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완결 병영칼럼

[김태종 병영칼럼] “너, 인성 문제있어?”

입력 2020. 08. 31   15:58
업데이트 2020. 08. 31   16:00
0 댓글
- 유튜브 댓글 키워드 분석으로 읽어보는 ‘가짜사나이’

김 태 종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김 태 종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진짜가 되기 위한 가짜들의 도전!”

최근 화제인 유튜브 영상 ‘가짜사나이’의 슬로건입니다. 가짜사나이는 건강 정보 유튜브 채널 ‘피지컬 갤러리’와 보안·전술 컨설팅 회사 ‘무사트(MUSAT)’가 공동기획한 웹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총 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으며, 처음 영상을 게재한 지 40여 일 만에 누적 조회수 4100만 회, 누적 댓글수 25만 회를 돌파할 정도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가짜사나이는 앞서 언급한 슬로건처럼, 해군특수전전단 UDT/SEAL 출신 교관들이 마련한 특수부대 훈련과정을 통해, 6명의 일반 유튜버 출연진이 신체적·정신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전하며 ‘진짜 사나이’로 변화하는 과정을 정말 ‘리얼’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훈련과정을 ‘리얼’하게 그려내는 과정에서 다소 과격한 표현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러한 부분이 ‘리얼 버라이어티’다운 시도였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가짜사나이의 어떤 부분에 공감했을까요? 그것이 알고 싶어 7편의 에피소드 중 가장 많은 조회수(1074만 회)를 기록한 1화에 달린 댓글 4만591개를 수집해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을 해 보았습니다.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은 텍스트에 내재된 키워드를 추출하고 키워드들 간의 의미적 연관관계를 드러내는 데에 유용한 방법입니다. 주로 사용되는 지표는 연결중심성(Degree Centrality)으로, 연결중심성이 높은 키워드는 텍스트 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이 3개의 키워드가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첫째, ‘훈련’입니다. 가짜사나이 참가자들은 처음에 ‘캠프’ 떠나는 마음으로 입소했다가, 자신의 체력 수준을 넘는 혹독한 훈련에 절망한 후 서서히 강해지고 극복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둘째, ‘교관’입니다. 가짜사나이의 교관들은 실제 UDT/SEAL 출신으로 뛰어난 전문성과 강인함, 그리고 리더십으로 훈련 참가자들을 서서히 각성시켜 나갑니다.

셋째, ‘인성’입니다. 자신의 한계에 다다른 참가자들이 이기적인 모습으로 팀워크를 저해하자 교관은 강하게 질책합니다. “너, 인성 문제있어?” 이 말은 가짜 사나이의 최대 유행어가 될 정도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3개 키워드를 종합해보면, 해외 실전 파병경험이 있는 UDT/SEAL 전문 ‘교관’들은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가짜 사나이’가 ‘진짜 사나이’로 거듭날 수 있으며, 전쟁터와 같은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내가 정말 힘들고 끝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도 내 동기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팀워크를 발휘하는 ‘인성’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와 폭염, 그리고 코로나19로 지친 대중은, 어쩌면 어설픈 위로나 지나친 걱정보다 함께 힘을 모아 연대해 지금의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길 바라는 소망을 가짜사나이 콘텐츠를 통해 투영한 것이 아닐까요.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