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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당경 족구천부 ( 一夫當經 足懼千夫 )

입력 2020. 07. 23   14:17
업데이트 2020. 07. 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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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원
육군 31사단 작전장교·대위
김상원 육군 31사단 작전장교·대위

전투에서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지만 , 경계에 실패하는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 !”


군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맥아더 원수가 한 명언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경계 태만으로 제대로 된 전투조차 해보지 못하고 전장에서 패한 많은 사례가 있는데, 이는 비단 과거의 일이 아니다.


최근 군은 철책 절단 후 주둔지 무단침입, 술에 취한 민간인의 부대 침입, 밀입국 선박 등 연이은 경계작전 실패로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


이와 관련 우리 군은 경계작전의 실태와 문제점을 도출해 동일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국민의 믿음직스러운 군이 되도록 보완 ,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 국방개혁 2.0 에 의해 병력은 감소하고, 과학화 장비를 활용하여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사각지대에 대한 주둔지 방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를 보완하고자 우리 사단에서 시행한 여러 사안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CCTV 감시체계 개선과 실효성 있는 감시방법 및 여건을 정착했다. CCTV 감시병들은 기존 21인치 화면을 12분할하여 감시하던 체계에서 40인치 모니터로 교체하고 9 분할 이내로만 감시토록 조정했다.


또 해안소초처럼 00분 단위로 교대 감시하여 피로도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감시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간부, 상황병, CCTV 감시병으로 이뤄진 3중 감시체제 상황실을 구축했다. 또한, CCTV 별 번호를 지정해 동선 추적식 감시가 되도록 조정함으로써 즉각적인 상황 공유와 신속· 정확한 보고가 가능하도록 체계를 구축했다.


둘째, 울타리마다 철책 훼손 식별카드를 부착해 확인 시스템을 정착했다. 순찰 인원이 울타리 철책의 이상 유무를 확인함과 동시에 CCTV 감시병은 상황 발생 시 즉각 보고하는 체계를 구축했으며, 취약지점은 5 분 전투대기 부대의 추가 순찰을 통해 경계 공백을 최소화시켰다.


셋째, 취약지역 분석 후 울타리 경계시설물을 보강하고, 비정형 근무체계를 적용하여 근무를 투입했다. 윤형철조망, 침투저지봉 설치는 물론 경고용 카메라, 센서 사이렌, 모형 CCTV 등으로 울타리를 한층 보강했다. 이와 함께 정해진 시간에 근무를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의 3 요소(전투력, 시간, 공간) 등을 고려하여 불규칙으로 근무를 투입하는 비정형 근무를 실시해 적 침투에 대비했다.


일부당경 족구천부(一夫當經 足懼千夫)’. 한 명의 병사가 길목을 잘 지키면 천명의 적에 대항할 수 있음을 강조한 이순신 장군의 말씀이다. 경계의 중요성을 인식한 가운데, 경계력 보강과 감시 여건을 보장해 철통 같은 경계작전을 펼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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