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열
③ 고등 비행임무수행 능력 목표… 2013년부터 T-50 투입
④ 전술입문 TA-50 훈련기 통한 전투기 실전경험 다져
조종사 양성 최종단계서
초음속 제트기 운용하는 국가
한국·미국·중국·러시아뿐
공군, 전술입문과정 확대 계획
TA-50 Block-Ⅱ 항공기 도입
2024년까지 작전가능과정 통합
T-50 훈련기 개발 통한
국내 생산유발 효과 9조 원대
해외시장 변화 발맞춘
지속적인 성능 개량으로
수출 경쟁력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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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입문과정, 전투기 조종사 훈련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국가별로 약간 차이는 있지만, 전투기 조종사 훈련과정은 기본적으로 앞서 언급한 4단계로 구성되며 각 과정에서 다양한 항공기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조종사 양성의 비용절감 노력과 5세대 전투기의 등장으로 각 나라가 비슷하게 운영하던 훈련과정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두드러진 변화는 3단계인 고등과정을 수료한 조종사에게 무장운용능력 등 전술임무에 대한 실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전술입문과정이 도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술입문과정은 전투기로 실시하던 공대공·공대지 무장운용 등의 전술임무 훈련을 고등훈련기로 실시하기 위해 항공기를 개조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방위사업청은 이런 변화의 가장 큰 이유로 ‘비용 대비 효과’를 꼽았다. 방사청은 “전투기는 훈련기에 비해 운용유지비용이 높아 가성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M345 고등훈련기를 전술입문용 항공기로 개조해 운영유지비를 절감한 이탈리아와 전술입문과정에서 고등훈련기 T-38을 개조한 미국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우리 역시 T-50 고등훈련기와 동시에 무장능력 등을 추가한 TA-50 훈련기를 개발해 전술입문용훈련기로 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우리 공군도 전술입문과정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공군은 현재 고등과정을 마친 뒤 F-5, KF-16 등 전투기로 전술임무를 숙달하는 훈련을 거쳐 전투비행대대에 배치하는 작전가능과정을 일부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공군은 오는 2024년까지 TA-50 Block-Ⅱ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작전가능과정을 전술입문과정으로 통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6월 26일 계약이 체결된 TA-50 Block-Ⅱ 항공기는 경공격기인 FA-50의 형상을 기반으로 한 최신 항공기로 TA-50 훈련기에 비해 정밀유도폭탄 운용능력과 야간비행능력이 개선됐다. 공군에 따르면 KF-16으로 운용하던 작전운용과정을 TA-50 Block-Ⅱ로 변경할 경우 연간 9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훈련기 제작 20년 만에…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되다
우리나라가 처음부터 국산 훈련기로 조종사 훈련체계를 운영한 것은 아니다. 방사청 역시 “세계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의 항공기 개발은 출발이 늦은 편”이라고 밝혔다.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현재 우리는 스텔스 기능을 보유한 차세대 전투기인 KF-X를 개발하고 있고 FA-50 항공기 등을 수출하는 등 항공산업 선진국과 속도를 맞추고 있다.
국산 훈련기 개발은 1980년대 후반 시작됐다. 당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공군의 노후화된 고등훈련기를 대체하고 경공격용 전투기를 확보하기 위해 국방부에 개발을 건의했다. 그렇게 2000년 공군에 인도된 최초의 국산 훈련기인 KT-1 기본훈련기가 탄생했다.
세계 12번째 초음속기인 T-50 고등훈련기는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여의 체계개발 과정을 거쳐 2008년까지 초도 물량을, 2012년까지 후속 물량을 전력화했다. TA-50 전술입문용훈련기 역시 T-50 고등훈련기와 동시에 개발돼 2012년 전력화됐다. 경공격기인 FA-50 항공기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개발해 2017년까지 최종 전력화를 마쳤다. 2016년 입문과정 훈련기인 KT-100이 국산화되면서 공군은 4단계 조종사 양성과정 전 과정을 국산 훈련기로 대체했다.
국산 항공기, 세계 시장에서는?
수입에 의존하던 훈련기를 국내 개발함에 따라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는 물론 수출에도 이바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T-50 훈련기 개발을 통한 국내 생산유발 효과는 총 9조3592억 원에 이르며, 고용창출 효과는 총 6만2428명으로 추산된다.
국산 훈련기에 대한 세계시장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KT-1 훈련기는 2001년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수출된 뒤 2007년에는 터키, 2012년 페루에 진출했다. T-50 계열 훈련기는 2011년 인도네시아에 T-50I 16대, 4억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이라크·필리핀 등과도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최근에는 미 공군이 T-50A 훈련기 8대를 임차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APT) 사업에서 재기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게 됐다.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한 제언
우리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다해 온 방사청은 앞으로도 국산 항공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사청은 “국내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국외에서 도입하는 부품 중 단종이 예상되는 품목은 지속적인 국산화를 추진해 운영 유지비를 절감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내 중소기업을 방산협력업체로 육성, 내수시장의 기틀을 견고히 다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방사청은 부품 국산화를 위해 무기체계 핵심 부품 중 수입하는 부품을 국내 제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핵심부품 국산화 개발지원 사업’을 매년 추진하고 있다.
내수만으로는 국내 항공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이 어렵다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방사청은 수출 확대를 통한 생산단가 절감과 항공기 품질·성능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지속적인 성능개량과 가격 절감 노력을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도 강조했다.
훈련기보다는 경공격기의 형상을 요구하고 있는 해외시장의 추세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따르면 FA-50 항공기의 성능개량을 통해 시장 진입이 가능한 국가는 보츠와나, 스페인, 필리핀, 인도네시아, 칠레 등이다. 이런 신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해당 국가가 요구하는 공대지·공대공 무장능력 확장, 공중급유 확보, 연료탱크 용량 증대 등 지속적인 성능개량이 필요한 상황이다.
방사청은 “이를 위해서는 방산기업과 정부 기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라며 “항공기 소요제기 단계부터 전력화까지 모든 획득 과정에서 수출을 고려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해외 국가에서 요구하는 성능을 개발한 뒤 우리 공군에서 실제 운용한다면 국산 항공기에 대한 신뢰성이 올라가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맹수열 기자/자료 제공=방위사업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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