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원
지휘통제·병력&화물수송·전투지원 등 임무 수행
재해 발생시 맹활약 찬사…누적 비행 약 80만 시간
현재도 개량된 파생형 생산 군· 민간에서도 애용
50년 넘게 대한민국 육군에서 다양한 활약을 펼친 ‘UH-1H 이로쿼이’
휴이라는 애칭으로 잘 알려진 이 헬기는 1968년 우리 땅에서 비행을 시작해 2020년 마지막 착륙을 했다. 반세기 넘게 비행한 이 헬리콥터는 그동안 무수히 많은 임무를 수행하고 실전을 치렀으며, 재해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가장 빠르게 날아가 우리 국민을 구출한 항공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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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쿼이는 미국 뉴욕 북부에 거주하던 모호크족 등 인디언 부족연맹 명칭이다. 이 헬기는 베트남전을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하나로 관련 영화와 다양한 작품 등에 꼭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본국인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와 독일·일본 등 많은 서방국가들이 채용했다.
사실상 서방세계 군용헬기의 표준인 만큼 생산된 양도 엄청났다. 2020년인 현재에도 개량된 파생형들이 생산돼 군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애용되고 있다. 미 해병대도 개량된 파생형을 도입해 현재까지 잘 쓰고 있다. 우리 육군의 UH-1H 헬기는 반세기 넘게 주 기동전력으로서 지휘통제, 병력·화물수송, 전투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국토방위는 물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역할을 해왔다. 누적 비행시간은 79만2000시간, 비행거리는 1억4600만㎞로 지구와 달을 193번 왕복한 거리와 같다.
우리 육군은 1968년 10월 UH-1D 헬기 6대로 구성된 제21기동항공중대를 창설했다.이어 1971년부터 엔진 성능을 강화하고 피토관(Pitot Tube·유속측정장치) 위치와 배기구 방향 등을 일부 변경한 UH-1H 헬기 도입이 시작됐다.
이 헬기는 도입 후 다양한 훈련과 실제 작전에 투입됐는데 1968년부터 1996년까지 울진·삼척지구 작전을 비롯해 화천·대구·수원·강릉지역 작전에서도 전투병력·물자 공수, 지휘통제 등에 활용됐다.
재해 발생 때에도 맹활약했다. 1988년 7월 태풍 셀마로 인해 충청과 강원 영서지방에 큰 피해가 발생했을 때 UH-1H 헬기 60대, 500MD 헬기 9대가 출동해 강풍과 폭우 속에서도 3000여 명의 인명을 구조해 찬사를 받았고 2003년 9월 태풍 매미 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의료지원, 구호물자 공수 등으로 국민에게 큰 힘이 됐다.
이렇게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이 위급할 때 즉시 날아와 든든하게 지켜주던 UH-1H는 2020년 7월 27일 퇴역식을 갖고 같은 달 31일 명예롭게 공식적으로 퇴역했다.
퇴역한 UH-1H의 빈자리는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1)이 채워 임무를 수행한다. 후배격인 수리온 헬기는 최신 기종답게 전술 목표까지 자동비행·야간·악천후에도 임무 수행이 가능한 자동비행조종시스템을 갖춰 안정성과 조종사 생존확률을 높였다.
미사일·레이저·레이더 경보수신기 등의 생존장비와 위성·관성항법장비(GPS·INS), 통합전자지도(IDMC)와 같은 항법장비, 전방관측적외선장비(FLIR)도 장착했다. 게다가 현재 수리온 헬기를 기반으로 개발한 ‘메디온’ 헬기도 전력화가 진행 중이고 ‘소형무장헬기(LAH)’도 개발 중인 만큼 선배인 UH-1H가 안심하고 물러나 후배들에게 임무를 인계할 수 있을 것이다.
임무조종사 유미선 대위는 “UH-1H는 육군항공 조종사로서 처음 배우고 익혔던 항공기였다. 그런 항공기와 함께한 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진다. 이제는 곁에서 볼 수 없지만, 영원히 우리의 마음속에서 ‘휴이(UH-1H)’는 계속 비상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주임무조종사 신진우 준위도 “30년 넘게 나와 함께한 UH-1H이기에 상당히 각별한 항공기”라며 “조국수호를 위해 UH-1H와 함께했던 순간은 매번 나에게 벅찬 감동과 행복을 선사했는데 그런 UH-1H에게 고맙고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UH-1H와 함께한 날들을 추억했다.
제법 긴 시간 동안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위해 수고한 UH-1H. 비록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50년 넘게 활약하고 명예롭게 퇴역한 UH-1H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Thank you for your 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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