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최준형의 전역학교

‘취업절벽’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입력 2020. 09. 07   16:47
업데이트 2020. 09. 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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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쌓기·‘N잡러’로 위기 탈출


‘코로나19 시대’ 장기적 관점 필요
언택트 시대 유망 기업으로 눈돌리고
직무역량 쌓고 경력 다지는 시간 활용
직업이 여러개 ‘N잡러’도 대안 급부상 

 
온라인 교육 강화되는 추세
오프라인 교육 환경 제한적인 장병들
새로운 직무·트렌드 공부 기회로…



잠잠해질 줄 알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코로나19 발 취업절벽’으로 많은 청년이 고민에 빠져 있다. 몇 년간 취업을 준비했던 분야의 산업이 어려움을 겪어 채용 절차가 진행되지 않거나, 최종 합격하고도 기업의 상황이 어려워 채용이 취소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사람인에서 발표한 하반기 취업 자신감 조사결과에서 응답자의 71.2%가 ‘취업할 자신이 없다’고 언급했으며, 지난 7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30대 구직단념자가 28만8000여 명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역 후 취업을 준비하는 장병들의 고민도 깊을 것이다. 취업절벽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현실적인 방법들을 알아보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코로나19로 많은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반면에 주목받고 사업을 확장하는 산업도 있다. 대표적으로 ‘이커머스’와 ‘물류’다. 사람들이 직접 매장을 방문하거나 물품을 주고받는 것을 꺼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온라인을 통해 거래하고, 택배·배달과 같은 물류서비스를 활용하는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력의 수요도 급격하게 늘고 있고 이제는 사람이 없어서 구하지 못할 정도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코로나19 상황에도 오히려 활황을 맞이한 산업들이 있다. 코로나19 속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 중에서 장기적인 비전이 있는 산업을 찾아보고 준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같은 산업영역 안에서도 코로나19 상황에 발 빠르게 전환한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규모 오프라인 박람회를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왔던 기업은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 울상이지만 기존 박람회를 대체하기 위해 온라인 방식으로 박람회를 준비해온 기업은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몇몇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과 기업을 분석해 취업에 도전해 보거나, 새로운 도전이 꺼려진다면 본인이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서 위기상황에 발맞춰 좋은 성과를 내는 기업을 찾아보는 것도 ‘취업절벽’에서 살아남는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있다

당장 취업하기 어렵다면 자기 성장의 시간으로 활용하자. 기다리는 채용공고가 뜨지 않아 속 타는 청년들이 많다.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공인 어학성적이나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코로나19 상황으로 시험 일정이 들쑥날쑥해 스트레스를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준비하라는 말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지금 겪고 있는 문제는 취업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함께 겪고 있는 문제이므로 차별화를 위해서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많은 의료전문가들이 코로나19 사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지금의 고민이 내년의 고민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취업을 위해 자기계발이 필요하다면 스펙 위주의 보여주기식보다는 본인이 지원할 분야에 직무역량을 높일 수 있는 자기계발이 적절하다. 최근 기업 채용에서 직무능력 위주의 인재선발을 강조하고 있고 스펙이 높지 않더라도 직무역량이 높다면 과감하게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채용 프로세스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취업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앞으로 유망한 산업 분야나 직무를 찾아 공부하거나 관심 분야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공부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 온라인 교육도 오프라인 교육 못지않게 양질의 콘텐츠들이 많다. 특히, 장병들에게는 오프라인 교육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온라인 교육을 활용해 공부해 볼 것을 권한다.


경력은 스펙을 이긴다

최근 경력을 중시하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기업에서 내부교육을 통해 인재를 키우기보다는 직무역량이 입증된 인재를 채용해 바로 실무에 투입해 성과를 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펙을 갖추는 것 못지않게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으며, 실제 채용에서도 ‘중고신입’을 선호한다. 일이 없는데, 어디서 경력을 쌓나 고민될 수도 있다. 대기업·중견기업은 지원자가 많아 취업난이지만, 중소기업은 사람은 필요한데 지원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중소기업에서의 경험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는 사례는 많다.

기회가 된다면 국가 기관이나 기업에서 운영하는 인턴제도를 활용해 경력을 쌓는 방법도 있다. 기업에서 운영하는 브랜드숍에서 아르바이트한 경력을 인정하거나 가산점을 주는 곳도 있으니 ‘취업’이라는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커리어’라는 넓은 시각에서 경력을 쌓고 관리해 보자. 경력관리에서 주의할 점은 해당 분야에서 최소 1년 이상의 경력을 쌓을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채용 평가과정에서 해당 분야에서 최소한의 경험과 소양을 갖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경력을 쌓다 보면 직무에 대한 경험은 물론이고, 현업에 대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출 수 있고 새로운 진로를 발견할 수도 있는 것은 덤이다.


새로운 트렌드, N잡러

새로운 미래는 이미 현실에 존재한다. 필자는 우리 직업의 미래는 ‘N잡러’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 기업에서는 주 5일제를 넘어 주 4일제를 시도하고 있다. 일주일에 4일을 일하고 3일을 쉰다. 주 5일제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직장인은 쉬는 2일은 여가로 생각했다. 하지만 3일을 쉬게 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할 기회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업무 효율화·자동화가 확대되면서 직업에 대한 관점 변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식변화로 이제는 적극적으로 ‘N잡러’를 자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취업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는 수단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스마트 스토어에 들어온 주문을 처리하는 투잡러, 아침에는 택배 기사를, 쉬는 시간에는 SNS 운영을 밤에는 온라인 스트리밍을 하는 쓰리잡러 등 형태는 수도 없이 다양하다.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거나, 기존 위계적인 기업문화가 체질에 맞지 않다면, 또 창업하고 싶지만 경험이 부족하고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N잡러가 취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채용시장이 불안정해 마냥 채용공고를 기다리기 어렵다면 가지고 있는 재능을 활용해 돈을 벌면서 여러 경험을 쌓아 보는 방법으로 활용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취업절벽’에 대처하는 현실적인 방법들에 대해서 살펴봤다. 그 어느 때보다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장병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을 쓰면서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떠올랐다. 명언의 의미가 위기를 어떻게 정의하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과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말과 같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취업절벽’ 시대를 지혜롭게 대처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필자 최준형은 정훈장교로 군 복무 후, 현재 취업 컨설팅 사이트 ‘전역닷컴(www.jeonyeok.com)’을 운영하며 국가보훈처 제대군인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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