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견장일기

[이봉진 견장일기] ‘리버스 멘토링’ (Reverse Mentoring·역멘토링) 유행을 통해 본 군 생활

입력 2020. 09. 17   14:44
업데이트 2020. 09. 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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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진 육군3공병여단장·대령
이봉진 육군3공병여단장·대령

“군(軍) 생활을 잘해야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다는데 맞는 말인가요?”

입대 전 많은 용사가 SNS를 통해 답을 찾고자 하는 질문이다. 군 생활을 잘하고 못하는 것이 사회생활의 적응 여부에 어떤 영향을 줄까?

우선, 용사들은 변화된 환경에 주목해 보자.

학창 시절은 부모와 스승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군과 사회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자신이 책임지는 곳이다. 군과 그 속에서 만난 장병들은 전역하면 대부분 만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군에서 경험한 조직의 특성과 전우들과의 인간관계는 사회 속에서 반복되는 경험이고 대상들이다. 따라서 군 생활이라서 소홀히 하고, 사회생활이라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차별적 사고와 행동은 도움이 되지 않을 듯싶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면 사회생활도 군 생활과 똑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병교육을 마치고 부대로 전입 와서 매사에 꾸중을 들을까 걱정하고, 누군가 부르기만 해도 심장이 떨리는 것은 정상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후임이 들어오면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심리적 위축에 시달리기 위해 입대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군 생활은 심리적 안정감을 더욱 굳건히 다져가는 과정이다. 이것은 사회생활을 배워가는 과정이다.

한편, 오랫동안 군 생활을 지속하는 간부들은 어떠한가? 간부들도 일정한 나이가 되면 전역해서 사회로 나가야 한다. 따라서 간부들도 군 생활을 하면서 사회를 배워야 한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용사들과의 소통을 통한 학습이다.

최근 기업에서는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역멘토링)’이 유행하고 있다. 리버스 멘토링이란 신입사원이 직장 내 임원의 멘토가 되는 것으로, 사회의 주축인 젊은 세대를 이해해야 기업이 살아남는다는 데서 시작된다. 간부들도 전역 후 사회생활을 잘하려면 젊은 세대 즉, 용사들을 이해해야 한다. 단결된 부대를 만들어 가기 위해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꼭 필요하다. 간부들은 “어떻게 하면 용사들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에게 맞는 리더십을 발휘할까?” 고민한다. 그러한 고민이 간접적인 ‘리버스 멘토링’인 것이다.

요컨대 장교든, 부사관이든, 용사든 장병 모두는 군 생활을 잘해야 한다. 이해관계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군 생활을 잘했을 때, 그 중요성이 더욱 지배적인 사회생활을 더 잘할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장병들 상호 간 멘토링과 리버스 멘토링을 통해서 행복한 사회생활을 위한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받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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