다.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같은 미국에서도 적도에 가까운 플로리다에서는 인구의 1%에서 나타나지만, 알래스카에서는 발생률이 9%입니다. 그만큼 일조량이 계절성 우울증의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계절성 우울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보통 매해 동절기에 우울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가을보다는 겨울에 더 많이 나타납니다.

계절성 우울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신경세포 연접부위의 세로토닌 수송에 이상이 있어 세로토닌의 활성도가 떨어집니다.

일조량이 줄고 바깥 활동조차 줄어들면 햇볕을 쬘 때 만들어지는 비타민D의 생성이 줄어듭니다. 이 또한 세로토닌의 활성을 떨어뜨립니다. 게다가 뇌의 송과체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멜라토닌의 생성이 증가합니다. 멜라토닌은 환경이 어두울 때 많이 만들어지고 수면을 돕는 호르몬이지만 과다 생성되면 졸림, 무기력감을 느낍니다.

사람들은 보통 남성이 가을을 많이 탄다고 말하지만, 실제 계절성 우울증은 여성에서 4배가량 높게 나타납니다. 계절성 증후군을 경험하는 여성의 절반 정도는 생리전증후군으로 인해 추가적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수면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20~40대 여성에서 계절성 변화가 더 크게 나타나고 50대 이후부터는 남성과 여성의 계절성 감정 변화는 비슷하다고 합니다.

전체 인구의 5% 정도가 경험하는 계절성 우울증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요?

낮 시간에 하루 15~30분 정도 산책과 같은 야외활동을 통해 자연광을 쬐는 것이 계절성 우울증을 이겨내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입니다. 화창한 날 그늘에서 받는 자연광의 밝기는 1만 럭스(Lux), 한낮 햇살이 쨍쨍한 날은 10만 럭스 정도입니다. 적절한 운동과 식이도 중요합니다. 아무 운동도 안 하는 것보다는 어떤 운동이든 하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는 가장 쉬운 운동입니다. 즐길 수 있는 운동이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은 몸의 인슐린 분비를 높여 공복감이 더 자주 오고 더 많은 음식에 대한 갈망, 과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채소와 고단백질 중심의 식단을 짜고 치즈·견과류·과일 등을 간식으로 하면 체중 증가와 피로감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계절성 우울증의 대가인 정신과 의사 노먼 로젠탈은 광 치료(light therapy)를 활용하는 방법을 권합니다. 취약한 계절 동안 매일 될 수 있으면 이른 아침에 광 치료기 앞에 앉아 하루 20분 이상 적절한 빛이 눈에 닿도록 합니다. 직접 광 치료기를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앞에서 운동하거나 책을 보아도 좋습니다. 성인 기준 하루 1만 럭스 정도가 적당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직접 광 치료기 구매는 어려워서, 원하시는 분들은 해외 쇼핑몰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하셔야 할 듯합니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등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도 우울감이 지속되거나 의욕이 떨어지고, 자신의 생활·관계·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면 적절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마음에 대해 충분히 소통할 수 있고, 혹시나 사용하게 될 항우울제 같은 약에 대해서 상의할 수 있는 치료자 선생님을 만나실 수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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